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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아워홈, 매각 철회 후 상장 발표…2026년 상반기 목표

 

[IE 산업] 아워홈 故 구자학 창업주의 장녀 구미현 사내이사가 회장직에 오른 지 3일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매각 계획을 알린 지 이틀 만에 이를 선회한 것.

 

업계에서는 아워홈이 매각에 난항을 겪자 상장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상장에 성공하면 구주매출로 지분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구 회장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아워홈, 매각 공식화 이틀 만에 상장 계획 발표

 

22일 아워홈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 시장에 입성하겠다고 알렸다. 이를 위해 연내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워홈 측은 "지난 2022년부터 해외 사업, 푸드테크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헬스테크 기업으로 변모를 지향하고 있다"며 "IPO를 통한 자금조달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실적도 긍정적인 만큼 IPO 추진에 탄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사 측의 설명대로 아워홈의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 1조9835억 원, 영업이익 943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아워홈의 IPO 추진은 업계 예상을 벗어난 행동이다. 전에는 신임 대표 체제에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구 회장은 이전부터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22년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회사 지분을 함께 매각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이사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이후에도 이 둘은 힘을 합쳐 막냇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퇴출했으며 이사회에 구미현 회장 자신과 남편 이영열 부회장,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난 구재모 씨를 투입했다.

 

이후 구 회장은 대표 취임 하루 만인 지난 1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며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함에 있어 현재 직원들의 고용 승계 및 지위 보장을 명문화하겠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이틀 후 돌연 상장으로 입장을 바꿨다.

 

◇'동상이몽' 아워홈 기업가치…경영권 분쟁도 발목

 

업계는 상장 이후 매각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무게를 둔다. 지난 2022년 구본성 전 회장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던 당시 매각 주관사가 예측한 아워홈 기업가치는 1조 원이 넘는다. 여기 더해 최근 실적 개선 덕분에 기업 가치에 대한 구 회장의 기대를 더 컸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하는 아워홈의 가치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급식사업의 성장성이 크지 않을뿐더러, 최근 불거진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것. 

 

이 외에도 구미현 회장은 자매인 구지은 전 부회장, 캘리스코 구명진 전 대표와 함께 2021년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해 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에는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에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자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를 위반할 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구 회장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 5월 임시 주총에서 이 협약을 깼다는 이유로 구지은 전 부회장이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소송에 앞서 구 회장의 지분 처분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회사 매각이 당장은 힘들어진다. 

 

◇상장 성공 시 '구주매출' 구원수로…회사 정상화 시급 

 

아워홈 정관에는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매각해야 한다는 우선매수권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만약 구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판다면 다른 남매들이 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구 회장이 제3자에게 지분을 넘기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워홈이 상장한다면 구주매출을 통한 현금 회수가 가능하다. 구주매출은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매도하는 것으로 기존 주주의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상장에 앞서 회사의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 3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구지은 전 부회장이 분쟁에서 밀려나 자리에서 물러났고 구미현 회장은 경영 경험이 전무하다. 이에 구 회장은 회사 경영을 위해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을 선임했지만, 우려의 시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 1984년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국 850여 개 사업장에 하루 200만 식을 공급 중이다. 또 지난 2010년과 2017년에는 중국, 베트남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