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김수경의 영화·씨네필 관련 이모저모 이야기' |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약 100개의 영화제가 관객을 찾아왔는데요. 올해 역시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러 영화제가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큰 위기에 닥쳤습니다. 올해 영화진흥회(영진위) 지원금은 영화발전기금과 사업 통합과 같은 이유로 지원 대상을 기존 41곳에서 10곳으로 줄였는데요.
정부 예산이 늘거나 줄어든 적은 있어도 '전액 삭감'의 경우는 처음인 만큼, 영화제 대다수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꾸준히 공식 후원사로 영화제 곁을 지키는 금융사들이 눈에 띄는데요.
26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4일부터 14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열리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제18회 후원회가 지난 11일 후원금 전달식을 개최했는데요. 올해 BIFAN에서는 49개국 255편이 상영되며 비주류의 재능을 응원하는 장르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갑니다.
이날 NH농협은행은 1억3500만 원을 약정하면서 제28회 BIFAN 개최를 응원했는데요. 이 은행은 매년 BIFAN의 다이아몬드 스폰서를 자처하며 억대의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2017년에는 이 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NH농협은행 오페라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네요.
BNK부산은행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지난 1996년 열린 제1회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후원사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폐막식이 취소되며 규모가 대폭 축소된 제25회 BIFF 때도 전산 기기 지원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이 은행이 지난 영화제에 후원한 액수는 121억 원이라네요.
전북은행 역시 전주국제영화제 1회 때부터 계속 후원에 참여한 은행입니다. 후원은 물론, 앞서 올해 5월에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기념해 전북은행은 자사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인 '쏙뱅크'에서 전주국제영화제 퀴즈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2인 영화 팝콘세트와 메가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었죠.
지난 2005년 처음 열린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는 신한은행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매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찬금을 제천시에 기탁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후원 외에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국내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곳도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올해까지 열 번째 '신한 29초 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금융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기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주제의 짧고 재밌는 단편 작품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열 번째의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약 6500편의 작품이 등장했는데, 일부 수상작은 광고로 쓰이며 눈길을 끌었다네요.
IBK기업은행의 경우 영화 투자에 진심입니다. 이 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에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이를 위한 문화콘텐츠금융팀을 운영해 다양한 작품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 장재현 감독의 '파묘'를 꼽을 수 있는데요. 파묘를 통해 기업은행은 투자금 대비 10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하네요.
기업은행은 올해도 문화콘텐츠 분야에 약 400억 원의 투자를 한다는 계획인데요. 문화콘텐츠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작품성 있는 영화에 투자해 영화산업 발전에 계속 기여한다는 게 이 은행의 설명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