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단맛은 매한가지?' 식·유통업계 '제로·당 제품' 동시 공략

[IE 산업] 최근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식·유통업계에서 저당 또는 저칼로리 제품이 나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와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당류가 높은 제품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품절 사태를 일으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외에도 아이스크림, 과자, 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저당 및 제로 칼로리 제품이 나오고 있다. 

 

우선 빙과업계를 살펴보면 롯데웰푸드(前 롯데제과)는 올해 '죠스바' '스크류바'에 이어 지난 1월 '수박바' 제로 칼로리 버전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특히 지난 4월 내놓은 죠스바·스크류바 제로 칼로리는 출시 1개월 만에 약 720만 개를 판매하며 흥행했다. 

 

빙그레는 지난 2일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 및 '생귤탱귤 제로 감귤'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 모두 당류가 0g인데, 생귤탱귤 제로 감귤의 경우 열량도 제로다. 해태아이스도 칼로리와 당을 없앤 얼음컵 아이스크림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해태아이스의 대표 인기 제품 '아이스가이'의 제로 버전이다. 또 앞서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도 내놨다.

 

빙과업계 외에도 다양한 업계가 너도나도 제품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음료 '피크닉'의 당, 지방, 칼로리를 모두 제거한 '피크닉 제로'를 생산 중이다. 이번 신제품은 사과, 청포도 두 가지 맛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당류 제로 막걸리인 '뉴룩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전통주 스타트업 '뉴룩'과 협업해 ▲얼그레이향 ▲레몬향 ▲오리지널 등 3종을 내놓은 것. 이 제품들은 뉴룩이 자체 개발한 발효공법으로 제조해 막걸리 당류를 모두 제거했으며 칼로리도 절반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테라 라이트'를 출고했다. 제로 슈거와 낮은 칼로리임에도 테라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카스 라이트'로 라이트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오비맥주도 지난 5월 낮은 칼로리와 제로 슈가가 특징인 '미켈롭 울트라'를 공개했다. 칼로리는 330ml 기준 89kcal로 기존 맥주 150~170kcal 보다 낮으며 알코올 도수는 4.2도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가 지난 3월 선보인 제로 복숭아 아이스티는 출시 100일 만에 250만 잔 넘게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출시일로부터 3초당 한 잔씩 팔린 셈이다.

 

프랜차이즈 카페 컴포즈커피도 시즌 한정 메뉴로 ▲제로슈가 캐모마일 리프레시 ▲제로슈가 청포도 그린티 ▲제로슈가 복숭아 아이스티 등 3종의 저당·저칼로리 신메뉴를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틱톡, 유튜브, X(前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당분 함량이 높은 디저트도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례로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가 지난달 말부터 팔고 있는 '아망추(아이스티에 망고 추가)'는 X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다. 아이스티에 얼음 대신 얼린 망고를 넣으면 시원함과 망고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이디야 아망추 당류는 레귤러 사이즈 기준 49g로 하루 당류 적정 섭취량인 50g와 큰 차이가 없다. 이 제품은 출시 당일에만 전국에서 1만5000잔 넘게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없어서 못 판다는 '두바이 초콜릿' 역시 SNS의 입소문 덕에 흥행 물꼬를 텄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 제품이 원조인 이 제품은 초콜릿에 피스타치오와 튀르키예산 카다이프 스프레드를 넣었다. 

 

최근 UAE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가 이 초콜릿 먹는 영상을 틱톡에 올렸는데, 조회수 6000만 회를 넘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번졌다. 

 

그러면서 두바이 초콜릿에 들어가는 카다이프가 전 세계적인 품귀를 보이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는 한국식 건면을 사용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판매했다. 

 

이 제품의 출시 소식이 여러 SNS를 뜨겁게 달구면서 CU 애플리케이션(앱) '포켓CU' 누적 조회수는 700만 회를 웃돌았고 초도 물량 20만 개가 바로 완판됐다. 이어 CU는 압구정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함께 카다이프를 넣은 두바이식 초코쿠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CU는 이를 위해 약 두 달 전부터 수입사와 접촉해 재빨리 카다이프 물량을 확보했다.

 

다만 CU가 판매 중인 두바이 초콜릿 한 개(48g) 당분은 14g으로 1일 권고량의 14%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당류나 칼로리 제로 제품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최근 늘었지만, SNS를 통해 인기를 끄는 제품을 꼭 체험해야 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업체들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 출시를 통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