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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환아가 마음껏 먹길…" 식품업계, 훈훈한 ESG활동 '눈길'

식품업계가 특수분유 생산, 후원금 전달, 행사 참여 등 지속적인 희귀병 환아 돕기 사업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6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생산 중인 뇌전증 특수분유 '케토니아' 판매처를 '남양몰'로 일원화했는데요. 기존에는 대리점에 직접 전화 주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한 것입니다. 남양몰로 주문할 경우 무제한 무료 배송 및 상시 할인과 같은 혜택 외에도 뇌전증과 관련한 정보를 볼 수 있다네요.
 
남양유업은 뇌전증을 겪는 환아에게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케톤 생성 식이요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002년 전 세계 처음 뇌전증 특수분유 '케토니아'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과 협약을 맺어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뇌전증협회와 함께 뇌전증 인식개선의 날 '퍼플데이'을 포함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환자와 연대 중인데요. 또 형편이 어려운 환아 가정을 위해 15년째 케토니아를 무상 제공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케토니아 외에도 모유와 일반 우유에 들어있는 당분인 '갈락토스'를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 망가지는 유전성 탄수화물 대사 질환 '갈락토스혈증' 환아를 위해 특수조제분유 '임페리얼XO 알레기'를 40년째 공급 중인데요.

 

이 제품은 유성분을 소화하지 못해 일반 분유나 우유를 먹을 수 없는 환아들이 신생아 때부터 섭취할 수 있는 분유입니다. 지난 2021년부터 공장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구복지협회에 납품하는 활동도 하고 있고요.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8종의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 공급하는데요.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은 국내에서 5만 명 중 1명이 앓는 희귀질환으로 체내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아미노산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부족 또는 없는 질환인데요.

 

이를 앓는 환자는 모유는 물론 고기, 빵, 쌀밥 등 일반 음식을 섭취하기 힘들어 평생 특수분유를 먹어야 합니다. 만약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운동발당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 등이 일어나고요.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특수분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반분유 생산라인 설비를 해체한 뒤 정밀 세척해야 하는데요. 매일유업의 특수분유 12종은 모두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하나의 제품을 만든 뒤 라인 세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5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헬스케어 자회사 '알리건강'과 선천성대사질환자용 특수분유 공급협약을 맺고 '앱솔루트' 제품을 중국 환아를 위해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부터 페닐케톤뇨증(PKU) 환아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제품은 PKU를 앓는 자녀를 둔 직원의 건의로 연구가 시작됐는데, 단백질 함유량이 일반 햇반의 10%입니다. 

 

PKU는 단백질 속에 함유된 '페닐알라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된 선천성 희귀병인데요. 축적된 페닐알라닌과 페닐피루브산이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발견이 늦으면 지적장애, 경련, 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식이조절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5만 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데, 작년 기준 약 400명의 어린이가 이 병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고요.

 

햇반 저단백밥은 쌀 도정 후 단백질 분해와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별도의 특수 공정들을 거쳐야 하므로 일반 햇반보다 생산 시간이 10배 이상 걸립니다. 현재까지 약 250만 개를 환자에게 제공했다네요.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PKU를 앓는 환아를 응원하는 'PKU 가족성장캠프'를 개최하는데요. 올해 22회를 맞는 이 캠프에서 매일유업, 남양유업, CJ제일제당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매일유업은 1회, CJ제일제당은 9회, 매일유업은 22회부터 참여해 자사의 제품과 기부금을 전달 중이라네요.

 

동서식품은 한 백혈병 환아를 위해 '컵 시리얼'을 새로 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올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는 백혈병을 앓는 아이가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좋아하는데, 대용량만 있어 먹지 못했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백혈병 환아들은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개봉한 지 2시간이 된 음식을 섭취할 수 없습니다. 

 

A씨는 "혹시나 해서 지난해 2월28일 동서식품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컵 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었다"며 "이후 피드백이 없어 잊고 있었다"고 회상했는데요.

 

이후 같은 해 8월 동서식품이 컵 시리얼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1월4일 동서식품이 고객 의견 덕분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편지와 함께 코코볼 컵 제품을 보냈다며 동서식품의 선행을 알렸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