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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결국 무산 '제4 이통사' 출범…스테이지엑스 선정 취소 확정

 

[IE 산업] 현재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과점을 깨기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제4 이동통신사(이통사) 출범이 결국 백지화됐다. 정부가 청문 절차를 진행한 결과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을 최종 취소한 것.

 

◇사라진 메기의 꿈…스테이지엑스, 제4 이통사 선정 최종 취소

 

1일 과학기술정보부(과기정통부)는 전날 스테이지엑스에 사전 통지한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에 대한 처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가 냈던 주파수 할당대가 430억 원도 반환 조치했다.

 

 

청문을 주재한 법무법인 비트 송도영 대표변호사는 "스테이지엑스가 전파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필요 사항을 불이행했으며 서약서를 위반해 선정 취소는 적정하다"는 최종 의견을 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6월14일 주파수 할당 필요사항 미이행과 같은 이유로 들며 스테이지엑스에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이 예정됐다고 사전 통지했다. 이후 스테이지엑스는 청문조서 열람·확인 및 정정 절차와 청문조서 및 의견서 제출 등을 거쳐 의견 청취를 위한 청문에 참석했다.

 

 

과기정통부의 취소 결정 발표 이후 스테이지엑스는 입장문을 통해 "제4 이통사 선정은 5G 28GHz 대역을 비롯한 인프라 투자가 저조한 통신시장의 문제가 곧 민생 문제로 이어짐을 정부가 지적하며 시작됐고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믿었기에 야심 차게 도전한 것"이라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회사 차원의 대응을 주주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 5G 28GHz 품을 뻔한 스테이지엑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28일 기가헤르츠(㎓)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진행해 4301억 원이라는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했다. 이통 3사가 사업성이 없어 투자를 포기했던 5G 28GHz 초고주파 대역을 품은 것.

 

이 회사는 알뜰폰(MVNO) 사업을 하는 모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기간통신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준비 법인이다. 이 법인은 향후 3년간 총 90개의 핫스폿에 6000여 개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한 뒤 일반 가입자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리얼 5G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3년 내 가입자 목표는 300만 명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선정 이후 필요사항 이행을 증빙하는 필요 서류를 지난 5월7일까지 제출하도록 안내했다. 이에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대가(할당대가의 10%인 430억1000만 원) 납부 영수증, 법인 등기사항전부등명서,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 할당조건 이행각서를 과기정통부에 냈다. 그러나 검토한 결과 이 회사는 주파수 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 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을 납입했다.

 

이를 확인한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 원과 실제 납입금 차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스테이지엑스는 올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 자문을 통해 필요 서류 제출 시점인 5월7일에 자본금 2050억 원을 납입완료하는 것이 필수 요건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선정 취소에 해당된다"며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고 주파수 할당 대가(잔액 90%, 3087억 원) 납부, 설비 투자 등 사업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청문 절차를 거쳐 선정 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이달 13일자 법인등기부등본에 자본금이 1억 원으로 기재돼 있어 자본금 납입 증명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추가자료를 보면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 주주 6곳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유일하다.

 

다른 주요 주주 5곳은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고 기타 주주 4곳 가운데 2곳도 납입하지 않아 구성 주주 및 구성 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주파수 할당신청서의 내용과 달랐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제4 이통사 유치 여덟 번째 무산…정부 책임론 등장

 

이번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취소로 제4 이통사 유치 시도가 여덟 번이나 무산되면서 정부 책임론도 등장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허가제였던 기간통신사업자 진입 규제를 등록제로 전환한 뒤 각종 혜택을 부여하겠고 공언했지만,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연이은 실패를 겪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 

 

 

특히 이전과 현저히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한 고심도 불충분했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가 9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권들도 나서면서 알뜰폰 시장은 확대되고 활성화됐다.
 
그러나 정부는 앞으로도 통신업계에 메기 역할을 할 제4 이동통신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제도적 미비점을 점검하겠다"며 "주파수 할당 제도 개선방안 및 향후 통신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경제, 경영, 법률, 기술분야 학계 전문가들과 유관기관 전문가들로 연구반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