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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실수요자 보호' 요구 빗발…1주택자 대출 문 다시 연 시중은행

 

[IE 금융]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급등세를 내리기 위해 주택 보유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막자 실수요자를 외면한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실수요자 보호'를 강조하자 은행권에서 실수요자 예외 조건을 내걸기 시작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최근 은행권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대출 수요자들은 불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이제까지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감독당국의 대출 규제만 적용하다 보니 은행별 상이한 기준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행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시점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위)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 6일 "실수요자를 일률적으로 정의하긴 어렵기에 은행이 자율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게 (대출 규제의) 원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대출 실수요자의 원활한 자금 계획 수립을 위해 예외 조건을 시행했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의 1주택 소유 세대는 처분조건부, 결혼예정자, 상속 등에 한해 신규 구입 목적 주담대 예외를 허용한다.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도 예외로 뒀다.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는 목적인 주담대 생활안정자금은 연간 1억 원 한도를 초과해 취급할 수 있다. 단 이 예외 조건들은 이를 증명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 더해 이 은행은 소유권 이전과 같은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제한은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신한은행도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담대를 아예 중단하겠다고 알렸으나, 이를 철회하고 예외 조건을 걸었다. 예외 조건을 보면 1주택자가 현재 보유한 주택을 처분한 뒤 신규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단 주담대 실행 당일 보유 주택을 매도해야 하며 보유 주택 매도계약서와 구입 주택 매수계약서를 증빙자료로 제출해야 가능하다.

 

아울러 임차보증금 반환을 위해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신청한 차주의 경우 1억 원 초과의 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신용대출은 모두 연 소득 100% 이내에서만 내어주기로 했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사망한 경우, 자녀를 출산한 경우, 수술 등 질병으로 목돈이 필요한 경우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연 소득의 150%, 최대 1억 원 내 범위 내에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대출 취급 예외 요건에서는 결혼 예정자면 1주택자여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두기로 했다. 또 대출 신청 시점 2년 내 주택을 상속받은 자들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이 은행은 ▲수도권 지역으로의 직장 변경 ▲수도권 학교로의 자녀 진학 ▲수도권 내 통원 치료 ▲60세 이상 부모봉양 목적 ▲이혼 소송 진행 ▲분양권·입주권 보유자이며 그 외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자 ▲행정기관 수용 등 부득이한 경우로 분양권을 취득한 경우에 대해서도 전세자금대출을 내준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예외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다양한 사례의 실수요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실수요자 심사 전담팀도 운영 중이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