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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에 빅엿 "맥난민은 시원 쾌적, 맥라이더는 폭염 불쾌"

[IE Info] 오늘자 국제 뉴스에서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었던 이슈는 홍콩 맥난민(McRefugee, 맥도날드와 난민의 합성어).

홍콩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생활비가 급증하자 맥도날드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람이 최근 5년 새 6배까지 증가했다는 외신입니다.

홍콩, 일본 등지에서 이슈가 된 맥난민의 모습들. (출처: 구글 캡처)

 

몇 년 전 홍콩, 일본 등지에서 처음 생긴 맥난민은 국제 경제 현황을 잘 짚어주는 신조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빅맥 가격을 바탕으로 매년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비교하는 '빅맥 지수'도 국제 기준 경제지표가 됐죠.

 

이처럼 맥도날드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맥도날드가 최근 한국에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햄버거병' 논란에 이어 올해 들어 핵심 상권 내 매장들을 줄줄이 폐점하자 철수설이 수면 위로 드러났죠. 이에 맥도날드는 임대료 상승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으며 매장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을 했음에도 소비자들은 폐점을 아쉬워했습니다.

 

여러 달이 지난 현재 맥도날드가 빅맥 출시 50주년을 맞아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며 철수설은 일단락되는 듯싶었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일이 터졌는데요.

 

맥도날드 제품을 배달하는 맥도날드 라이더들이 이달 6일 서울 종로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맥도날드에 폭염 수당 지급 및 가혹한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정훈 씨가 이달 2일 맥도날드 공덕점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박정훈 씨 페이스북)

 

이들이 요구한 것은 ▲현재 복장 규정인 청바지 대신 시원한 하의 유니폼 지급 ▲폭염특보 시 배달구역 제한 ▲배달 한 건당 폭염수당 100원 지급 ▲여름에는 절반만 가리는 '하프헬멧'과 선캡 부착 ▲아이스스카프, 얼음조끼 등 여름용품 지급 등인데요.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박정훈 씨는 맥도날드의 폭염 관련 배달 지침이 나올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박 씨가 시위를 할 당시에도 본사 임원과 한국 맥도날드 대표가 모 지점 크루를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는 소식은 씁쓸…)

 

한편,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덥다 보니 배달업종에 대한 소비가 크게 늘었는데요. 8일 BC카드가 2600만 명 고객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올해 7월 배달업종 이용금액은 셋째 주 84.9%, 넷째 주 92.7%까지 급증했습니다.

 

이 수치에 업주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겠지만, 맥도날드 라이더를 비롯한 수많은 배달업 종사자들의 입에선 고통스러운 비명만 흘러나오겠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