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금융위원회(금융위) 김병환 위원장이 금융지주 수장들에게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도록 책임감을 느끼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 달라"고 요청.

30일 금융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DGB·BNK·JB 등 8개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간담회를 개최해 "금리 전환 국면 등 녹록하지 않은 여건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심 관리 기조하에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따라 준비된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함.

그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는 궁극적으로 금융권의 심사기능과 리스크 관리 노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금융지주사의 자회사에서 가계부채 총량의 60%가 취급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융지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

이어 "부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 금융당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대출, 지분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

또 김 위원장은 최근 일어난 금융권의 횡령 및 불완전판매와 같은 사고를 지적하며 책임감을 지니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책무 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시범운영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고금리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금융권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대한 비판도 큰 상황"이라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치에 부합할 수 있는 노력도 부탁.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반복되는 금융사고는 조직의 근간을 흔들고 고객의 신뢰를 저하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과거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체계적 내부 통제시스템을 금융그룹 차원에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함.

더불어 그룹 내 내부통제 문화 정착을 위해 경영진이 노력 중이며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도 적극 참여해 새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침.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 넘긴 시중은행, 주담대 조이기 시작…증가세 둔화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며 가계대출 조율을 시작. 

현재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이미 8월에 초과. 신한은행의 경우 120조5000억 원이었던 목표치를 훌쩍 넘긴 122조3000억 원.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말 151조4000억 원인데 8월에 152조9000억 원까지 뜀. 

이에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에 가장 큰 원인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대출 기준을 대폭 강화. 또 지난 8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08%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오르며 3개월 만의 상승 전환. 주담대 금리도 전월보다 0.01%p 뛴 3.51%를 기록하며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만의 상향.

한국은행 김민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8월 들어 가산금리를 인상했는데,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관리 일환과 은행에서도 대출이 늘어 건전성을 관리한 측면이 있다"며 "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 쪽으로 가산금리가 인상됐으며 변동형 주담대는 지표금리 하락에 따라 내렸다"고 설명.

그 결과 지난 2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이달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4조5470억 원 증가. 지난 8월 한 달 동안 8조9115억 원 늘었던 수치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증가세가 둔화한 것.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하기엔 시기상조. 현재 금융당국은 이사철인 10월 추이에 집중.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 이달 있던 가계부채 관련 간담회에서 "10~11월 가계대출을 봐야 한다"고 언급.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