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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망친 관료 출신 NO" 사무금융노조, 여신협회장 낙하산 반대

금융위 협상 '지지부진' 여신협회장 관료 출신 후보까지 노조 '분노'
사무금융노조 28일 오전 여신협회서 간담회 "모든 수단 동원해 투쟁" 예고

 

[IE 금융] 지난달 금융위원회(금융위)의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에 반발한 카드사 노조가 이번에는 여신금융협회(여신협회)에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투쟁에 나섰다. 카드·캐피탈업계에 불리한 방안을 내놓는 당국 출신 협회장은 소임을 제대로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8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위원장 김현정·이하 사무금융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의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반발한 카드사 노조가 금융위와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으나 진전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세 가지 요구사항을 금융당국에 제시한 후 계속해 협상 테이블이 있었으나 전과 달라진 상황은 없다"며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전에 예고했던 것처럼 총파업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노조는 이달 말까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여기 더해 내달 7일 이뤄질 여신협회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 10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여신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회를 망쳤다고 여기는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기 때문.

 

이날 김현정 위원장은 "이 자리는 협회장 후보에 등록한 정통 관료 출신의 선임을 반대하기 위해 열렸다"며 "협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 퇴임 관료들의 연봉을 주기 위한 자리라는 부정적인 시선과 당국과의 교두보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현실로 나타날 뿐이었다"고 말했다.

 

여신협회장직은 지난 2010년 이후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부터 관료 출신 인물들이 맡았으나 지난 2016년 김덕수 현 회장이 '최초 민간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취임했다. 여신협회장 임기는 3년이고 연봉은 약 4억 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사무금융노조 두성학 여수신업종본부장은 "노조가 이렇게 여신협회장 선출하는 데 입장을 표명하는 건 처음"이라며 "그만큼 현재 여신업계가 어렵고 여신협회장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에는 여성가족부, 예금보험공사, 조달청 등 여신금융권에서 한 번도 일한 적 없는 인사들이 있다"며 "특히 카드업계의 구조조정을 야기한 금융위, 금융감독원 출신이 업권을 대변한다는 것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리는 여신전문성을 띠고 적극적으로 업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르면 내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 국민청원 등 사무금융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여신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7개 카드사, 7개 캐피탈사 등 기존 이사회 이사 14명과 감사 1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으며 협회장 선거는 회원사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 등록한 관 출신으로는 ▲여성가족부 김교식 전 차관 ▲저축은행중앙회 최규연 전 회장 ▲예금보험공사 김주현 전 사장 ▲금융감독원 이기연 전 부원장보 등이 있다.

 

민간 출신으로는 ▲하나카드 정수진·정해붕 전 사장 ▲NH캐피탈 고태순 전 사장 ▲IBK캐피탈 이상진 전 사장 ▲여신협회 임유 전 상무 ▲신용카드학회 이명식 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신협회 회추위는 오는 30일 이 중 회장후보를 3명으로 추리고 내달 7일 투표를 거쳐 협회장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