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우리나라 기업 '新 격전지' 베트남 투자금액 3조6000억 돌파…이유는?

[IE 경제] 올해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약 3조6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활발히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4일 베트남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 회사의 투자는 약 31억 달러로 일본(58억 달러)에 이어 2위다. 그러나 한국의 투자 건수(간접 투자 포함)는 일본보다 두 배 이상인 770여 개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한국 회사의 베트남 진출이 다른 나라보다 매우 광범위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 직접 투자뿐 아니라 인수합병(M&A) 및 자본 출자와 같은 간접 투자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CJ 대한통운은 베트남 최대 민간 종합물류기업인 제마뎁 100% 물류 부문 자회사인 Gemadept Logistics Holding(GLH)와 해운 부문 자회사인 Gemadept Shipping Holding(GSH)의 주식 인수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한화는 지난 8월 말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 JSC)에 전환우선주 8400만 주를 발급받기 위해 4512억8000만 원(4억 달러)을 보냈다.

여기 더해 SK는 지난달 베트남 시가총액 2위 민간기업 마산(Masan)그룹의 지분 9.5%를 약 5300억 원(4억7000만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해 가장 큰 외국인 주주가 됐다. 마산그룹은 식음료, 축산, 광물, 금융업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는데, 특히 베트남 종합 식음료 분야 1위 기업이다.

금융회사의 베트남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롯데카드는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ce)'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를 완료했다.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매리타임증권(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을 인수하고 KBSV로 사명을 변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5년 현지 증권사인 남안증권의 지분 100%를 인수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베트남에서 영업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월 베트남투자공사와 공동으로 베트남 현지 운용사인 '틴팟(Tin Phat Management Fund Joint Stock Company)'을 인수해 합작법인을 세웠다.

이와 관련, 베트남 언론들은 "이처럼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몰린 이유는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시장 개혁과 우대 정책 덕분"이라며 "한국 역시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신남방정책을 원활히 집행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 더해 "한때 중국과 한국의 사드 갈등으로 한국 자본이 베트남의 유입이 크게 이뤄졌다"며 "베트남은 한국과의 가까운 지리적 위치와 문화적 유사성도 진출에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