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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논란' 이집트 유물 투탕카멘 얼굴 조각상, 크리스티서 69억 원에 낙찰

[IE 국제] 3000년 전 고대 이집트 투탕카멘의 얼굴 조각상이 이집트의 반대에도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돼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낙찰자에게 470만 파운드(한화 약 69억 원)에 넘겨졌다. 갈색 규암으로 만들어진 높이 28.5㎝의 투탕카멘 조각상은 크리스티의 경매품 중 근래 가장 논란이 됐다.

 

5일(한국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조각상이 도난 물품이라고 주장했지만, 크리스티 측은 소유권에 문제가 없다며 맞서왔다. 이 조각상은 1970년대 룩소르 북부 카르나크 신전에서 불법적으로 해외에 밀반출됐다는 게 이집트 정부의 주장이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영국 외무부와 유네스코에도 경매 중단을 요구해왔다.

 

국제 조약과 영국 정부의 가이던스를 보면 도난품이나 불법 도굴된 작품을 판매할 수 없으나 국제기구의 개입은 판매자의 물품취득 경위가 논쟁거리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을 때만 아주 드물게 이뤄졌었다. 

 

이집트의 주장에 크리스티는 조각상의 역대 소유주 연대표를 공개하며 경매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연대표에는 레잔드로 컬렉션이 1985년 독일의 거래상 하인츠 헤르처로부터 조각상을 취득했다고 기록됐다. 아울러, 그전에는 오스트리아 거래상 요제프 메시나가 1973년부터 2년간 독일 빌헬름 폰 투른 운트 탁시스 왕자에게 구매했다고 명시돼있다.

 

이런 와중에 경매가 진행된 런던 크리스티 옥션 하우스 근처에서는 20여 명이 모여 경매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소년 파라오'로 유명한 투탕카멘은 3000여 년 전인 기원전 14세기에 생존했으며 9세에 파라오에 즉위해 19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투탕카멘은 역사에서 잊힐 뻔했으나 1922년 영국의 이집트 학자인 하워드 카터가 나일강 서쪽 '왕가의 계곡'에서 거의 손상되지 않은 묘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