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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사태' 우리·하나은행 진땀에도 '매수 권고'하는 증권사들

"은행주 PBR이 지나치게 하락…저점 매수 전략 가능"
"금감원서 손해배상 조정 권고 있더라도 배상비율 높지 않을 것"

[IE 금융] 금융투자업계에서 해외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중심에 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투자를 권고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DLF 중에서 만기가 오지 않은 투자금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8224억 원이었는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판매액이 각각 4012억 원, 3876억 원으로 전체의 95%를 넘었다. 이어 KB국민은행(262억 원), 유안타증권(50억 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 원), NH투자증권(11억 원) 순이었다. 

 

은행에 권유에 투자금을 넣은 것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다. 3654명이 1명당 평균 2억 원, 모두 7326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투자금의 90%에 가깝다. 

 

금감원은 이들 투자자가 7000억 원가량 투자한 미국·영국 스와프 금리 연계형 상품의 현재 금리가 펀드 만기인 1~3년 뒤까지 이어지면 투자 손실률(현재 손실 발생 중인 투자금 중 만기 시점의 손실액 비율)이 56%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1200억 원의 투자금이 몰린 만기 10년 독일국채 금리 연계형 상품은 투자 손실률이 95%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 같은 DLS·DLF의 손실 우려에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나치게 하락했다며 저점 매수 전략이 가능하다고 조언하는 중이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금감원이 은행(판매사), 증권(주로 DLS 제조사), 운용사(DLF 제조사) 등에 대한 내부통제시스템 적정성 합동검사 발표를 했지만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일부 배상결정을 할 수 있어 아쉽다"며 비슷한 과거 사례로 파워인컴펀드 이슈를 꼽았다.

 

백 연구원은 "이번 사태 관련 직간접적 은행 업종의 손실은 제한적인 반면 최근 금리 하락 악재까지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으니 앞으로 오를 수 있다"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9%로 내려 기준금리 인하 2회를 이미 반영했고 은행 업종의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1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중국 민생투자 관련 노이즈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도 6.5%나 되는 하나금융지주를 톱픽으로, 리스크관리 역량이 우수하고 최근 세계 및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신한지주를 차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부연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낮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이 은행들은 유럽 금리 연계형 DLS 판매 잔고가 많아 시장의 우려가 컸고, 주가도 상당 폭 하락했지만 사모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과거 고위험상품 원금손실 손해배상이 있었던 파워인컴펀드(20~40% 배상)와도 차이가 큰 편"이라며 "설령 금감원에서 손해배상 조정 권고가 있어도 배상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고, 배상 규모도 시장 우려와 달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장 초반 하한가를 달리다가 오후 1시30분 현재 전일 대비 50원(0.43%) 오른 1만1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00원(1.23%) 떨어진 3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