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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적폐' 교대생 43명 실종사건 일어난 멕시코, 핵심 용의자 무죄 석방

[IE 국제] 멕시코에서 5년 전 발생한 교대생 집단 실종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법원의 무죄 판결로 풀려나자 현지 사법부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3일(현지시각)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의 납치와 살해에 가담한 혐의를 받던 폭력조직 '게레로스 우니도스'의 우두머리 중 한 명인 힐다르도 로페스 아스투디요가 증거 불충분으로 4년 만에 석방됐다. 

 

이 사건은 2014년 9월 26일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 이괄라의 아요치나파 교육대에 다니던 학생들이 시위 참가를 위해 버스를 타고 수도 멕시코시티로 이동하다가 지역 경찰에 억류되면서 발생했다. 일부 학생은 현장에서 경찰의 발포로 숨지고 43명의 학생이 사라졌다. 집으로 도망친 학생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며칠 뒤 실종 지역 부근에서 불에 타 훼손된 시신이 암매장된 구덩이가 발견됐는데, 검찰은 게레로스 우니도스와 결탁한 지역 경찰이 학생들을 납치해 경쟁 조직의 조직원으로 속여 게레로스 우니도스에 넘겼고, 이 조직이 학생들을 살해한 후 불에 태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맞서 민간 전문가들과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은 시신이 불에 태워졌다는 증거도 없을 뿐더러 검찰의 발표가 의문투성이라며 재조사를 촉구했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권은 그대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이괄라 시장 부부와 경찰, 게레로스 우니도스 조직원 등 120명 넘는 이들이 체포됐으나 로페스 아스투디요 등 40명 이상이 증거 불충분 등으로 풀려났다. 실종 학생 가족을 돕는 변호사 산티아고 아기레의 말을 빌리면 검찰이 로페스 아스투디요 사건에서 100건이 넘는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62건은 고문이나 임의 구금을 통해 얻어진 증거라 적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실종 학생 가족들이 5년째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 중인 가운데 작년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진실규명위원회를 통한 재조사를 약속했지만 아직 사건의 실마리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