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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한파 함께하는 연말…더 매서운 악재에 금융권도 '꽁꽁'

[IE 금융]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최강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세밑한파가 찾아왔듯, 올해를 마무리하는 금융권도 일시에 들이닥친 한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은행, 증권, 보험, 제2금응 등 모든 금융권이 대외 경제상황 불확실성, 업황 불황, 경영진 논란, 디지털 금융 가속화 등 얽히고설킨 여러 이유 탓에 지점 축소 및 감원이라는 흉흉한 카드를 꺼낸 것.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시티 등 시중은행의 지점 수는 3319곳으로 작년 9월 3410곳보다 91곳 줄었다. 같은 기간 지방은행도 33곳의 지점을 없앴다. 시중은행을 찾기 어려운 농촌에 주로 있는 농협은 올해 지점을 한 곳도 줄이지 않았으나, 내년부터는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법인 증권사 44곳의 지점 수는 총 986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9곳 감소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고객이 줄어 적자가 나는 지점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

생명·손해보험사도 작년 1~9월보다 136여 곳의 지점을 없애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려는 전략 중 하나다.

지점이 줄면서 인력 감축도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올해 초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직원들을 내보냈다.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과 같은 지방은행들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증권사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달 초 KB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말 신한금융투자가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 미래에셋대우는 노사 간 희망퇴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의 경우 올해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 초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이달에는 현대카드가 단행한 바 있다.

올해 금융권에 불어닥친 한파는 내년까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의 경우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올해 실적이 좋았지만,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이자수익만으로 실적을 올리기 어려워졌다. 여기 더해 경기침체의 여파 탓에 기업대출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다들 내년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폐쇄)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해임 논란, 세계 경기둔화 우려 등이 내년 증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보험사의 2019년 전망도 밝지 않다. 신계약 부진, 저금리 기조 지속,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 등이 계속될 것으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카드수수료 압박, 제로페이 추진, 결제시장 경쟁 등으로 인해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달 17일 무디스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상당히 저하될 것"이라며 "역대 최저 수준이던 연체율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부진한 소비 심리 영향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카드사들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지속해서 직면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