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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빙그레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확대…롯데·해태는 "확 안 해"

[IE 산업]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확대 추진 소식이 알려졌지만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빙과업계는 가격 정찰제 확대에 시큰둥한 입장이다. 현재 시장상황에서 가격 정찰제가 실효성이 있냐는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6일 빙그레는 내년부터 자사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에 한해 시행되고 있었던 가격 정찰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는 소매점마다 천차만별인 아이스크림 가격을 통일해 아이스크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다. 

 

빙그레는 지난해 초 자사의 대표 카톤 아이스크림(떠먹는 아이스크림)인 투게더와 엑설런트의 가격 정찰제를 시행했는데, 내년부터 제과형 아이스크림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빙그레는 자체 조사를 진행할 결과 기존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같은 제과형 아이스크림의 일반 소매점 판매가격이 800원에서 1500원까지 약 두 배 차이난다고 파악했다. 

 

가격 정찰제 시행에 따라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일반 소매점 판매가는 1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1월부터 진행해도 소매점에 있는 기존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대략 2월 전후로 이 가격에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카톤 아이스크림의 가격 정찰제 시행 이후 소비자가의 편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불신이 많이 해소됐다고 본다"며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가격 신뢰를 높이고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빙그레가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를 확대하자 소비자들은 타 업체들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시장은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제과, 롯데푸드의 네 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2년부터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를 시도했지만 때문에 소매점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던 중 작년 빙그레의 가격 정찰제 시행에 맞춰 '셀렉션' '티코'에 권장소비자가격 4500원을 표기했었으나 지금은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와 관련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2012년부터 정찰제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시행하지 못했다"며 "작년 정찰제를 도입한 상품들 역시 지금은 가격을 표기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도 "작년 정찰제를 시행했던 제품은 현재까지 정찰제로 납품되고 있다"며 "이 외 확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내년 초부터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신설하는 해태제과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시장상황에서 가격 정찰제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오랫동안 검토 중이나 당장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응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빙그레의 결정이 의아하다는 시선도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빙그레가 가격 정찰제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가격 불신이 많이 해소됐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는데, 여러 빙과업체가 정찰제를 포기했던 과거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설명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일단 이번 빙그레 사례를 지켜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