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훼손된 못생김' 맛남의 저렴이, 푸드 리퍼브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는 멋쟁이 토마토만 상품화되는 시대에 '못난이 농산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TV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더본코리아 백종원 코리아가 모양이 이상해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 30톤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에게 부탁했는데요.

 

 

부탁을 수락한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감자 900g당 780원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사흘 만에 30t 물량이 전부 완판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는데요. 

 

이처럼 외모가 못났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식자재들을 구매하거나 그것을 활용해 새로운 식품을 활용하는 것을 '푸드 리퍼브(Food Refurb)'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떠오르고 있지만 이미 전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 역시 환경문제의 주범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환경보호 단체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팔리지 않고 버려지는 농산물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우리나라도 환경부 통계 기준 하루 평균 1만5900t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옵니다.

 

푸드 리퍼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곳은 프랑스인데요. 매년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가 약 700만t에 달하자 푸드 리퍼브와 관련된 대책을 준비한 것입니다.

 

 

특히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셰(Intermarche)에서 지난 2014년 실시한 마케팅은 전 세계적인 푸드 리퍼브 캠페인에 불을 지폈는데요. 당시 이 마트는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프랑스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 유럽 전역과 북미 지역으로 푸드 리퍼브 캠페인이 환산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일례로 영국 대형 유통업체 아스다(Asda)는 '못난이 채소 상품 박스(Wonky Veg Box)'를 판매했고요. 영국의 한 사회단체가 세운 한 식당에서는 이런 식자재로 음식을 판매 중인데, 현재 7개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유통회사 월마트(Wal Mart), 크로거(Kroger‘s)도 이런 농산물을 일반 농산물보다 30~50% 저렴하게 판매 중입니다. 덴마크 시민단체가 세운 세계 최초 리퍼브 슈퍼마켓 위푸드(we food)는 지난 5년간 덴마크 음식물 폐기량의 25%를 감소시키는 데 큰 일조를 했다네요.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이 생기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상품 가치가 훼손된 제품들을 판매하는 등 푸드 리퍼브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데요. 이번 못난이 감자와 같은 사례들이 많아져 못난이 농산물들이 더욱 주목을 받았으면 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