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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알콜 '신의 물방울' 와인…우리나라 첫 시음은 언제?

 

왁자지껄했던 모임이 가득했던 연말이 올해는 주 52시간제 시행, 1인 가구 증가, 홈술·혼술 트렌드 등으로 조금은 조용해졌는데요. 

 

이처럼 연말 좋은 사람들, 또는 혼자 여유 있게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성비 좋은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18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와인 판매량이 크리스마스와 송년 파티가 많은 12월에 집중됐다고 하는데요. 롯데마트도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와인 판매 비중이 1년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고 합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지난해 계절별 주류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겨울철 와인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는데요. 그중에서도 작년 CU의 12월 와인 매출은 월평균 대비 43% 월등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BGF리테일 측은 "상품 회전이 빠른 점포에서는 주류도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기온이 떨어지는 11월부터는 와인 매출이 급증한다"고 설명하네요.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을 잡기 위해 다채로운 와인 마케팅과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는데요. 이마트24에서는 업계 최초 와인 특화서비스인 '와인클럽'을 개설하고 회원에게 페이백, 스탬프 이벤트, 시음회 등을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GS25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오전 11시까지 와인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 원하는 점포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며 스스로 '와인 플랫폼'이 되길 자처했는데요. 또 1년에 6000병만 생산되는 로마네 콩티를 예약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5000원도 안 되는 '가성비' 와인을 내세웠는데요.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와인만을 판매한다는 게 이들의 제언입니다. 일례로 이달부터 롯데마트는 칠레에서 10위권에 드는 유명 와이너리인 몽그라스에서 생산한 '나트아 스페셜 셀렉션'을 4800원에 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을까요?

 

먼저 고려 충렬왕 재위 당시 원나라의 원제(元帝)가 충렬왕에게 포도주를 몇 번 보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후 조선 인조 14년(1636년)에 문신 김세렴이 통신부사로 일본에 다녀와서 쓴 책인 '동명해사록(東溟海槎錄)'에 대마도주와 함께 적포도주를 마셨다는 얘기가 담겼다네요. 

 

1653년 하멜표류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인 하멜은 갖고 있던 와인을 지방관에게 상납했습니다. 또 1837년경 작성된 술 만드는 법이 담긴 서적 '양주방(釀酒方)'에서는 누룩, 밥, 포도즙으로 술을 빚는 방법이 서술됐다고 합니다. 고종 3년(1866년)에는 독일인 오펠트가 샴페인, 양주와 함께 와인을 반입했다네요.

 

해방 후에 우리나라 와인 시장은 먹을 쌀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과일로 만든 술을 찾게 되면서 시작됐는데요. 우리나라 최초 와인은 지난 1974년 해태에서 내놓은 '노블와인' 시리즈인데요. '해태 30년사'에 따르면 1975년 국회의사당이 준공될 때 액땜을 막기 위한 해태상을 기증하며 그 밑에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72병이나 묻었다고 합니다. 해태와 백포도주 모두 화기(火氣)를 삼킨다고 믿었기 때문인데요. 이는 국회의사당 준공 100주년 뒤엔 2075년에 꺼낸다고 합니다. 

 

노블와인은 사라졌지만 우리나라 두 번째 와인인 '마주앙'은 현재까지 판매 중인데요. 지난 1977년 동양맥주(現 OB)맥주가 만든 마주앙의 이름은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두산이 지난 1998~2001년 IMF외환위기 탓에 동양맥주를 매각하고 2009년 두산주류를 롯데주류에 팔면서 현재 롯데주류가 마주앙을 생산 중입니다. 우리나라에 포도를 직접 심어 제작까지 한 와인은 마주앙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제품은 첫 시판과 함께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한국 천주교 미사주로 봉헌됐는데요.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행사,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행사 때 공식 미사주로 사용됐습니다. 이 외에도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전시에서도 미사주로 쓰이기도 했는데요. 마주앙 미사주는 연간 약 15만 병 정도 한정 생산된다고 하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