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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pick] '동풍 타고 순항'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에 이유 있는 비상(飛上)

[IE 금융]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약 695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9일 금융투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전날인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제주항공 이석주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 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 3200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은 크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스타항공 인수는 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노선 운수권을 확보한 점은 노선 효율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일본노선의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에 취항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 점은 기재운영의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LCC가 주로 운항하는 단거리 노선 시장은 장거리보다 규모의 경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이런 면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고 몸집을 키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기준 전국 공항 국제선 점유율은 제주항공 8.4%, 이스타항공 3.2%로 인수가 잘 마무리될 경우 2위 티웨이 항공(5.25%)와 격차를 벌릴 수 있기 때문. 여기 더해 박 연구원은 양 사 모두 보잉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어 정비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될 경우 제주항공의 총 기단은 단숨에 68대까지 증가해 LCC 경쟁사들 가운데 독보적인 규모를 확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9개사가 난립할 예정이었던 국내 LCC시장에 통폐합 조짐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시선도 드러났다. 박광래 연구원은 "이스타항공의 분기별 실적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올해 초부터 보잉737 맥스8 기종 2대가 안전 이슈로 운항을 하지 못했고 여기에 일본 노선 부진까지 겹쳐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연결 편입 후 제주항공의 수익성 악화와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수혈 가능성 상존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호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은 253억 원으로 부분 자본 잠식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업황 악화로 따로 추가 결손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향후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금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양지환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항공업황의 부진으로 현금 고갈(Cash-burning)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점은 다소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50원(0.18%) 오른 2만7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