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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일언경천금?" KB국민은행, 캄보디아·인니發 소식에 진땀

 

며칠 전 캄보디아 현지에서 KB국민은행이 언급된 기사 몇 개가 등장했습니다. 

 

 

현지 매체 기사를 요약하자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운 와중에도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최대 규모로 예금 수취가 가능한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사(프라삭)에 총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800억 원)의 대출을 해줬다는 내용입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12월 말 이사회를 거쳐 프라삭 지분 인수를 결의한 뒤 올해 4월10일 프라삭의 지분 70%를 6억300만 달러(7520억 원)에 인수했는데요. 향후 잔여지분 30%를 추가로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입니다. 프라삭은 캄보디아 내 180여 개의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 MDI의 선두기업으로,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대출시장점유율이 3위입니다.

 

때문에 현지 매체의 기사가 신빙성 있게 느껴지는데요. 그러나 KB국민은행 측은 현지발 관련 기사로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일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 약정을 통해 진행된 사안으로 KB국민은행이 신규 대출을 한 것이 아니라고 응대하는데요.

 

 

커미티드라인은 우리나라 금융사와 해외 금융사 간의 단기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들 금융사는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한 후 비상시 사전에 약속한 한도에서 외화를 우선 공급받거나 할 수 있고요. 프라삭이 KB국민은행에게 자금줄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프라삭은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비율)이 200%가 넘어 굳이 대출할 필요가 없다"며 "캄보디아 현지 내에서 우리나라 내 4대 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은행의 이름을 빌려 자국의 금융시장이 굳건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는데요.

 

실제 현지 기사들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이번 대출은 프라삭과 캄보디아의 금융시장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일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발생했는데요.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기사가 등장한 것입니다.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은 이 나라의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 2대 주주로 올라섰는데요. 

 

지난달 중순께 KB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인수가 공식화된 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코핀은행의 유동성 위기 탓에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너도나도 돈을 인출하며 뱅크런 이슈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최창수 글로벌사업그룹 대표(전무)를 파견해 이번 사태를 해결 중인데요. 현지 미디어들과 접촉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도 열었다고 합니다. 

 

현재 부코핀은행은 재무건전성 악화와 코로나19 탓에 주가가 급락했는데요. 이에 난감했던 최대주주 보소와그룹이 악재를 상쇄하고자 부정적인 얘기를 현지 매체에 흘렸다는 후문도 나돕니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지분 매입을 위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과 협상 중인데요. OJK는 한시라도 빨리 KB국민은행이 지분을 매입하길 원하는 입장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저신용 기관, 고신용 기관 등 2개 이상의 현지 금융기관을 인수해야 지분율 제한 규정에서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요. 만약 두 개 이상 인수하지 않을 경우 지분을 40%까지만 보유할 수 있어 경영권 행사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OJK는 KB국민은행에 2개 은행을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OJK는 KB국민은행이 하루빨리 부코핀은행을 인수하길 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유수의 금융기관이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에 투자할 만큼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네요.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1일 부코핀은행에 2억 달러를 에스크로 계정에 송금하기도 했는데요. 에스크로 계정은 계약에 서명하는 것과 같은 일정한 조건에 이를 때까지 결제 금액을 예치해주는 계정으로 인수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와 함께 최 대표는 현지에서 오는 8월 말까지 관련 절차를 모두 정리하고 1대 주주로 올라서 부코핀은행을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고객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중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