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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의 짧은 여름, 가물어서 달콤한 천상과

올해는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스쳐지나간 장마도 그렇거니와 비가 많이 내리지 않네요. 그래서인지 햇살을 잔뜩 머금어 당도로 바꾼 복숭아 맛이 아주 좋고요. 뾰족하면서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강아지에게 금기인 씨앗은 좀 부담스럽지만 다른 과일에 비해 껍질쓰레기도 두껍지 않고 가격도 적당해 다른 해보다 먹기 좋은 해입니다. 

 

일단 이름부터 보자면 복숭아의 순우리말은 복셩이었다고 합니다. 차츰 복사꽃과 열매를 포함한 복셩화로 의미가 변하면서 발음도 복숭아로 변했다고 하네요. 복숭아 종류는 몇 가지인지 아시나요?

 

국내에서 유통 중인 복숭아 종류는 무려 1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무지한 저는 기껏해야 황도, 백도, 천도복숭아가 전부인 줄 알고 있었는데요. 

 

일단 품종부터 털 유무에 따라 유모계와 무모계로 분류되는데 털 있는 복숭아는 황도와 백도, 털 없는 복숭아는 천도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국내 재배 품종 중 80%는 유모 복숭아라고 하네요.

 

이번 앎에서는 국내에서 20% 정도만 재배해 은근히 귀한 품종인 천도복숭아에 대해 짧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천도복숭아의 천도(天桃)는 하늘 '천' 복숭아 '도'로 이미 복숭아의 뜻을 가진 만큼 천도복숭아가 아니라 그냥 천도라고 부르면 됩니다. 황도, 백도 등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하늘에서 자란 복숭아라는 설화가 유명합니다. 주인공은 중국의 고 전한제국 시대의 인물로 조실부모 후 형과 함께 지내며 혼자 공부해 수재 소리를 들은 언변의 달인 동방삭이고요. 우리나라의 김수한무와 함께 동양권 불로불사의 표상으로 여기죠. 중국 고대 여신 서왕모가 전한제국 시대를 대표하는 한나라의 7대 황제 한무제에게 준 복숭아를 한 개도 안 남기고 전부 먹어버려 불사의 존재가 됐다는 동방삭.

 

다른 이름은 삼천갑자인데 여기서는 서왕모의 천도복숭아 30개 중 3개를 훔쳐 먹어 3000갑자 생존하게 됐다는 얘기와 엮이고요 참고로 1갑자는 60년입니다. 여기다가 곱하기 3000이면 18만년이네요. 서유기에도 차지국 삼청관 도사 편에서 언급되는데 차지국 국왕이 재배한 천도복숭아를 손오공이 먹어 불로불사의 능력을 가졌다는 설정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