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금융위) 고승범 위원장이 17일 오후 3시 서울 여신금융협회에서 여신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업계 주요 현황을 논의했는데요.
이날 업계에서는 이번 간담회의 가장 큰 쟁점으로 '수수료 인하'를 꼽았습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하는데요. 이달 말 공개되는 수수료는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됩니다.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총 13차례 인하됐는데요.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매출 3억 원 이하 가맹점은 0.8% ▲3억 초과~5억 원 이하 가맹점은 1.3% ▲5억 초과~10억 원 이하 가맹점은 1.4% ▲10억 초과~30억 원 이하는 1.6%를 적용받습니다. 이 같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는 연매출 30억 원 이하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약 96%인데요.
현재 카드업계는 올해도 인하에 무게가 실리면서 위기에 빠졌다고 주장합니다. 올해 카드사의 호실적은 수익 다변화에 따른 것이지, 카드수수료 수익은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고요.
이에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이달 1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반대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총력 투쟁을 선포한 바 있는데요. 특히 카드사 노조는 카드 수수료가 하향 조정될 경우 카드 결제 시스템 운영 중단까지 고려한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다만 고 위원장의 취임 이후 여신업계와의 첫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카드 수수료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이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요. 실제 그는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카드사 종합 페이먼트 사업 지원 ▲카드사·캐피탈사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 확대 ▲여전산업 위한 규제 개선 등만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 위원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해 대표들이 여러 말씀을 해줘 들었다"며 "앞으로 여러 의견을 들으면서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제언했는데요. 세부적인 부분은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고 앞으로 조금 더 협의해서 연말까지는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첨언도 보탰습니다.
한편, CEO 간담회에 앞서 사무금융노조, 전국금융산업노조,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위 측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는데요. 이들은 이 자리에서 카드사들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으로 수수료가 인하된 상태에서 또다시 인하하면 안 된다고 성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이세훈 사무처장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해 3년마다 하게 돼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법이 정한 대로 해야 한다"면서도 "카드사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발표에 앞서 충분히 사정을 고려하겠다"고 응대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