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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째 라면만 먹는 91세 할아버지 사연은?"

1972년부터 48년째 농심라면으로 식사 중인 박병구 할아버지 화제
농심, 1994년부터 안성탕면 무상 제공

[IE 산업] 48년째 농심 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박병구 할아버지가 화제인데요. 올해 이 할아버지가 올해 망백(望百, 91세)을 맞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박 할아버지가 라면으로 식사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 앓았던 장 질환을 앓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72년 어느 날부터인가 어떤 음식을 먹든 토하게 된 할아버지는 주변에서 좋은 음식과 약을 추천받아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병원에 찾아간 할아버지는 장의 통로가 좁아져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장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음식을 먹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니, 날로 기력이 쇠해졌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어진다'는 지인의 말에 라면을 먹었는데 뜻밖에 편안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박 할아버지는 "늦장가로 본 세 아이를 비롯해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며 "라면을 먹고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게 됐다"고 그때를 회상했습니다.

 

라면에 눈뜬 박 할아버지는 여러 라면을 먹어봤지만, 농심 소고기라면만큼 맛있고 속도 편한 라면이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그의 소고기라면 사랑은 '해피라면'에서 현재 '안성탕면'으로 이어졌는데요, 

 

농심 관계자는 "할아버지가 안성탕면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됐고 해피라면이 1990년대 초반 단종됐다는 점에서 적어도 30년 이상을 안성탕면만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심이 박 할아버지의 소식을 접한 것은 1994년인데요. 당시 이장이었던 정화만 씨는 박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제보했습니다. 이에 농심은 할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안성탕면을 무상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요. 그 이후로 농심이 제공한 안성탕면은 총 900여 박스에 달합니다.

 

지금도 화천지역을 담당하는 농심 영업사원은 3개월마다 한 번씩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안성탕면 9박스를 전달하는데요. 농심은 올해 어버이날을 앞두고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건강을 기원하는 선물도 제공했습니다.

이날 할아버지 댁을 찾은 농심 춘천지점 정효진 지점장은 "박 할아버지가 안성탕면을 드시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계속 할아버지께 안성탕면을 제공해드리고, 자주 찾아 뵐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여전히 안성탕면 외 다른 식사나 간식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박 할아버지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다행히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외에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라면도 직접 끓이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텃밭 관리도 한다네요.

다만 젊었을 때 한 끼에 두 봉씩 먹던 라면의 양은 한 개로 줄였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농사 때문에 라면을 빨리 먹기 위해 면만 끓이고 찬물에 스프를 부어 후루룩 해치우던 모습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2~3년 전부터는 라면을 잘게 부순 뒤 조리법대로 뜨겁게 조리한 뒤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드신다고 하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