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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카드론 잔액, 또다시 최고치 경신…금융당국 서둘러 개입


[IE 금융] 카드론 잔액이 한달 만에 약 6000억 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카드론은 중·저신용 서민의 급전 창구로 꼽힌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여신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10억 원으로 전월 말 41조2266억 원보다 6044억 원 늘었다.

이달 카드론 증가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또 한 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 전월 대비 4507억 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 원 ▲3월 78억 원 ▲4월 4823억 원 ▲5월 5542억 원 ▲6월 1000억 원 ▲7월 6206억 원 등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 더해 카드론 연체 리스크도 문제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타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을 하는 사람들이 발생한 것. 같은 기간 카드사 9곳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9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9% 뛰었다.

이러다 보니 카드사들은 대손충당 부담에 한숨을 쉬고 있다. 올 상반기 카드사들이 대출을 내준 뒤 돌려받지 못해 손실 처리한 금액만 2조 원을 넘겼다.

이에 금융당국은 유독 카드론이 급증한 카드사를 상대로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7월까지 카드론 잔액 증가세는 롯데, 현대, 우리카드에서 전체 증가분의 60%를 차지했다.

자세히 보면 롯데카드의 7월 말 카드론 잔액은 작년 말보다 21.3%(9157억 원) 뛴 4조2954억 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37.1%를 담당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14.0%(6674억 원) 늘어난 4조7762억 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12.3%, 우리카드는 11.6%(3864억 원) 오른 3조3335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가분의 8.6%를 구성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들 회사가 카드론 한도를 확대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고 바라봤다. 카드론이 급전 수단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특정 카드사에 집중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카드론이 축소될 시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수익 증가분 가운데 카드대출수익 증가분은 1942억 원으로 전체의 25%를 나타냈다.

엎친 데 덮친 격 카드가맹점 수수료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의 한숨이 더욱 커졌다. 현재 0.5% 수준인 수수료율이 0% 부근으로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 개정되면서 카드수수료 체계는 적격비용에 기반해 3년마다 운영되고 있다. 카드사 적격비용은 카드 결제에 필요한 원가 개념인데 ▲카드사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 수수료 등 결제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해 책정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1월 말 금융위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까지 내린 바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95.8%에 달한다.

카드사 노조는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시도가 있을 경우 총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