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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pick] '금융지주 중 첫 자사주 소각' KB금융…금투업계 "의미 있는 이벤트"

[IE 금융] KB금융(105560)이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소식에 9일 금융투자업계가 큰 호재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KB금융은 이달 6일 자사주 230만3617주(약 1000억 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발행주식수의 0.55%다. 미국이나 호주, 대만 등에 위치한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자사주 소각이 보편적이나, 국내에서는 KB금융이 처음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자본비율 산출 시 보유 중인 자사주는 이미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인 수급 영향일 뿐 실질적인 주주 가체 제고 효과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던 일각의 의구심이 해소됐다"며 "보유 자사주 1조2000억 원 중에서 소각 규모가 1000억 원에 그친 점은 아쉽지만 소각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케이프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성숙산업에서 우수한 자본력을 가진 KB금융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유지될 것을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소각 규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국내 은행주가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은행주 자본관리정책 및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 의미가 큰 이벤트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메리츠종금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3년 전 KB금융이 업계 최초 자사주를 매입할 때만 해도 시장은 환호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정책이라기보다 주가 방어를 위한 단기 수급 호재 또는 자회사 추가 지분 확보용 등으로 평가 절하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업종 대표주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 시행은 물론 투자심리 환기 및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벤트"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1.81%) 상승한 4만7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