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위안부 참상 알린 이 시대 운동가' 김복동 할머니 영면

[IE 사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8일 오후 10시 41분경 김 할머니가 암 투병으로 별세했다고 29일 알렸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총 23명으로 줄었다. 김 할머니는 약 1년 동안 암 투병을 해왔으며 영면에 잠들기 3주 전부터 병원에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4살 일본군에게 끌려가 22살이 돼서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계속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활동을 해왔다.

김 할머니는 199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UN세계인권대회'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며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러한 김 할머니의 활동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에는 투병 중에도 피해 할머니의 동의 없이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 측은 이날 11시부터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발인은 내달 1일이며 행렬은 서울광장과 일본대사관 앞을 거쳐 서울 추모공원으로 향한다. 김 할머니의 유해는 화장 후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복동 할머니께서 어제 영면하셨다. 흰 저고리를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열네 살 고향 언덕으로 돌아가셨다. 할머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됐다"고 제언했다.

이어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며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