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MZ고객 공략" 넥슨·컴투스·넷마블과 손잡는 은행권 

 

"최근 은행권에서 게임사와의 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래 주요 고객인 'MZ고객'의 관심을 끌고 게임업체들의 다양한 기술을 통해 기존 금융서비스보다 더욱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인데요. 참고로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입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로 유명한 게임업체 컴투스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 원(약 769만 주)의 투자를 진행했는데요. 컴투스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 기업 중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입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는 게임 기반 콘텐츠 사업과 금융 간의 시너지를 높일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는데요. 컴투스 측도 "게임과 인터넷은행은 디지털 기술력이 결집된 고도화된 미래 산업"이라며 "게임 및 유관 산업과의 업무·전략적 신규 사업 제휴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달 11일 하나은행은 넷마블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인 제휴를 맺었는데요. 양사는 금융과 게임을 연계한 금융 콘텐츠 개발, 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공동 마케팅 추진,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공동사업 발굴 등을 약속했습니다.

 

또 넷마블과 하나은행은 신규 자산 서비스를 접목한 게임을 개발해 웹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6월 출시할 감성 모험 RPG 제2의 나라: Cross Worlds의 게임대회를 하나은행배로 연내 개최할 예정인데요.

 

하나은행 박성호 행장은 "게임에 익숙하고 디지털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해 새로운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넷마블과의 협약도 이런 맥락에서 기존의 공급자적인 금융 서비스에서 벗어나 손님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e스포츠 프로 게임단 샌드박스 게이밍과 작년 12월 리그오브레전드팀(LoL팀)에 이어 지난달 21일 카트라이더팀, 피파온라인팀의 네이밍 스폰서십을 추가 체결했는데요. 이를 통해 샌드박스 게이밍이 보유한 e스포츠팀 전체가 '리브 샌드박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리브 샌드박스는 KB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인 ‘리브’와 '샌드박스 게이밍'을 결합한 명칭인데요. KB국민은행은 MZ세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은 e스포츠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마케팅 이벤트 협업으로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LoL의 한국 정규리그를 주최하는 LCK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부터는 후원 폭을 넓혀 아마추어 선수가 참여하는 하부 리그도 지원 중입니다. 권광석 은행장은 단기간에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끝내는 영업 수단이 아닌 e스포츠를 통해 MZ세대와 교감하고 장기간 함께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은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를 만든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는데요. 이 은행은 넥슨과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모델 발굴,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 추진, 금융과 게임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당시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은 "넥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최근 넥슨의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한 '신한은행 Hey Young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게임사에 손을 내민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급속화된 디지털 전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인데요. 비대면을 추구하게 된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려면 고객의 시선을 끌만한 경쟁력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가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오는 8월부터 모든 금융서비스를 총망라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핀테크 업체와도 경쟁해야 한다는 점 역시 이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시중 은행은 타 업종 업체보다 금융과 관련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있지만, 디지털 분야는 빅테크·핀테크업체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이미 검증된 정보기술(IT)업체들과 제휴를 진행하는 것인데요.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히트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IT 기술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아울러 대부분의 MZ고객은 게임과 친숙하기 때문에 게임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협업에 따른 모객 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권세환 책임연구원은 "e스포츠는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매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특화됐다는 점은 유스 마케팅을 고려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이어 "기업에게 e스포츠 마케팅은 유스고객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일 뿐만 아니라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대하는 대중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사회적 책임 경영(CSR) 일환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