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구속되면서 SPC그룹이 비상에 걸렸다. SPL 강선희 공동대표가 지난달 사임한 데 이어 황재복 대표가 노동조합(노조) 해체 혐의로 구속됐는데, 허영인 회장의 부재까지 겹치면서 SPC그룹 수뇌부 자리가 모두 비었기 때문.

5일 오전 2시7분께 서울중앙지법(부장판사 남천규)은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 SPC 자회사 PB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가 있다. 또 회사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 조합원을 지원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SPC 황재복 대표도 지난달 22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는데, 검찰이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SPC 각자 대표를 들어온 강선희 대표는 남편의 선거 운동 지원을 위해 지난달 2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렇게 황 대표, 강 대표, 허 회장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주요 사업에 대한 결정권자가 부재하게 됐다. 특히 SPC그룹이 공을 들이는 글로벌 사업에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지난 2015년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오는 2039년까지 매출 20조 원, 10만 일자리, 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바 있다. SPC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기준 미국, 중국, 프랑스 등 10개국에 약 555개 매장이 있다.

SPC는 이탈리아 진출을 위해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MOU가 최종 계약서가 아닌 만큼 경영 공백이 최종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현재 SPC는 중동 할랄 시장 진출, 미국 공장 건설과 같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SPC삼립과 파리크라상은 미국 현지 제조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한편, 앞서 허 회장은 사업상 일정과 같은 이유로 출석을 미루다가 지난달 25일 소환에 응했지만, 가슴 통증이 발생해 조사 한 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후 지난 2일 서울 한 병원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이와 관련해 SPC 측은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 환자에게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며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