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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늪' 빠진 보험업계, 상반기 순이익 '허우적'

저금리, 경제 불황, 자동차·실손 손해율 상승…국내 보헙업계 '침체기'
상반기 손보사·생보사 순이익 각각 29.5%, 32.4% 감소


[IE 금융] 저금리, 경제 불황, 자동차·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침체기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생명·손해보험사(생·손보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30% 급감한 것. 그러나 하반기에도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보사의 순이익은 1조4850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29.5%(6200억 원) 감소했다.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손보사의 보험영업 손실은 1조1132억 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2조2585억 원까지 치솟은 것. 

 

장기보험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5132억 원 확대된 2조1263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의 손실은 정비요금과 같은 원가 상승 탓에 전년 동기보다 4153억 원 늘어난 4184억 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 조한선 팀장은 "손보사들은 단기적 외형경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경영의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보사도 손보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1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1조204억 원)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있었던 삼성전자 주식매각 효과가 사라진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업손실이 늘고 투자이익은 줄어들었기 때문. 영업외이익도 변액보험 수입수수료가 감소하면서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금리 하락으로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내렸다. 이에 국고채는 지난달 22일 기준 1년, 10년, 30년물 금리가 각각 1.108%, 1.229%, 1.242%로 모두 기준금리보다 낮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자본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금리 위험(듀레이션 갭)이 확대될 수 있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은 "금리가 하락하면 이차역마진 확대, 책임준비금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확대 이외에도 자본성증권 발행 확대로 인해 보험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환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모형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자구적 리스크 관리를 유인하는 제도와 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초저금리 고착을 가정해 적극적인 부채 구조조정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계약이전, 계약 변경 등과 관련된 합리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