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To Be with You’ 함께 하기 위해 지켜야 할…

속도 그리고 거리

알람을 잘못 맞춰 의도치 않게 여유 있는 오전을 맞이한 일요일, 인공지능(AI) 스피커에게 노래 한 곡 들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베이시스트 빌리 시언이 나서 각 파트의 월드 클래스들만 모아 만든 레전드 밴드 '미스터 빅'의 노래를 요청했는데 대표곡 중 하나인 ‘To Be with You’를 들려주네요. 

 

이 곡은 1991년 나온 이들의 2집 'Lean into It'의 마지막 곡인 열한 번째 수록곡으로 빌보드 Hot 100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앨범 덮개 사진도 유명세를 탔고요.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 현장을 담은 사진입니다. 

 

 

그랑빌-파리 행 특급열차의 기관사가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려고 평상시보다 속력을 더 냈다가 발생한 이 사고의 발생일은 1895년 오늘입니다. 

 

이날 오후 4시경 몽파르나스 역에 도착한 열차는 속도를 이기지 못한 공기 브레이크의 비정상 작동과 기관사의 제동장치 조작 미숙 탓에 기본 정차 위치를 넘어선 것은 물론, 열차 맨 앞인 기관사 칸 정면 쪽으로 선로가 끊긴 형태의 두단식 승강장 완충장치를 넘어섰습니다. 

 

넘어서면서도 속력이 남았던 열차는 30m가량 거리의 역 대합실을 지나쳐 역 외벽의 대형 창문까지 뚫고 나오면서 10m 정도 아래의 르네 광장으로 떨어졌고요.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파이더맨 2의 열차 장면을 연상케 할 만한 사고였는데 불행 중 다행인지 신문 판매 일을 하던 여성 한 명이 세상을 떠났을 뿐 더 이상의 사망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부상자는 모두 여섯 명이었고요. 

 

사고 책임과 관련해 기관사 50프랑, 간수는 25프랑의 벌금을 내야 했을 뿐 다른 처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손 부위가 거의 없던 열차는 외벽을 뚫고 바닥에 추락한 모습 그대로 며칠간 방치됐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