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넷넥… 깔 수가 없는 게임회사

[IE 인터레스트] 작년 5월 국내 누리꾼들이 찾는 여러 커뮤니티에 넥슨을 조롱하는 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유머자료로 올라왔다. 이 자료는 한 해를 넘긴 지금 다시 부활해 커뮤니티 사이에서 이슈가 돼 떠돌고 있다. 게임업계 이슈인 만큼 이 자료와 엮여 덩달아 손가락질을 받는 업체가 없을 수는 없다.

그중 가장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 코스피 상장사인 넷마블(251270)이다. 유머사이트 '고급유머'에서 겜돌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한 누리꾼의 연관 댓글이 비난의 중심을 꿰뚫는다.

"게임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넷마블을 '성공하지 말았어야 한 회사'라고 얘기합니다. 넷마블의 성공이 업계에 끼친 패악이 큽니다. 언론으로 보도되는 건 빙산의 일각이고요. 대한민국 게임 개발 문화를 후퇴시키고 특정 경영인이 엄청난 재산을 축적했어요.  그 씨앗이 퍼져 '저런식으로 게임 개발자를 혹사시켜야 성공한다'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더 많아졌습니다.(후략)"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의 장수게임을 내세운 넥슨은 1분기 실적에 안도했지만 넷마블은 어닝쇼크에 빠진 상황이다. 넥슨은 이 기간 매출 8953억원, 영업이익 5413억원을 시현하며 최대실적을 넘어섰지만 넷마블은 매출 5074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으로 주춤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6.2%, 62.9% 감소한 수치다.

넷마블 측은 올해 하루 5시간만 의무 근무토록 해 야근 및 특근을 없애려는 목적의 '시간선택제'를 시행하는 도중 생긴 부득이한 타격이라고 응대한다. 이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실적 악화라는 업체의 진단은 그간의 성과가 게임개발자를 옥죄어 내온 방증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나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아냥이 따르는 등 게임개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넥스트플로어를 포함한 이들 업체는 로또만큼이나 당첨되기 힘든 확률로 아이템을 내걸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의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은 물론 과태료(총 2550만원) 및 과징금(총 9억8400만원) 제재를 받기도 했다.

지나친 과금 유도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신작 발표로 국내외 게임 마니아들의 원성을 산 바 있는 이들 업체에게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그다지 큰 흠집이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1년이 지나도 이 자료가 다시 이슈가 될 만큼 게임업계 환경은 변한 게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게임업체 사업부서의 입김이 게임 개발에 큰 영향을 준다. 외주든 하청이든 상관없이 사업부서가 택한 게임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들 사업부 담당자들은 매출 등에서 책임을 지고자 게임의 성공을 위해 독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게임개발자들이 토로하는 고충의 근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