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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유 가격 '동결' 극적 합의…내년 8월 ℓ당 21원 인상

 

[IE 산업] 올해 우유회사와 낙농가가 올해 원유(源乳)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우유 소비가 위축되면서 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진흥회는 전날인 21일 8차 회의를 열어 올해 원유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내년 8월 ℓ당 21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18년 ℓ당 4원보다 약 5배로 내년 8월부터 원유 가격은 ℓ당 1034원에서 1055원으로 오른다.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지난 2013년 도입된 원유 기본가격 연동제를 통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원유 기본 가격은 통계청에서 매년 5월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만약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미만일 경우 2년마다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한다. 

 

국내 우유회사는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할당된 원유를 생산비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에 낙농가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2018년 우유 생산비가 2017년보다 1.1% 증가해 협상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 생산비는 790원으로 지난 2017년보다 약 30%(23원) 증가하자 낙농가는 ℓ당 21∼26원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했었다. 여기 더해 지난 2년간 인건비, 사료비와 같은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우유회사들은 올해 코로나19 확산 탓에 개학이 연기되면서 급식 우유사업이 타격을 입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었다. 여기서 우윳값을 올리게 될 경우 우유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팽팽한 공방 끝에 낙농가는 일단 우유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 8월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내년에는 가격 인상이 확실해진 만큼 흰 우유뿐만 아니라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치즈, 아이스크림를 비롯한 관련 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18년 원유가격이 ℓ당 4원 오르자 서울우유, 남양유업이 가격을 각각 3.6%, 4.5% 인상한 바 있다.

 

한편, 우유업계와 낙농가는 오는 28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합의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