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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소주 6000원?…주류 가격 '들썩'

 

[IE 산업] 지난해 주류 가격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올해 또다시 주류 가격이 올라 '소주 6000원 시대'가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 가운데 작년 주류 물가 상승은 소주와 맥주가 이끌었다. 소주는 7.6% 올라 2013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으며 맥주는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처럼 작년 소주와 맥주 물가가 오른 것은 주류회사들이 수년 만에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해서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2월 '참이슬·진로' 출고가를 3년 만에 7.9%, 3월 테라·하이트 출고가를 6년 만에 7.7% 올린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해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3년 만에 6∼7% 인상했으며 11월에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맥주의 경우 보리·알루미늄와 같은 맥주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등이 오른 것이 출고가 인상에 영향을 끼쳤다. 또 작년 4월부터 맥주 세금이 전년보다 ℓ당 20.8원 올라 855.2원이 된 것도 맥줏값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소주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출고가 인상에 한몫했다. 이 가운데 소주 원료인 주정 가격이 지난해 10년 만에 7.8% 뛰었다.

 

출고가 인상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소주 출고가가 오르자 한 병당 판매가격을 100~150원씩 인상했다. 참이슬 기준으로 편의점 소주 가격은 1800원대에서 1900원대, 대형마트 소주 가격은 1200원대에서 1300원대로 껑충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주류값 인상이 또 한 번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4월부터는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ℓ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또 소주는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되진 않았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중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응답했다.

 

음식값보다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 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도 출고가가 오르면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가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은 아직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