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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년 만에 비상계엄' 윤 대통령, 선포 철회…증시 포함 후폭풍 '촉각'

 

[IE 정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 요구를 받아들여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이는 전날인 3일 오전 10시27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6시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개최해 "저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며 "다만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 찾았더니…45년 만에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나뉘는데, 윤 대통령이 이번에 내린 비상계엄은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으며 박 사령관은 '계열사령부 보고령(제1호)'를 냈다. 이는 계엄사령관이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 및 사법 업무를 관장하고 군사상 필요할 때는 위반자에 대한 영장 없는 체포와 처벌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계엄 선포 이후 곧바로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모든 국회의원은 지금 즉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이에 여야 의원은 즉시 국회로 집결했으며 시민들도 서울 여의도에 모여 무장한 군인들 앞에 나섰다. 계속된 충돌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 1시40분쯤 출입증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제한했던 국회 출입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배반했다. 이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비판했으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기에 국민과 함께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임 국군 통수권자로서 당부한다. 군은 국민에 맞서는 잘못을 다시는 범해선 안 된다"며 "반헌법적인 계열 선포가 초래할 안보 위기에 대비하는 게 지금 이 시기 군의 임무이고 사명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해제했지만…후폭풍 우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새벽 1시경 여의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때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이후 해제 결정과 함께 윤 대통령은 "그렇지만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급락했던 증시 관련 지표들은 국회의 계엄 해제안 가결 후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옵션지수는 이날 오전 2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20포인트(2.48%) 내린 322.80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전일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계엄이 선포된 이후 하락 전환해 한때 낙폭을 5% 이상 키운 것. 이후 오전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급락세는 일단락됐다.

 

환율도 요동을 치며 마감했다. 이날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3시30분)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영국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인 오전 2시로 연장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이날 오전 1시30분 부원장 및 주요 업권 부서장이 참여하는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라"고 주문했다.

 

한국은행(한은)도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이창용 총재 주재로 심야 긴급회의를 열어 "거시 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한은 차원의 주요 대응 조치는 4일 오전 전 간부 참석 회의와 임시 금통위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밤새 우리 증시 관련한 해외상품들의 거래 동향을 살핀 뒤 오전 7시30분경 정상 운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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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이후 계엄령은 모두 16번 선포됐으며 이 중 비상계엄령은 12번.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심야에 기습적으로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