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MG손해보험(MG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화재가 완전한 인수를 이루기 위해서 MG손보 노조와의 협상 및 MG손보 재무 개선이 주요 관건으로 꼽힌다.
10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따르면 전날 예보는 MG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실사를 비롯해 의견 조율이 남아있지만 큰 변수가 없는 이상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메리츠화재의 MG손보를 품게 될 경우 자산 규모가 약 44조 원으로 늘어나 자산 기준 손보업계 3위 현대해상와 비등해진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 총계는 ▲삼성화재 84조 원 ▲DB손해보험 49조 원 ▲현대해상 44조 원 ▲메리츠화재 40조 원 ▲KB손해보험 37조 원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MG손보 자산은 4조 원이다.
다만 MG손보 매각은 정상화를 위한 자금 부담 탓에 계속 실패했다. 예보는 앞서 작년 1월과 10월에 이어 올해 7월과 8월 매각 입찰을 나섰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MG손보 매각 예상 가격은 2000억~3000억 원이지만 인수 이후 정상화 비용은 약 1조 원 이상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
이에 예보는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닌 자산부채이전방식(P&A)으로 매각을 진행하며 원매자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4000억~5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A 방식은 우량한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고 고용승계 의무도 없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는 우량 자산만 선별하는 P&A 방식을 통해 노동자들을 해고할 우려가 있다며 메리츠화재의 MG손보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이번 인수전에 갑자기 끼어든 이유는 600명이 넘는 노동자를 부실 계약과 묶어 털어 내고 좋은 계약, 우량자산만 선별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를 거쳐 인수자로 확정되면 MG손보 노동자들은 실직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의 메리츠화재 검사 결과 발표 지연,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의 매각 절차 개입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성급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비판했다.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 후 장기 수익성 확보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와 관련해서 '주주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친 바 있다.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 김용범 부회장은 "MG손보 관련해서는 매각 절차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답답하겠지만 기다려 주면 지체없이 공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2분기 IR에서 말한 것처럼 주주 이익과 주주 환원에 만족할 경우 진행하고 아닐 시에는 중단할 것"이라며 "MG손보를 포함해서 국내외 여러 회사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 1분기 말 MG손보 지급여력비율(K-ICS)은 42.71%로 작년 말 64.02% 대비 21.31%포인트(p) 하락했다. 이 비율이 100%보다 낮다는 것은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100%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츠화재 채널 확장 면에서도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보험대리점(GA)채널이 중심인데, MG손보 역시 전속 채널이 없고 GA채널에 치중됐기 때문.
이와 관련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만큼 실사와 협상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보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 불발 가능성도 열어뒀다. 예보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에 배타적 협상 기간이 부여된다"며 "협상 결렬 시 새로운 회사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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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부터 업계 1위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사업 확장 가속도. 지난해 11월부터 메리츠화재를 이끄는 김중현 대표는 취임 당시 2025년까지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메리츠화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4928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2% 증가하며 종전 최대 이익 기록을 뛰어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