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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 전국 방방곡곡 산불 재난…처참한 현장에 금융권·대기업 '총출동'

 

[IE 사회] 경상남도 산청 산불과 울산 울주 산불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가운데 경상북도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까지 확산하면서 전 국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26일 오전 충북 영동 야산에서도 불이 났다.

 

이렇게 전국 산발적으로 일어난 산불 탓에 인명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한창 농사 중이던 논과 밭, 과수원 및 삶의 터전과 문화재까지 큰 피해를 보며 '국가적 위기'를 맞았다.

 

이에 당국과 소방청은 산불 진압에 진땀을 흘리고 있으며 재계를 비롯한 여러 기업과 금융사들이 복구를 위해 적극 나섰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발령…문화재도 소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청은 전날인 25일 전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심각 단계는 이번이 처음인데, 이 단계로 상향 시 지역 소속 공무원의 4분의 1 이상과 소속 공익근무요원 2분의 1 이상이 상시 대기해야 한다. 또 군부대 사격훈련도 중단되며 입산 통제구역에 대한 허가도 중지된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산청과 하동 산불 진화율은 80%로 집계됐으며 산불 영향 구역은 1685핵타르(ha)로 확대됐다. 인명 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5명 등이다. 여기 더해 산청 산불을 진압 중이었던 공무원과 진화대원 4명이 숨졌다. 진화율은 높아졌지만 이날 오후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산불이 번지면서 집중적으로 방어라인을 구축 중이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은 발생 20시간 만에 100% 진화됐으며 산림당국 관계자들이 잔불과 뒷불을 처리 중이다. 피해 면적은 63ha로 추산되며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다.

 

 

그러나 의성에서 시작해 안동, 청송, 영양 등으로 번진 산불 진화율은 거센 바람과 함께 건조한 기후 탓에 이날 오전 5시 기준 진화율은 ▲산청·하동 80% ▲의성·안동 68% ▲울주 온양 92%다. 이들 지역의 산불 영향 면적은 1만7534ha, 사망자는 14명이다.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은 문화재도 위협하고 있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의 경우 이번 산불로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가운루와 연수전을 포함한 건물 30여 채가 소실됐다.

 

 

의성의 천년사찰인 운람사는 이번 산불로 대웅전을 비롯해 주요 건물 6곳이 전소됐다. 그나마 승려들이 유형문화유산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불상, 불화 현판 등 유물 24종을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겨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문신 김계행이 지은 정자이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안동 '만휴정'는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근처 소나무에서 그을린 흔적만 있을 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안동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이 같은 위기가 다가왔지만, 한고비를 넘겼다. 다만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 병산서원 현판은 세계유교박물관에 미리 이송하기도 했다.

 

◇금융권, 발 빠르게 상담센터 설치…안정자금·대출이자·카드값 청구 유예

 

금융위원회는 이번 산불과 관련해 전 금융권으로 구성된 피해지원 금융상담센터를 설치했으며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놨다.

 

우선 산불 피해 가계에는 ▲최대 2000만 원 은행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하나은행은 5000만 원) ▲기존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지원 ▲보험료 납입유예 및 보험금 신속지급 ▲카드결제대금 최대 6개월 청구 유예 ▲연체 채무에 대한 특별 채무조정 등을 실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산불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기존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이에 맞춰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 금융지주부터 아이엠·부산·경남 등 지방 금융권도 각종 방안을 마련했다. KB국민지주의 경우 10억 원의 성금을 기부했으며 은행에서는 피해 금액 범위 내에서 특별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10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으며 산불 진화 도중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은 대원과 공무원을 위한 긴급 지원도 펼친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의 최대 5억 원의 신규 여신을 실행 중이며 작년 신설한 재난·재해 기부금 제도를 활용해 이재민과 봉사자들을 위한 구호 급식 및 긴급구호세트, 긴급쉘터도 함께 내놨다.

 

하나금융은 10억 원의 성금과 함께 중소·중견기업과 개인사업자에 최대 5억 원의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대한적십자사에 10억 원을 기부했으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운전자금·시설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2억 원의 지원금을 전달했으며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3000억 원, 개인고객에게는 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다. 이 외에도 이동 밥차를 산불 피해 현장에 파견했다.

 

BNK금융은 3억 원 성금 기탁 및 5억 원 규모의 중·단기 특별 금융지원을 준비했다. 또 피해 주민들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약품 등 구호 물품을 제공하고 현금 인출, 카드 재발급 등 금융서비스 편의를 돕기 위한 이동형 금융서비스 차량도 대령했다.

 

경남은행 임직원 50여 명은 지난 22일 산청군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했으며 이후 피해 지역 초중고 교육 지원, 산불 예방 및 환경 복구 지원, 지역 제품 소비촉진 캠페인 등 중장기 지원을 진행한다.

 

제2금융권도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전 카드사는 최대 6개월 상환유예 및 피해 발생 후 신규 대출 금리를 최대 30% 낮췄다.

 

일부 카드사는 결제대금 유예 종료 후 분할 상환(신한·현대), 산불 피해 이후 발생한 연체료 면제(KB국민)나 감면(롯데·우리·현대), 연체금액 추심 유예(롯데·우리·하나·현대) 및 분할상환(롯데·하나) 등도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는 여기에 일시불 분할납부 전환(분할납부이자 감면) 및 카드론 만기 연장을 해준다.

 

보험업권은 산불 피해 고객이 보험금 청구할 때 심사 및 지급의 우선순위를 상향했으며 보험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더불어 산불 피해 고객의 보험료 납입의무를 최장 6개월 유예했으며 보험계약 대출 신청 시 대출금을 빠르게 내준다.

 

금융지원 신청을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재해피해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센터, 읍·면사무소에 가거나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접속하면 된다.

 

이 밖에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총 10억 원 규모의 성금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재계·유통기업도 분주…대피소에 필수품·식품·와이파이 '등장'

 

재계와 유통기업도 발 빠르게 산불 피해 지역에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성금 5억 원을 기부했으며 이마트를 통해 긴급구호세트, 이마트24를 통해 마스크와 음료, 에너지바 등을 전달했다.

 

삼성은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로,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들을 위해 재해구호키트 1000개와 거주용 천막 600개도 제공하기로 했다. 한화도 10억 원의 성금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CJ는 5억 원의 성금을 내놓고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을 통해 햇반, 비비고, 맛밤, 뚜레쥬르 빵, 음료수 등의 구호품을 지급했다.

 

롯데는 10억 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맡겼으며 롯데웰푸드를 통해 3억3000만 원 상당의 식료품, 호텔롯데를 통해 긴급구호세트를 내놨다. 울산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계열사는 울산 울주군에 제공할 생수 2만 병을 마련했다.

 

SK그룹은 20억 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물품을 전달했으며 계열사 SK하이닉스는 하이세이프티 사업을 통해 텐트와 바닥 매트, 구호키트를 제공했다. SK텔레콘, SK브로드밴드, SK오앤에스 등 계열사도 이재미 주거시설에 인터넷티비(IPTV) 및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성급 20억 원과 함께 피해 지역에 세탁·방역 구호차량 6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를 투입해 피해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휴식을 돕는다. 아울러 화재 피해 차량에 대한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하고 수리 후 무상 세차도 실시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성급 20억 원 기탁 외에도 계열사를 통해 임시대피소에 공기청정기와 같은 가전제품 지원, 가전제품 무상 수리 이동서비스센터 운영, 5억 원 규모의 칫솔·치약·샴푸·바디워시 등 생활품을 기부했다.

 

LG유플러스는 구호활동 지원을 위해 배터리 충전 차량을 운영, 임시 와이파이 서비스를 준비했을뿐더러, 또, 현장 아동을 위한 색칠 그림책·장남감 등으로 구성된 아동용 키트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동물자유연대와 반려동물을 구호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도 20억 원의 재해성금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처럼 주요 계열사 본사가 위치한 경북지역에 위생용품, 이불, 비상식량 등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키트를 제작했다.

 

두산은 5억 원, HD현대는 10억 원 규모의 성금을 지원했다. 특히 HC현대 계열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굴삭기와 인력도 투입했다. HD현대중공업은 도시락 1500인분을 현장에 투입한 공무원에게 나눠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총 4억 원의 구호 성금과 자사 유통 판매처를 통해 피해 농가의 흑돼지, 딸기, 산나물 등 특산물 판로 지원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쿠팡은 대한적십자와 경북 의성군청에 생수·음료·간식 등 1만5000여 개, 경북도교육청에 마스크 약 1만5000개, 경남 하동 옥종초등학교에 장갑 5000여 개 등을 제공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각 사의 편의점 GS25와 CU를 통해 생수, 라면, 캔커피, 파이류, 물티슈 등을 공급했다. SPC그룹도 지난 24일 빵 5000개와 생수 2000개를 지급한 데 이어 25일과 26일 각각 8300개, 8000개를 추가 지원했다. 농심과 농심켈로그는 라면과 백산수 등으로 구성된 이머전시 푸드팩 3000세트 및 컵 시리얼, 에너지바가 담긴 긴급 구호 식품 4만800인분을 내놨다.

 

이 외에도 오뚜기는 컵라면, 컵밥 등 취식이 용이한 제품 총 1만여 개, 하이트진로 생수(석수 500ml) 15만 병,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캔커피, 시리얼 바 등 3000만 원 상당의 구호물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멸균우유 2만3400개를 내놨다. 오비맥주도 재난 구호용 생수 총 2만4640병을 전달했으며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강민희·김수경·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