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금융] 작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20조 원 넘게 감소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27조916억 원으로 전월보다 21조1285억 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9조9277억 원으로 전월보다 3872억 원 증가했지만, 지난 2023년 12월 대비 5조9355억 원 줄었다.
정기예금 잔액을 보면 작년 4월 872조8820억 원 이후 계속 늘어나 같은 해 11월 948조2201억 원까지 많아졌다. 이는 이달 말 한국은행(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고금리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실제 한은이 지난해 11월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리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하 릴레이'가 펼쳐졌다. 통상 은행권은 시장금리가 내려갈 경우 대출금리보다 조정이 자유로운 예금 금리부터 내린다.
은행연합회 통계를 살피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 금리는 평균 2.64%로 작년 초 3%대 후반보다 크게 떨어졌다.
적금금리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은 작년 12월 모두 한 차례 이상 정기 적금 기본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30일 8개 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0.05~0.2%p 줄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23일20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만기에 따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역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되면서 당분간 정기예·적금 금리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 하방압력이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알렸다.
이런 가운데 고금리와 유동성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워 고객을 모집하는 은행도 눈에 띈다. 다만 선착순으로 모집하거나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 주거래, 납입액, 기간 유지 등 여러 조건에 만족해야 한다.
KB국민은행 'KB스타퀴즈왕적금'은 최고 연 10% 금리를 주는 상품인데, 100일 동안 월 최대 2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저축과 동시에 매일 KB국민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한국사 퀴즈를 맞혀야 우대금리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납인 가능한 금액이 다른 적금보다 적기 때문에 이자도 적을 수밖에 없다.
복권처럼 희박한 확률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전북은행은 현재 최고 연 13.3%의 금리를 제공하는 JB슈퍼씨드 적금을 판매하고 있지만, 기본금리는 연 3.3%, 이벤트 우대금리가 10%다.
이 상품에 월 1만~50만 원을 입금하면 가입자에게 '씨드'가 지급되는데, 해당 씨드가 슈퍼씨드면 우대이율을 적용받는 것. 슈퍼씨드 당첨 확률은 0.2%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