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5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이던 국내 수입물가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탓에 지난달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9% 뛰며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5.9% 떨어진 수치다.
수입물가는 지난 2월 1.0% 떨어지기 시작해 다섯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다시 뛴 것. 우선 이 기간 원재료가 원유와 같은 광산품을 중심으로 1.5% 올랐다. 또 중간재에서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보다 0.6% 뛰었다.
이는 환율 상승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 전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75.22원으로 올 6월 1366.95원보다 0.6% 증가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도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두바이유가는 6월 평균 배럴당 69.26달러에서 7월 70.87달러로 2.3% 확대됐다.
이와 관련해 한은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 광산품과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올라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전망에 대해 "수입물가는 국제 유가와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8월 들어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전월 대비 다소 하락했지만 환율은 상승했다"며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도 전월 대비 1.0% 상승, 전년 동월보다는 4.3% 하락했다. 이 역시 고환율, 고유가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7월 농림수산품은 전월보다 4.2% 뛰었으며 공산품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석탄및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0% 올랐다.
품목별로 살피면 반도체 관련 품목 상승세가 눈에 띈다. 디램(DRAM)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8.6%, 오른 것. 이 외에도 냉동수산물(5.1%), 제트유(5.6%), 경유(4.7%) 등의 상승 폭도 컸다.
한편,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운송장비 등이 확대해 지난해 7월보다 8.2% 뛰었다. 수출금액지수는 4.3%, 수입물량지수는 7.8% 상향세를 보였다. 수입금액지수는 1.8% 뛰었다.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5.6%)이 수출가격(-3.6%)보다 더 크게 하락해 2.1% 증가했다. 이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1%)와 수출물량지수(8.2%)가 모두 올라 10.5%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한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됨.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뛰면 기업 생산비도 덩달아 오르는데, 이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유발.
제조업체의 경우 수입 원자재나 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전자·화학·기계 산업 등 중간재 비중이 높은 산업에 타격이 큼.
더불어 수입금액이 늘어나면 무역 적자가 심화할 가능성이 존재. 이때 수출물가가 같이 오르지 않을 경우 교역조건이 악화해 국가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음.
여기 더해 수입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