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태광산업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위해 시도한 애경산업 인수에 대해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K-뷰티 진출의 출발점이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29일 태광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생활용품 및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약 4000억 원)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 유태호 대표는 주주 서한을 통해 "K-뷰티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고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알렸다.
여기 더해 이 회사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업에도 나선다. 유 대표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투자는 글로벌 브랜드 신뢰성과 서울 도심의 핵심 입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속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안정적 에너지 확보는 비용 절감은 물론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는 게 유 대표의 입장이다.
이 같은 신사업 추진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으며 올 상반기 역시 약 1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태광산업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고수익성이 입증된 사업은 증설과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해 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로 했다. 면방공장과 저융점 섬유사업을 정리하고 중국 스판덱스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모다크릴(가발용 섬유 소재)과 방호·방탄 소재, 통신용 광케이블, 고무 보강재 등에 쓰이는 아라미드, 금 채굴 핵심 소재인 청화소다(NaCN)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내달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개정을 진행한다. 정관에는 화장품 제조·매매,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에너지 관련 사업 등을 추가하는 안건과 이부의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유 대표는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단순한 절차적 변경이 아니라 회사가 주주에게 약속한 성장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경영 현황을 주주님께 성실히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제언했다.
또 최근 교환사채(EB) 발행 논란에 대해서는 "가처분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점은 회사로서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언급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27일 자기주식 중 24.41%를 교환대상으로 EB를 발행, 애경산업 지분 인수 자금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해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문제를 제기해 EB 발행 무효 확인과 이사의 위법 행위 유지 청구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는 "법원은 지난 10일 법령 위반이나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봐서 기각했다"며 "향후 이해관계자 의견과 급변하는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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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로 열린 '자기주식 EB의 법적 쟁점' 세미나에서 이번 태광산업 선택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이 대두.
법원은 자기주식을 '이미 발행된 주식의 매매 대상'으로 보는 자산설을 택해 EB 발행을 전환사채와 구별했지만, 학계는 이런 자기 추식 처분이 신부 발행과 동일한 효과라는 주장.
서울대학교 송옥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기주식 취득은 이익 배당과 같은 것이고, 자기주식 처분은 신주 발행과 같다"며 "주주에게 미치는 효과가 같다면 법적 판단에서도 이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