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사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어려움과 주거비 부담이 단기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생애 전반의 소득·자산 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은행(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이 발표한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에 따르면 첫 취업 소요기간이 1년 이상 비중은 지난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올랐다.
이와 관련해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이재호 차장은 "청년층은 어느 시대나 경제활동 진입기라는 특성상 축적된 자산과 경력이 부족해 타 연령층 대비 경제적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초기 구직 과정과 주거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취업 지연되면서 노동시장을 이탈한 청년도 빠르게 늘고 있다. 19~34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 2003년 20만 명대에서 2024년 40만 명대를 넘어선 것.
현재 청년세대 고용 여건은 거시통계로만 보면 2010년대 초중반보다 나아졌지만, 이면에는 기업 성장 사다리 약화와 고용 경직성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 차장은 "청년층이 구직을 미루는 가운데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채용 확대가 초기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지연이 '상흔효과(scarring effect)'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상흔효과는 사회초년생이 구직에 실패한 이후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전 생애에 걸쳐 삶의 질이 낮아지는 상황을 뜻한다.
또 미취업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뒤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은 66.1%였지만, 3년 이상이면 56.2%까지 내려갔다. 더불어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나면 현지 실질임금은 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여건도 크게 악화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의 1인 가구가 늘었지만,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은 부족해 월세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고시원을 비롯한 취약 거처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면적(14㎡ 이하) 거주 비중은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올랐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은 자산 형성과 인적자본 축적을 동시에 제약하고 있다. 한은의 분석을 보면 주거비가 1% 상승할 때 총자산은 0.04% 감소했으며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p) 늘면 교육비 지출 비중은 0.18%p 줄었다.
이는 청년층의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전체 연령 대비 청년층 부채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뛰었다. 이 차장은 "이런 부채 증가는 이들의 소비 여력을 줄일 뿐 아니라 교육이나 직업 등 미래 투자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청년 고용·주거 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 기반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거시경제적 리스크"라며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이중구조 개선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청년층의 일 경험 지원사업을 확대해 이들의 노동시장 이탈을 완화하는 한편, 최소한의 주거 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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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효과는 지난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사이 버블 붕괴나 리먼 사태 이후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의 '취업 빙하기 세대'나 '잃어버린 세대' 사례와도 유사.
당시 일본의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1991년 81.3%에서 2003년 55%까지 떨어졌으며 15~24세 비정규직 비중은 1990년 20.5%에서 2005년 47.7%까지 급증.
이들은 현재 일본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년층이 됐지만 여전히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 사회 진입기 고용 충격의 후유증을 앓고 있음.
특히 '프리터(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라는 용어가 확산하며 사회적 차별과 소외를 낳기도. '기민세대(棄民世代, 버려진 국민)'라는 표현도 등장.
이에 따라 80대 고령 부모가 50대 무직·은둔형 자녀를 부양하는 사회적 현상인 '8050문제'도 대두. 고령 부모 연금에 의존해 살아가는 구조에서 비롯됐으며 부모 사망 후 연금이 끊기는 상황이 두려워 시신을 방치하는 극단적 사건도 발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