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간만에 생 아몬드를 사서 볶았습니다. 따끈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그리운 날이었죠. 생 아몬드는 청산가리 냄새가 나고 독성물질이 있어 날로 먹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이 독성물질은 살구, 복숭아, 은행, 매실 등 핵과류 과일의 씨앗이 함유한 청산 화합물(사이안 배당체)로 아몬드에서 처음 발견해 이같이 명명했다고 하죠. 아몬드(almond)'는 그리스어 ‘아미그달라(amygdala)’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고요. 아미그달린 그 자체에는 독성이 없지만 장내 효소활동으로 시안화수소를 만드는데 이것이 우리가 아는 청산가리 성분입니다. 악당조직의 약물 탓에 고등학생에서 어린 아이가 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일본의 유명 추리만화 등을 보면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살피다가 생 아몬드 냄새가 난다며 청산가리에 의한 타살을 추측하는 내용이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인류의 40%가량은 생 아몬드에서 나는 청산가리 냄새를 맡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 도처에 널린 식용 아몬드에도 극소량의 아미그달린이 들어있으나 50kg 이상 섭취해야 반수치사량에 이르는 만큼 생으로 먹어도 무방하고요. 아몬드를 생것이 아니라 구워서 파는 이유는 아미그달린 제거가 아니라 풍미 개선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다만 임산부나 모유 수유 중인 경우는 혹시라도 신생아에게 미칠지 모를 영향을 감안해 구운 아몬드를 먹는 게 안전하고요. 건강한 일반 성인도 아몬드의 기름성분과 칼로리를 고려해 하루 스무 알 정도만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아몬드와 청산가리를 언급하니 마침 30여 년 전 오늘, 세간에 알려진 사건 하나가 떠오르네요. 1997년 7월에 공작선, 반잠수정을 타고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안으로 침투한 이래 10월27일, 울산에서 체포된 대한민국 남파 공작조 최정남, 강연정의 부부간첩 사건, 혹시 아시나요? 이들이 유명한 이유는 희극을 방불케 한 허술함 때문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당시 해안 침투 후 통영에서는 버스 요금을 낸 후 잔돈 꺼내는 방법을 몰라 운전기사 옆에 한참을 서있고 여의도 잠입 시엔 점심 식사를 하던 중 메밀국수 먹는 법을 몰라 간장소스를 국수에 붓다가 바지를 적시기도 했답니다. 또한 여성용 생리용품이 필요했지만 아기 기저귀를 구입하고 대한민국 말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둘이 멍하게 있던 적도 많았다네요. 특히 이들은 포섭 대상이던 재야 단체 간부에게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이 간부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지금 국가정보원)의 공작으로 의심하면서 부부를 신고해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 사건은 정부의 관련 상황 파악 후 같은 해 11월20일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도했으나 한보사태를 위시한 외환위기 이슈에 묻혔죠. 당시 안기부는 심문 전 몸수색으로 신체 곳곳에 숨긴 자살용 독약 앰플을 여러 개 찾아냈지만 여 수사관과 화장실에 간 강연정은 신체 은밀한 부위에 숨겼던 앰플을 순식간에 꺼내 입에서 터뜨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찾아낸 앰플 끝에는 꺼내기 용이하도록 실이 달려있었지만 이 앰플만 실이 끊어진 상태였다죠. 미리 앰플을 삼켰다가 대변을 본 후 찾아내 입에서 터뜨렸다는 얘기도 있으나 둘 중 무엇이 사실인지는 취재로 파악하기가 힘드네요. 남편 최정남은 전향 후 국방부 정보본부에서 북한 정보 분석업무를 담당 중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남조선 혁명의 의지를 담은 이름의 아들 최남혁 군은 북한에 남아 고아로 자랐을 테니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네요. 이 사건 이후 국가정보원에서는 내시경을 전공하고 임상경험이 있는 내과 의사를 임기제 직원으로 채용 중이랍니다. 꼭 내과 의사만 뽑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춰 치과, 정신과, 영상의학과 등 각 분야 적절히 선별 채용하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과 사람의 공존'을 토대로 AI 기술을 적용한 영업점 'AI 브랜치'를 18일 서울시 중구 서소문점에 열었습니다. 이날 오전 신한은행에는 AI 브랜치를 경험하기 위해 많은 고객이 방문했는데요. 이곳은 현재 활용되는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AI 기술을 더해 구현된 미래형 영업점의 '테스트 베드'입니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은 행장 시절부터 테스트 베드를 중요하게 여겼는데요. 본점에서 만든 혁신 서비스를 고객에게 직접 시연하고 피드백을 받아 진정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AI 브랜치를 위해 신한은행은 올해 금융권 최초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개발을 시작했고 AI가 고객 업무 관련 데이터를 학습한 후 스스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죠. 이 결과, AI 브랜치에 방문하는 고객은 입구에 있는 'AI 은행원'을 통해 빠르게 상담 가능한 창구를 안내받을 수 있을뿐더러, 계좌·체크카드 신규 발급, 외화 환전·통장 거래내역 출략, 증명서 발급 등 자주 발생하는 업무들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AI 브랜치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간 제약 없는 서비스 제공을 꼽았는데요. 신한은행 문성기 부지점장은 "현재 AI 은행원이 업무를 처리하는 AI 창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지만, 목표는 24시간 365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단순 반복 업무를 AI 은행원이 바로 안내, 처리하기 때문에 실제 은행원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대출이나 청약과 같은 전문적인 상담을 보다 깊고 상세하게 받을 수 있다네요. 이날 실제 봤던 AI 은행원은 정말 빠르고 신속하게 고객과 소통했는데요. 일례로 입구에서 번호표를 뽑기 전 AI 은행원에게 '적금'이라는 정확한 단어 대신 "돈 모으러 왔어"라고 해도 적금 관련 상담 창구를 안내한 뒤 번호표를 제공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환전' 대신 "지폐를 외국 돈으로 바꿀래"라고 말을 건네도 '환전'에 대한 상담 창구를 알려줬고요. 때문에 고령과 같은 금융취약계층 고객도 어려운 금융 단어나 디지털기기 조작이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금융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익숙한 젊은 고객에게도 AI 브랜치는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환전이나 통장 거래내역 출력처럼 영업점에 꼭 방문해야 하는 거래를 이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앱을 통해 환전을 신청했어도 외화는 은행 영업시간에 영업점을 반문해야 찾을 수 있는데요. AI 브랜치에서는 영업시간이 아닌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바로 환전 후 찾을 수 있습니다. AI 은행원은 AI라는 이유로 신뢰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최소화했는데요. 현재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고객 만족 우수직원을 모델로 삼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직원들의 친숙한 말투와 행동을 학습했으며 외국인 고객을 위한 외국어 소통 능력도 갖췄고요. 특히 고객이 사투리를 써도 보정 기술을 통해 AI 은행원이 무리 없이 상담을 소화할 수 있는데요. 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행장이 첫 AI 브랜치를 시연했을 때도 무리 없이 상담이 진행됐다"고 귀띔했습니다. 향후 신한은행은 AI 브랜치의 꾸준한 학습을 통해 내년 이후부터 업무 범위를 점차 늘릴 예정인데요. 여기 더해 이용 시간 확대 및 타 지역으로의 확대로 더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약 22일 만에 가입자 1만 명이 넘은 저축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상품인데요. 이는 지난달 22일 판매된 지 이달 12일 기준 가입자 1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도입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가입자 수보다 두 배 빠른 수치인데요. 내일채움공제는 출시 60일이 돼서야 1만 명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는 중소기업 재직자의 장기간 재직 유도와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등장했는데요. 중소기업 재직자는 월 10~50만 원(가입 단위 1만 원)을 5년 동안 매달 내면 기업이 재직자 납부금의 20%를 추가로 보태주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재직자가 10만 원, 30만 원, 50만 원을 각각 내면 기업은 2만 원, 6만 원, 10만 원을 수납해야 하는데요. 이 경우 각각 5년 뒤 806만 원(재직자 납입금 600만 원), 2418만 원(납입금 1800만 원), 4029만 원(재직자 납입금 300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재직자의 경우 기업은행이나 하나은행에서 편한 날짜에 매월 입금하면 되지만, 중소기업은 5, 15, 25일 등 지정일이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하고요. 특히 가입 시점 기준 만 34세 이하의 청년근로자의 경우 90%, 일반근로자는 50%까지 소득세 감면 혜택이 있습니다. 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에도 납입한 지원금 비용 인정과 법인세 감면 혜택이 적용되고요. 이번 가입자 1만 명 돌파에 대해 중기부 오영주 장관은 "중소기업 사장님들과 재직근로자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에 감사드린다"며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중소기업의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업은행 'IBK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 ▲기간: 5년제 자유적립식. ▲납입 한도: 매월 10만~50만 원 ▲금리: 기본금리 연 3.0%에 최대 연 2.0%(포인트(p) 우대금리 제공. ▲우대금리 조건: ①급여이체 실적 연평균 6개월 이상인 경우 연 1.0%p ②지로·공과금 자동이체 실적(월 2건 이상) 연평균 6개월 이상인 경우 연 0.5%p ③카드 이용 실적 연평균 200만 원 이상인 경우 연 0.5%p. ◇하나은행 '하나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 ▲기간: 5년제 자유적립식. ▲납입 한도: 매월 10만~50만 원 ▲금리: 기본금리 연 3.0%에 최대 연 2.0%(포인트(p) 우대금리 제공. ▲우대금리 조건: ①급여이체 실적 연 1.4%p ②하나카드 결제 실적 연 0.5%p ③마케팅 동의 연 0.5%p. ▲이벤트: 다음 달 말까지 가입자에게 5000 하나머니 지급. 더불어 이 상품에 가입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기업 대표자 앞으로 최대 50만 하나머니 지원.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한국인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의 인기가 유럽에서도 여전합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를 틀 삼아 만든 연극과 전시회에 연일 많은 이들이 몰리고 있답니다. 특히 동명의 이탈리아 연극은 프랑스 파리 무대에 올라 480석, 8회 공연 전 좌석 매진 사례를 작성했다고 하죠. 원작 소설을 읽고 싶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이었다는 관객의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한강의 소설책은 아직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 달 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 무대에 우리말 소개와 함께 한 작가가 등장할 예정이라니 가슴이 더욱 벅차오르네요. 노벨상을 받은 후 일생 누리지 못했던 인기를 체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겠으나 사후에 묘표(墓表)에 새긴 글로도 위대한 작가의 면모를 뽐낸 이가 있습니다. 아일랜드 출생의 작가이자 평론가, 웅변가, 정치운동가로 1856년 7월26일 태어나 1950년 이달 2일 세상을 떠난 19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의 묘비명은 정말 널리 알려졌죠.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의역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묘비명을 원문대로 보면 '오래 살다 보면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라는 해석이 옳다는 걸 알 수 있죠. 아니 애초에 이 묘비명을 버나드 쇼 자신이 썼는지도 불분명합니다. 영면에 든 버나드 쇼는 관에 들어가지 않고 화장 후 자택 정원 여기저기 뿌려졌다고 하죠. 이런 만큼 따로 묘비를 세울 일은 없었다는 겁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버나드 쇼의 묘비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진 한 장이 전부죠. 이 의역은 1980년대 국내 한 일간지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다른 신문사 등 대중매체에서 꾸준히 차용하며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 2006년 KTF(Korea Telecom Freetel)의 무선통신 상품인 쇼(SHOW) 홍보 캠페인 때문입니다. KTF는 이 광고 외에도 '공대 아름이' '쇼를 하라' '쇼 곱하기 쇼는 쇼' 등의 기발한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가입자 감소를 막지 못했고 결국 2012년 3월20일 자정을 한 시간 남긴 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죠. 묘비명 의역이나 KTF 종료가 어찌 됐든 버나드 쇼가 셀 수 없이 많은 명언을 남겼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받은 버나드 쇼의 명언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There are two tragedies in life. One is not to get your heart's desire. The other is to get it.'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소망을 이루지 못하는 것, 다른 하나는 소망을 이루는 것이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지난달 31일부터 나의 퇴직연금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작됐는데요. 기존에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보유 중이던 상품을 해지한 다음 현금화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중도해지로 인한 이자 손실, 매매수수료 발생과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요.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계약 이전 시 가입자 손실을 최소화할뿐더러, 금융사 간 건전한 경쟁이 이뤄져 퇴직연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도 시작과 함께 금융사들은 배우 변우석, 아이유, 아이돌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 등 인기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등용해 고객 잡기에 나섰는데요. 금융감독원(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퇴직 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적립 규모는 210조2811억 원, 증권사는 96조5328억 원, 보험사는 93조2654억 원이었고요. 만약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를 고려한다면 여러 가지를 유의해야 하는데요. 먼저 실물 이전은 같은 유형의 퇴직연금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퇴직연금 계좌가 확정기여(DC)형이라면 다른 금융사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갈아타는 건 불가능하죠. 또 새로 옮겨가는 수관회사에서 동일 상품을 취급(라인업)하고 있어야 실물 이전이 가능한데요. 수관회사가 취급하는 상품은 해지 없이 이전이 가능하지만, 수관회사 미취급 상품은 상품 매도 후 현금화하여 이전해야 합니다. 이 경우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요. 퇴직연금을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디폴트옵션은 DC형, 개인형 IRP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지시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약속한 방식대로 자동 운용하는 것인데, 금융사 간 동일한 상품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분증권·리츠·사모펀드·주가연계펀드(ELF) 등 상품과 보험계약 형태의 퇴직연금 상품도 실물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네요. A사에서 B사로 갈아타려고 한다면 A사에 신청하는 게 아니라 B사에서 해야 하는데요. B사에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한 다음 이전 신청서를 접수하면 됩니다. 옮기려는 회사에 이미 퇴직연금 계좌가 있는 경우 신규 계좌를 개설할 필요가 없고요. 신청을 끝내면 기존 가입 회사에서 실물 이전 가능 상품 목록과 같은 유의사항을 안내한 다음 이전 여부에 대해 가입자의 최종 의사를 확인하는데요. 이후 결과는 문자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통보받는데, 최소 3영업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1984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야생의 숨결을 내뱉은 스래시 메탈밴드 'Sepultura(세풀투라)'의 'Beneath the Remains'. 1985년, 존재를 알린 스플릿 앨범을 시작으로 1986년과 이듬해 조악한 여건에서 쏟아낸 역작 'Morbid Visions'와 'Schizophrenia' 이후… 1989년 9월5일, 재생시간 42분18초의 아홉 곡으로 포르투갈어 그룹명 무덤을 뜻하는 그들의 그룹명에 무척이나 부합하는 앨범인 'Beneath the Remains'. 역시나 인천 하드락 3인방 중 1인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아낄 수도 없는 찬사를 보냈죠. 보컬이면서 리듬 기타를 맡은 Max Cavalera(막스 카발레라)와 친동생인 드러머 Igor Cavalera(이고르 카발레라), 리드 기타의 Andreas Kisser(안드레아스 키세르), 베이시스트 Paulo Jr.(파울로 주니어). 어느 곡 하나를 딱 짚어서 대단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모든 곡을 총망라해 높은 점수를 매기고픈 스래시와 데스메탈을 오가는 앨범이라 평하렵니다. 더 이상 세풀투라에서 볼 수 없어 너무 아쉬운 카발레라 형제 중 동생 이고르 카발레라가 리듬을 어루만지는 듯한 텐션의 드러밍이 청각을 제대로 자극합니다. 여기면 좋겠다 싶을 타이밍에 한 수를 더 앞서 넣는 필인(fill-in)으로 드러머의 센스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고요. 리듬 섹션을 위시한 매끄러운 야성적 구성을 따라 트랙을 감상하면 이들의 분위기 전환 포인트를 짚을 수 있는데 이런 극적 배치 역시 앨범을 정점으로 이끄는 요소처럼 여겨집니다. 트랙 중 내세우지 않아도 전면에 드러나는 'Beneath The Remains' 'Inner Self' 'Stronger Than Hate'와 한 템포 끊어서 가려는 느낌의 'Mass Hypnosis' 등 모든 곡을 막스 카발레라가 거친 통일감으로 전달하죠. 그야말로 아마존의 숨결을 내뱉는 것 같은 보컬은 스래시와 데스 사이를 저울질합니다. 인간의 본연적 고통을 가사에 담아 외치는 막스의 보컬도 이 앨범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죠. 전쟁통에 놓인 병사의 마음을 다룬 'Beneath the remain' 인간의 내면을 베이스리프로 묵직하게 표현한 'Inner Self' 등 첫 두 곡의 유현(幽玄)함만 봐도 당시 약관이던 이들이 앨범에 기울인 정성을 알 수 있습니다. Beneath the Remains 5:14 Inner Self 5:10 Stronger Than Hate 5:54 Mass Hypnosis 4:26 Sarcastic Existence 4:46 Slaves of Pain 4:04 Lobotomy 4:59 Hungry 4:31 Primitive Future 3:10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제 요즘 취미는 '그림 배우기'입니다. 언젠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는데, 이제서야 도전하게 됐는데요. 배우고 싶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만화'였는데요. 저는 윙크, 보물섬과 같은 만화잡지를 보던 어린시절을 거쳐 학창시절에는 웹툰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하루마다 다섯 개가 넘는 웹툰을 다 보고 자야 성에 찼을 정도로요. 특히 네이버웹툰은 저의 학창시절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는데요. 마음의 소리, 정글고, 와라 편의점, 환상골방곡, 나이스진타임, 수사9단, 역전 야매요리 등 초창기 웹툰은 거의 다 섭렵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친숙하게 다가온 인물도 있었는데요. 바로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입니다. 그는 네이버에 일반사원으로 입사해 불모지였던 웹툰시장을 개척했는데요. 노란머리에 순수하게 만화를 좋아하는 그의 모습이 생활툰이나 유머툰에 종종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야매 역전요리에서는 정다정 작가가 밸런타인데이 기념으로 직접 만든 초콜릿을 네이버에 돌렸는데, 먹고 배탈이 날까봐 걱정하는 모습으로 나와 웃음을 선사했고요. 조석의 마음의소리에서는 거의 단골로 나오면서 빼먹을 수 없는 캐릭터가 됐죠. 이렇게 웹툰에서나 자주 접하게(?) 되면서 그가 대표가 된 당시에는 '웹툰 오타쿠' 한 명으로서 진심으로 그를 축복하기도 했고요. 그가 헌신을 다해 키운 네이버웹툰은 올해 신작 발굴 공모전 참가작 '이세계 퐁퐁남'으로 곤혹을 겪고 있는데요. 웹툰 주인공인 중년의 기혼남성이 아내의 외도를 목격, 이혼을 결심하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 과정에서 판타지 세계인 이세계로 넘어간다는 내용입니다. 제목 속 퐁퐁남은 여러 연애를 했지만(이게 왜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혼은 경제적인 이유로 안정적인 재산을 보유한 남자를 택하는 여자의 남편을 뜻하는 신조어인데요. 말 그대로 설거지에 세제의 대표 명사 '퐁퐁'이 필요한 것처럼, 여자의 과거를 세탁할 수 있는 남성이 퐁퐁이란 소리입니다. 이 같은 여성혐오적 표현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여성 독자가 네이버웹툰 불매에 나서자 작가는 "현 퐁퐁남, 설거지론의 어원이 집단강간에서 비롯됐다는 허위 사실이 정도를 벗어나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글을 남기게 됐다. 해당 용어는 2000년대 초에 사용된 주식용어며 저는 집단강간, 여성혐오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 어원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과 호도를 삼가해 달라. 이 웹툰은 이혼 전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제작됐다"고 해명했는데요. 과연 그의 말이 맞을까요? x나게 x먹었대. xx빵을 오공주당 다섯 번씩." "xx빵이었어? 아깝다, 내가 갔어야 했는데. 가서 설거지라도 거들 걸." 지난 2002년 개봉한 '품행제로' 속 날라리 고등학생들의 대사입니다.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일을 자랑인 것처럼 떠드는 고등학생과 그곳에 가지 못해 아쉽다는 친구의 대사인데요. 저급하기 짝이 없는 대사라 기사에 쓸까, 말까 매우 고민했지만 네이버웹툰 논란을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용했습니다. 이 작가의 말대로라면 2000년대 초에 나온 영화에 집단 성폭행에 대한 대사 속에서 설거지가 나올 리가 없겠죠. 기사를 쓰기 앞서 작가가 주장하는 주식시장에서의 설거지란 표현도 찾아봤는데요. 일부 세력이 큰 수익을 실현하고자 작전을 성공시킨 뒤 잔여량을 없애기 위해 개미들을 꾄 다음 고가 물량을 털어내는 행위를 빗댄 은어가 당시에 쓰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로 쓰이는 용어는 아니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거의 사라졌고요. 여기 더해 작가 해명문에서 이혼 전문변호사 자문을 받아 제작했다는 얘기가 왜 필요했는지 의문입니다. 이혼 전문변호사 자문을 받았다고 퐁퐁남, 설거지론을 웹툰의 기반으로 삼아도 된다는 걸까요? 작가는 웹툰 제작에 앞서 사전 조사가 매우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는 여러 이혼 변호사들이 그림 작가를 고용해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내는 웹툰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런 용어 없이도 부부간 일어나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다루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네이버웹툰 일간 활성화이용자 수(DAU)는 399만6000명으로 '이세계 퐁퐁남' 논란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달 일일 460만9885명보다 약 60만 명이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10대 청소 여성 이용자와 20대 여성 이용자의 이탈이 가장 컸는데요. 애매한 입장문만 발표한 작가와 이를 1차 심사에서 통과시킨 네이버의 무대응에 불매운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네이버웹툰에 선정성과 여성 혐오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너무도 많지만 하나만 일례로 들자면 2020년 기안84의 작품 '복학왕' 속 여자 주인공의 취업 과정에서 회사 팀장과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비유가 등장했는데, 이후 정직원에 채용된 모습이 그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오갔고요. 이 외에도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그려지며 기안84의 성 인지성 문제도 수면 위에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를 통해 제대로 된 만화를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던 포부를 늘 내비쳤던 을 김준구 대표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제는 침묵으로만 일관할 때가 아닙니다. 그가 진정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는 웹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면 이제라도 밖에 나와 자신의 과오를 인정, 전반적인 시스템을 고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여섯 번째는 198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첫 숨을 내쉰 Death(데스)가 1995년 3월21일 내놓은 여섯 번째 정규 앨범 'Symbolic'. 이제야 꺼내는 개인적인 얘기지만 저는 열정 넘치던 청년기에 나우콤 자회사 제타미디어의 웹하드서비스였던 피디박스와 곰플레이어로 유명한 그레텍(지금 곰앤컴퍼니)의 아이팝클럽에서 조금은 지명도가 높았던 인천 하드락 3인방 중 1인 '낭만'이었습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이 앨범을 듣고 당시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1984년 첫 데모 'Death by Metal' 이후 1987년 5월 스래시를 위시해 데스메탈의 기초를 잡은 1집 'Scream Bloody Gore'를 발표하고 전설로 직결되는 통로를 만든 데스. 프로그레시브와 데스메탈의 풍요로운 조화로 9곡, 50분 41초의 재생시간 내내 데스메탈의 효시를 자인하는 앨범 Symbolic. 기타리스트 Bobby Koelble(바비 콜블), 베이시스트 Kelly Conlon(켈리 콘론), 드러머 Gene Hoglan(진 호글란)의 라인업에 보컬 겸 기타리스트이자 이 앨범 전곡을 작사 및 작곡한 Chuck Schuldiner(척 슐디너). 효율적인 강함을 추구했던 천재 뮤지션 척 슐디너가 6집 활동 도중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은 이후 부침을 겪던 밴드가 현재까지도 그의 유지를 받들어 음악활동을 이어간다는 소식은 음악으로 맺은 우정의 끈끈함을 느끼게 합니다. 자금난 탓에 치료시기를 놓친 그는 결국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해 1999년 활동을 중단하면서 연명에 대한 의지를 불살랐으나 항암제도 견디지 못했던 육체는 면역력이 바닥까지 떨어져 2002년을 보름여 앞두고 폐렴으로 세상을 등졌죠. 'Symbolic'은 데스가 소속사를 로드러너 레코드로 옮긴 후 켈리 콘론과 바비 콜블을 영입해 발매한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입니다. 부연하자면 켈리 콘론은 데스 활동 이후 역시 데스메탈 밴드인 Monstrosity(몬스트로시티), Pessimist(페시미스트) 등에서 베이시스트의 자질을 높이고 있으며 바비 콜블은 재즈 기타리스트로 전직해 뮤지션이자 교육자의 인생을 사는 중이라네요. 이들의 4집 앨범 'Human'과 함께 명반에 꼽히는 이 앨범은 데스 전작들과 비교해 기술적인 멜로디라인이 돋보이는데 프로그레시브 색채가 짙어짐과 동시에 죽음에 충실했던 가사 역시 변화를 줘 삶에 대한 철학적 고뇌를 하이 그로울링으로 내뱉습니다. 물론 이들의 단편적인 야만에 매혹됐던 팬들은 비슷한 시기의 얼터너티브 광풍에 혼이 나갔던 여타 밴드들의 딴청타임을 보는 것처럼 당혹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호불호를 배제한 완성도를 따지면 군말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을 정도죠. 모든 곡이 뒤섞임 없이 각각의 매력을 자랑하는 이 앨범의 타이틀과 같은 첫 곡 'Symbolic'은 잘 짜인 템포의 구성이 일품입니다. 드러머 진 호글란의 강약을 조절한 페달 사용도 맘에 들고요. 세 번째 트랙 'Empty Words'는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기타 리프에 귀가 이끌립니다. 차츰 공허에 빠지는 기분도 색다르죠. 네 번째 곡 'Sacred Serenity'는 데스의 색채에 어울리는 침울함이 배가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판테라의 울렁거림이 데스를 만나면 이렇게 변모할까 싶네요. 'Symbolic'과 다른 드러밍으로 텐션을 끌어올리는 5번 트랙 '1000 Eyes'는 데스식 프로그레시브에 장점을 찍는 지점이랄까 싶은 곡인데요. 양쪽 귀를 번갈아서 자극하는 리프에 주목하면 악기 각각의 특징을 저절로 되짚게 됩니다. 데스의 이전 앨범 곡들을 떠올릴 법한 7번 트랙 'Crystal Mountain'은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각 파트마다 고유함이 살아있는데 긁는 듯한 서정미라는 표현을 곁들이고 싶네요. 마지막 곡 'Perennial Quest'는 척 슐디너가 추구하는 음악 기저에 깔린 평온의 본질을 들려주는 것 같은 곡입니다. 슬쩍 듣고만 있어도 내면의 감정을 점증시키는 구성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네요. Symbolic 6:33 Zero Tolerance 4:49 Empty Words 6:22 Sacred Serenity 4:27 1000 Eyes 4:29 Without Judgement 5:28 Crystal Mountain 5:07 Misanthrope 5:04 Perennial Quest 8:19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비대면으로 금융 업무를 보는 고객이 늘면서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닌데요. 일부 은행들은 이런 경향을 보이는 와중에도 디지털 특화점포를 통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5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국내 지점 수는 3260개로 전년 상반기 3283개보다 23개 줄었는데요. 이 기간 은행별로 보면 가장 많이 점포를 폐쇄한 은행은 13개를 줄인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이어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8개, 4개 지점을 없앴고요. 반대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개, 5개의 지점을 늘렸네요.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은행의 무분별한 점포폐쇄를 막기 위해 '은행권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이에 따라 은행은 점포 폐쇄 결정을 내리기 전 사전영향평가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 점포 폐쇄 시 ▲소규모 점포 ▲공동점포 ▲우체국·지역조합 등과의 창구 제휴 ▲이동점포 등 적절한 대체수단을 마련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고요. 이 같은 환경에서 은행권은 대안 중 하나로 무인으로 영업 가능한 '디지털 특화점포'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기존 은행 업무 대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텔러머신(STM)이나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점포 운영 비용 절감 및 지점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입니다. 특히 이런 점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날 신한은행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인공지능(AI) 브랜치로 변경되는데요. AI 은행원이 창구 안내부터 금융 상담을 진행하는 365일 24시간 무인 지점입니다. 당초 오는 28일 정식 개소하려고 했지만, 인테리어 정비 등의 사정 때문에 다음 달 초로 미뤄졌는데요. 신한은행은 서소문점을 시작으로 금융 취약지역에 지점 확대를 나설 예정입니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앞서 무인형 점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지난 2021년 이 은행은 국내 최초 무인형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시간 화상 통화로 직원과 금융상담에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와 스스로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배치한 것이죠. 디지로그 브랜치 점포 수는 꾸준하게 늘고 있는데요.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였던 디지로그 브랜치는 이달 23일 기준 67개까지 확대됐습니다. 현재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와 제휴를 통한 'KB디지털뱅크'를 운영 중인데요.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며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및 보안매체(보안카드, 카드형OTP) 발급 ▲입출금 통장 개설 ▲적금·예금 신규 가입 ▲인터넷뱅킹 신규·해지 ▲신용대출 등 대면채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만 디지털뱅크는 지난 2022년 'NB강남터미널점'과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분평동점' 개소 이후 새 소식이 들리지 않는데요. 또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은행 창구 업무를 기다리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셀프점 플러스(Plus)도 서울 돈암동 지점에서 운영했으나 지금은 중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뱅크의 경우 제휴 점포이기 때문에 이마트와의 협의도 있어야 한다"며 "또 점포 축소 대체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2023년부터 점소 축소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네요. 그러면서 "무인점포 말고도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후 6시까지로 운영 시간을 늘린 'KB 9To6 뱅크'나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완화기 위한 시니어라운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종합창구 전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상담' 등 다양한 대체 점포를 운영 중"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나은행도 씨유(CU)와 제휴 무인점포를 꾸렸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 점포는 은행 상담원과 상담 연결을 통한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이 은행은 폐쇄한 점포를 '하나 톡톡 라운지'라는 색다른 공간으로 만드는 시도를 해 호응을 얻었는데요. 폐쇄 지점을 리모델링해 은행 업무는 물론,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춘 공간으로 바꾼 것입니다. 하나 톡톡 라운지는 STM으로 구성된 셀프뱅킹 코너가 있는데, 기계에 익숙치 않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서 인근 영업점 직원이 주1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직접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일장 개념의 팝업 브랜치도 운영 중이라네요. 다음으로 현재 가장 많은 점포를 줄인 우리은행의 사례를 볼까요. 이 은행은 작년에 무인점포 '디지털EXPRESS' 강남교보타워점과 신사역점을 개점했는데요. 이는 화상 상담 기반 무인점포로 고객은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를 활용해 예금 가입, 대출 상담, 해외 송금 등 각종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은행은 기존 영업점을 철수한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위주로 디지털EXPRESS를 개설, 지난해 말까지 33개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는데요. 그러나 이날 기준 우리은행 디지털EXPRESS 지점은 15개로 작년 10개에서 5개 증가한 데 그쳤습니다. 지점 확대 지연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연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고 33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보니 생각보다 무인점포 이용 고객이 많지 않다"고 알려주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연일 부동산 기사가 쏟아집니다. 매매가 이뤄지는 주택가격은 동일할 텐데 이상하게 내용은 '오르락내리락' '낙관·비관' '긍정·부정' 천차만별로 신문사 각기 다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 넓은 지구에 아직 내 집은커녕 땅 1㎡도 없다니 참 허탈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꿩 대신 닭이라고 흙이 담긴 화분을 터전 삼아 자라는 꽃을 보며 위안이나 얻으렵니다. 토지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평생 저의 지론이었지만 벼락거지 등의 신조어가 나온 후론 황금만능주의에 영향을 받은 건지 착하고 청렴하게 사는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제 마음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과 맥을 같이 한다고 봐야 할까요?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고 시기한다는 의미의 이 속담은 우리나라 외에도 사회심리학에서의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 독일 단어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일본 속어 '메시우마(メシウマ)' 등과 연결되며 지구인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질투심, 열등감을 잘 드러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속담을 정반대의 뜻으로 이해하는데요. 사촌의 토지 취득은 가문의 경사인 만큼 축하를 해야 하나 궁핍하던 시절엔 물질적으로 해줄 것이 없으니 배가 아파 대변을 본 후 거름이라도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는 게 이들의 제언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라도 아파야 한다'는 게 원래 속담이었다는 주장으로 일제가 부정적인 의미를 씌워 왜곡했다는 거죠. 일제강점기는 한일병합조약 발효일인 1910년 8월29일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로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개발한 암모니아 합성 공법(하버-보슈법) 덕에 화학비료가 본격 상용화한 1913년 당시 시점을 감안하면 얼추 타당할 법도 합니다. 비료 보급 전까지는 휴경(休耕)을 하거나 인분(人糞)을 거름으로 뿌려 농지 토력(土力)을 회복했으니까요. 우리 조상들에게 땅은 일제가 치욕을 안기기 전까지 소유하지는 못해도 경작하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그야말로 삶의 터전 그 자체였습니다. 일제 치하에서는 지주에게 휘둘려 경작도 마음껏 할 수 없는 소작농 신분으로 바뀌어 관련 속담 역시 변질됐을 수도 있다는 가정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속담의 유래를 정확히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연구원 자료 중 '속담에서 비롯된 관용 표현'을 참고해도 왜곡과 관련한 부분은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배가 아프다'라고만 해도 충분히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는 기존 의미에 힘을 보태는 내용만 찾을 수 있었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IE 금융]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작가의 책을 읽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온라인 서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 21일 BC카드가 공개한 'ABC(Analysis by BCiF ) 리포트' 22호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서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상승. 전월과 비교해도 18.7% 뜀. 다만 오프라인 서점 매출은 전년 대비 1.7%, 전월 대비 0.2% 감소. 온라인 서점 매출액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전체 온라인 쇼핑 매출도 급증. 전년 동기 및 전월 기간 전체 쇼핑 업종 온라인 쇼핑 비중은 48%대를 기록. 또 지난달 전체 업종 가운데 온라인 쇼핑 비중은 50.6%. BC카드 측은 "10월 온라인 도서 매출 급증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후 대형 서점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자 고객들이 온라인을 통한 도서 구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이 외에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국내 주요 업종(13개) 소비는 온라인 쇼핑, 의료 등 4개 업종에서의 상승 덕분에 전년보다 0.5% 소폭 상향. 반면 주유·음료를 포함한 9개 업종에서 최대 10% 이상 매출 하락. 유가 하락 영향으로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1. 대한민국, IMF에 구제금융 신청 1997년 오늘, 우리나라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에 긴급 구제금융 신청. 이후 12월3일 IMF와의 협상 최종 발표. 이 탓에 고도 경제 성장은 끝나고 역사적 경제 사태인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국가 경제 신뢰도는 최저치로 하락. 2. 일본 침입 격퇴한 독도대첩 1954년 11월21일,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를 침략하려던 일본의 무장순시함 헤쿠라호와 오키호를 격퇴하며 독도 불법 침입 사전 차단 계기 마련. 한국전에 참전했던 군인과 울릉도 주민 33명을 축으로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이 활약. 경기관총과 소련제 직사포 1문, 조준대가 없는 박격포 1대뿐이었지만 이날 일본 비행기와 1000톤급 함정 3척에 지략으로 맞서 승리. 이후 1956년 12월30일 경찰에 무기와 임무를 인계한 다음 울릉도 복귀. 3. 국민 투표로 10월 유신 헌법 가결 1972년 오늘, 유권자 1441만714명이 참여해 91.9%의 투표율과 91.5% 찬성표가 나온 국민투표 실시. 10월 유신과 관련한 투표로 같은 해 10월17일 박정희가
며칠 전, 간만에 생 아몬드를 사서 볶았습니다. 따끈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그리운 날이었죠. 생 아몬드는 청산가리 냄새가 나고 독성물질이 있어 날로 먹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이 독성물질은 살구, 복숭아, 은행, 매실 등 핵과류 과일의 씨앗이 함유한 청산 화합물(사이안 배당체)로 아몬드에서 처음 발견해 이같이 명명했다고 하죠. 아몬드(almond)'는 그리스어 ‘아미그달라(amygdala)’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고요. 아미그달린 그 자체에는 독성이 없지만 장내 효소활동으로 시안화수소를 만드는데 이것이 우리가 아는 청산가리 성분입니다. 악당조직의 약물 탓에 고등학생에서 어린 아이가 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일본의 유명 추리만화 등을 보면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살피다가 생 아몬드 냄새가 난다며 청산가리에 의한 타살을 추측하는 내용이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인류의 40%가량은 생 아몬드에서 나는 청산가리 냄새를 맡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 도처에 널린 식용 아몬드에도 극소량의 아미그달린이 들어있으나 50kg 이상 섭취해야 반수치사량에 이르는 만큼 생으로 먹어도 무방하고요. 아몬드를 생것이 아니라 구워서 파는
[IE 금융] 다음 달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내년에는 대출성 상품의 우대금리 정보와 반려동물 보험상품도 간편하게 비교·확인할 수 있다. 20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금융상품 비교공시 시스템 '금융상품 한눈에'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 비교공시 시스템이 개선된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상품 한눈에'를 통해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가 판매하는 예·적금과 대출상품 금리 및 거래 조건 등을 비교 공시해 보여주고 있다. 또 '통합연금포털'에서는 연금저축, 퇴직연금 및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 등에 대한 회사별·상품별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운영 중인 금감원은 지난 5~6월 비교공시 시스템 이용자 4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종합 만족도는 전년 대비 8.4%포인트(p) 상승한 79.1%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여기서 나온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금융상품 한눈에'에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의 비교 공시를 시작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일반 개인 대출보다 상품별 특성이 다양한데, 생업에 바쁜 개인사업자가 금융사를 방문해 이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