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 한 아이가 영원한 잠에 들었습니다. 영면(永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참 후에야 알게 될 만큼 어린 이 아이는 몸과 마음이 아픈 부모님을 두고 먼저 먼 길을 떠났습니다. 정상적인 감정으로 이 소식을 접한 모든 사람이 슬퍼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인천광역시 서구 심곡동 소재 한 빌라 4층에 살던 12살 5학년 아이 문하은 양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닷새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역시 같은 사고에 휘말려 하늘까지 집사를 따라 떠난 반려묘 '비누'를 품에 안은 영정사진 속 하은이는 인화지에 새겨진 그 미소처럼 장기기증으로 세상에 사랑의 온기를 남겼고요. 지난 5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 때는 친구들의 눈물이 유족과 지인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바르고 착했던 친구로 추억에 남을 하은이는 얼굴 부위 2도 화상으로 심박동이 정지된 상태에서 병원 중환자실에 있다가 이달 3일 눈을 감았는데요. 겨울방학이었지만 엄마는 일하러 식당에 갔고 아빠는 신장 투석으로 병원에 있던 중 발생한 불의의 사고였습니다. 특히 전기·가스비 등을 제때 내지 못했던 하은이 가정은 작년 9월 보건복지부 'e아동행복지원사업'의 위기아동 관리 대상이었으나 당시 맞벌이가구였던 탓에 소득 기준 초과로 제외됐다고 하죠. 현재 서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본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은 거처와 생필품, 후원금 등으로 유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미 하은이가 세상을 떠난 후라 씁쓸하기만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비슷한 사고가 있는데요. 삼십여 년 전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한 연립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입니다. 필연으로 작성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사고가 발생한 날이 1990년 오늘이네요. 1991년에 영유아 보육법 제정의 계기가 된 이 사고로 당시 반지하방에서 살던 5살 권혜영 양과 4살 권영철 군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짧은 삶을 마감했습니다. 각각 경비원과 가사관리사로 맞벌이를 하던 부모는 치안이 불안하던 당시 유괴나 실종, 교통사고도 그렇거니와 혹시라도 살림살이로 아이들이 다칠까 싶어 방 안에서 식사를 하게끔 밥상을 차려둔 것은 물론 대소변을 볼 요강까지 놔두고 문을 밖에서 채운 채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작 방에 있던 성냥은 치우지 못했고 어린 남매의 불장난 도중 불씨가 옷장에 옮겨붙으며 아이들의 숨을 끊어버렸죠. 하루라도 일을 쉬면 생계에 지장이 생기는 서울생활에 쫓기던 부모가 살기 위해 했던 일이 정작 남매를 질식사로 하늘에 보내는 파국에 이르게 한 겁니다. 불은 크지 않았지만 방문이 잠겨 탈출할 수 없던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문을 긁는 게 최선책이었던 거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지라 우리나라 가요계 거물이자 노래하는 투사로 자작가수(싱어-송라이터) 겸 사회운동가인 정태춘 씨가 1990년 7집 '아, 대한민국…정태춘5'에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공연윤리위원회의 가사 수정에 불복해 1990년 불법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했다가 1996년 정식 판매한 이 앨범 수록곡 중 세 번째 노래 '우리들의 죽음'은 혜영, 영철이의 가슴 저미도록 아픈 얘기를 7분 넘게 들려주죠. 노래 초반부 구슬픈 합창과 함께 시작하는 떨리듯 담담한 해설은 1990년 사고 발생 다음 날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를 정태춘 씨가 낭독한 건데 가사부터 선율까지 슬픔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슬픈 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미숙했던 90년대 초에 일어났던 사고와 유사한 건을 35년이 지나 다시 접한 현실이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김수경의 영화·씨네필 관련 이모저모 이야기' KBS1 방송 프로그램 '독립영화관'. 씨네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단비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1년부터 독립영화가 보여주는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 새로운 가능성을 갖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데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영자원)에 방문해야(심지어 이곳에 없는 작품까지) 볼 수 있는 여러 독립영화를 방구석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 유심히 이 프로그램이 소개할 영화를 살펴보곤 하는데요. 일례로 김의석 감독의 지난 2015년 작품 '오명'이 영자원에도 찾아볼 수 없었을 때(지금은 가서 볼 수 있습니다) 독립영화관에서 방영해 준다는 소식에 알람까지 맞춰가며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시보기 제공이 안 되거든요 하하. 전날인 7일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난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작품 중 하나인 '문을 여는 법'을 소개했는데요. 이 작품은 KB국민은행이 길스토리이엔티, 문화예술 비정부기구(NGO) '길스토리'가 함께 제작한 30분짜리 단편영화입니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문화콘텐츠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거나 영화제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문화 사회공헌을 하는데, 영화 제작을 직접 진행한 곳은 KB국민은행이 처음입니다. KB국민은행은 이 영화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요. 특히나 KB국민은행의 사회공헌 중 하나인 '자립준비청년 돕기'를 톡톡히 알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및 위탁가정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청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보호 종료 후 홀로서기를 위한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정부로부터 1000만~2000만 원의 자립 정착금을 받지만, 재무 관리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사기를 당하거나 도박으로 탕진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지난 2021년 아동자립지원 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사후관리 대상자 중 연락이 되지 않는 비율은 20.2%(2299명)라고 하네요. KB국민은행은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올해 보건복지부,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자립준비청년 사회 정착을 위한 기부금 20억 원을 전달하고 '역량 강화' 및 '주거 안정' 테마의 사회공헌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런 사회공헌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매우 필요한데요. KB국민은행은 자립준비청년의 실정을 알리는데 '영화'라는 콘텐츠를 택한 것이죠. 이 단편영화는 '내가 죽던 날'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과 '두 여자의 방' 'SAVE THE CAT'과 같은 다수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허지예 감독이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았는데요. 하늘 역은 드라마 '하이쿠키' '철인왕후 '기상청 사람들' 등 작품에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채서은 씨가 열연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하늘을 통해 진정한 자립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자립준비청년 삶에 대한 이야기를 판타지적 요소와 결합해 보여줬는데요. 보육원에 나와 지원금 1000만 원을 받은 하늘은 부동산 중개인 소개로 첫 자취방을 구한 다음 원하는 가구와 소품으로 방을 채우다 보니 지원금 전액을 다 써버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어나니 집의 살림살이는 물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까지 모두 사라졌는데요. 허망한 하늘 앞에는 화면에 '다시 시작하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띄워진 현금자동화인출기(ATM)만 놓였습니다. 설상가상 계속 줄어드는 하늘의 방에 보육원 친구 '철수'가 등장해 집을 되찾으려면 '노랑새'를 찾으라는 조언을 해주는데요. 이후 하늘은 이세계(異世界) 분실물센터, 미아보호소, 알록달록한 세차장 등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 노랑새를 찾지 못합니다. 대신 구한 노란 색 크레파스로 노란 색 문을 직접 그려내는데요. 결국 세상 밖으로 나가는 방법은 자신에게 있던 셈이죠. 아마 철수가 말했던 노랑새는 벨기에 동화 '파랑새' 속 파랑새와 비슷한 의미일듯 합니다. 동화 속 틸틸과 미틸 남매는 요술을 부리는 할머니의 부탁으로 '파랑새'를 찾는 여정에 떠나는데요. 사실 파랑새는 남매 집에 있는 비둘기였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 앞에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영화의 노랑새도 현실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Key)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요. "이젠 내가 혼자 결정해야 해"라는 이 영화 속 대사처럼 정말 내 삶의 모든 결정을 나 스스로 해야 하고, 그에 따른 몫까지 모두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인지 이 영화는 자립준비청년 외에도 우리에게도 깊은 공감을 선사하는데요.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매우 다른 현실에서 차근차근 삶을 나아가는 힘을 기르고 있어서일까요? 또 이 작품에서는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져줍니다. 하늘은 노랑새를 찾는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인, 분실물 센터 안내원, 세차장 사장 등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는데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들이 성공적인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어른'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하더라고요. 이처럼 영화의 중요 요소로 등장하는 어른들은 길스토리 대표 김남길 씨뿐 아니라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 심소영, 고규필 씨 등이 깜짝 출연했는데요. 이들의 활약은 영화의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앞서 2024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에서 먼저 관객과 마주했으며 같은 해 11월20일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3000원 관람료로 상영했는데요. 또 전날 독립영화관에서 다시 한번 공개됐고요. 아쉽게도 이 영화는 현재 다시 볼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부 지방극장 등에서도 단체관람 문의가 있어 아직 온라인 플랫폼에 배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KB국민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KB국민은행 유튜브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보고 지켜보면 되겠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3월 개학을 맞아 학생들이 새 반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여념이 없을 텐데요. 친목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꼭 게임이 꼽히곤 하죠. 이런 가운데 주요 게임사의 신작 게임 출시가 이달부터 시작됩니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넥슨, 크래프톤, NHN 등이 신작 게임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우선 넷마블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온라인 넥스트'를 오는 20일 공개합니다. 이 게임은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해 전 세계 54개국 2000만 명의 유저가 즐기는 'RF온라인'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장르인데요.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이 게임의 주요 특징은 ▲신기(대형 전투기기) ▲바이오슈트 ▲대규모 전쟁 콘텐츠 등입니다. 신기는 플레이 초반 과금 없이 획득할 수 있는데요. 또 대인전과 원거리 전투처럼 전투 상황에 따라 이용자가 6종의 바이오슈트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으며 길드 중심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게끔 구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장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최대 450인이 참여하는 광산 전쟁, 우주정거장의 낙원을 갖고자 벌이는 낙원 쟁탈전 등이 있다네요. 넷마블은 RF온라인 넥스트 출시 전 사전 등록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요. 사전 등록은 게임 공식 브랜드 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넷마블 런처(설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완료 시 인게임 특별 아이템을 보상으로 지급합니다. 넥슨은 오는 27일 '마비노기 모바일'과 28일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을 잇따라 내놓는데요.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MMORPG 장르인데, 원작 G1~G3 여신강림 편을 기반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일부 콘텐츠도 구현했습니다. 이 게임 유저들은 게임 속 에린 세계에서 채집, 낚시, 캠프, 합주 등의 생활을 통해 다양한 인물과 교류할 수 있다네요. 또 원작이 추구하는 자유로운 성장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PC콘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카잔은 넥슨의 인기 IP '던전앤파이터' 세계관 스핀오프 버전인데요. 유저가 대장군 카잔이 돼 이야기를 끌어가는 이 게임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 연출성에 액션 몰입감, 조작 직관성을 자랑합니다. 더불어 전 직군이 협력, 차별화된 전투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네요. 이달 28일 얼리 액세스(출시 전 먼저 해보기)할 예정인 크래프톤의 PC콘솔 게임 'inZOI(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지난 2023년과 지난해 지스타에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한국판 심즈로 불리는 이 게임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깊이 있는 시뮬레이션 덕분에 높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또 예상치 못한 상황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죠. 크래프톤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이 게임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입니다. NHN 자체 개발작 '다키스트 데이즈'는 1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했는데요. 모바일PC로 즐길 수 있는 좀비 아포칼립스 슈팅 게임인 다키스트 데이즈는 좀비 탓에 황폐한 샌드크릭에서 생존자들이 다양한 생존자를 만나 성장하는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또 일반 좀비부터 거대한 특수 좀비까지 다양한 종류의 좀비와 만날 수 있고요. 이 밖에 함께 제공하는 협동 디펜스 모드는 다른 생존자와 좀비의 공세를 막아내는 액션으로 최대 32명이 함께 보스를 처치하는 대규모 협력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나는 유당불내증 때문에 못 먹었지만 호주에서 내 친구는 A2우유 많이 먹었어! 종류도 많고…노브랜드 같은 마트 자체브랜드(PB)도 많아서 그거 사 먹는 사람 많더라. 근데 A1, A2가 의미가 있는 거였어? 난 그냥 브랜드 이름인 줄." 최근까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했던 사촌동생과의 대화 중 일부분을 따왔는데요. 호주인들이 주로 마시는 A2우유가 한 회사의 브랜드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이는 아마 호주의 'The a2 밀크' 컴퍼니로 짐작되고요. A2 우유를 세계 최초로 만든 이 회사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A2 우유의 효능적 측면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며 A2우유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이 A2 단백질 관련 연구 결과를 토대로 등록한 국내 특허에 대한 무효 심판 제기한 결과 승소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죠. 우유 단백질 성분 80%는 '카제인'으로 이뤄졌는데요. 카제인 성분 중 하나인 '베타(β) 카제인' 유전자 유형은 'A1 단백질'과 'A2 단백질'로 나뉘는데, A2 단백질이 모유와 유사한 구조를 지녀 소화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A1 단백질과 A2 단백질이 모두 들었지만, A2우유는 A2 단백질만 포함된 우유를 지칭하는데요. 앞서 말했듯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지닌 덕분에 일반 우유보다 맛도 더 고소하며 진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The a2 밀크 컴퍼니는 A2 단백질 관련 연구 결과를 보호받기 위해 이곳저곳에 특허를 신청했는데요. 이에 서울우유는 A2 단백질이 갖는 고유 성질은 특정 기업만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재판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 결과 특허심판원은 지난달 19일 The a2 밀크 컴퍼니가 보유한 국내 등록 특허 2건 모두 등록무효 심결을 내렸는데요. 심판원은 "해당 특허는 기존 연구와 기술적인 차별성이 없고 진보성이 부족하다"라며 "A2 단백질의 소화 용이성은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진 특성"이라고 판시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A2우유 상품을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지난 2018년 유한건강생활은 The a2 밀크 컴퍼니와 독점 계약을 맺고 A2 우유를 수출, 뉴오리진 A2 우유를 판매 중입니다. 연세유업 역시 지난 2023년 10월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를 출시하며 A2우유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이 상품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2024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 최고등급인 3스타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4월 A2 단백질 유전형질이 있는 젖소만을 분리해 집유해 100% A2 단백질만을 함유한 A2+우유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협동조합은 지난 2020년부터 약 80억 원을 투자해 A2 우유를 공급하고 형질 검사를 하며 전용 목장을 만들었습니다. 이 상품은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3750만 개를 기록했는데요. 서울우유 관계자는 "현재 우유를 생산하는 1430 목장 가운데 A2 전용 목장은 42곳"이라며 "전용 목장으로 전화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점진적으로 계속 전용 목장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유(乳)업계가 아직은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한 A2우유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 우유 소비량 감소가 큰 원인입니다.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 25.9㎏까지 떨어졌죠. 여기 더해 내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우유를 시작으로 유럽, 호주, 뉴질랜드 우유 등이 무관세로 수입되며 유업계의 시름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A2우유 판매에 집중하되, 이를 중심으로 한 여러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네요.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A2 우유가 생소한 국내 소비자들이 A2 우유 상품을 구입할 때 외국업체보다 이미 친숙한 브랜드를 믿고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본업을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확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2010년 가을,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양떼목장에서 촬영했습니다. 양들 모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웃으며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양떼를 찬찬히 보는 것만으로도 여유와 평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순하면서도 약한 이미지 역시 짙지만 실제 성격은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네요. 1988년 나온 토마스 해리스(Thomas Harris)의 소설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이나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이 1968년 집필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등의 제목만 봐도 그렇습니다. 후자로 예를 든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라는 SF(Science fiction) 소설은 핵전쟁으로 생명체가 급감해 암울한 세상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의 안드로이드(Android, 인간 형태의 인공지능 로봇)를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릭 M. 데커드(Rick M. Deckard)의 얘기입니다. 어디선가 접한 내용 같지 않나요? 1982년 개봉 당시 평단의 혹평 일색이었으나 오랜 시간이 흘러 재평가된 SF 영화계의 저주받은 걸작이자 사이버펑크 장르의 선구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의 원작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사냥을 제외하면 내용은 거의 다르지만요. 블레이드 러너에서 릭 데커드와 대척점에 선 존재는 로이 배티(Roy Baty)입니다. 지구에 불법 잠입한 레플리칸트(Replicant, 유전자 복제 인조인간) 집단의 수장으로 전투력과 지능 모두 인간보다 월등한 군사용 모델이죠. 소설과 달리 영화상에서는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레플리칸트지만 둘 모두 동력원 소진과 노후화 등의 문제로 수명이 고작 4년입니다. 2016년에 생산돼 2019년에 작동을 멈추는 로이 배티 역할은 194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영화배우 룻거 하우어(Rutger Oelsen Hauer)가 맡았는데요. 감정이 없던 레플리칸트가 생애의 경험으로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모습을 넘치지 않게 보여줬습니다. 로보캅, 토탈리콜, 원초적 본능, 할로우맨, 블랙북 등으로 유명한 폴 버호벤 감독의 페르소나(Persona, 외적 인격)였으나 1985년작 '아그네스의 피(Flesh+Blood)'라는 영화에서 캐릭터 해석을 둔 이견 탓에 둘 사이가 소원해진 일화는 유명하죠. 각설하고, 생명체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레플리칸트의 처지에 분노하던 배티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지구에 잠입해 자신을 만든 타이렐 코퍼레이션의 회장 엘든 타이렐(Eldon Tyrell)을 우여곡절 끝에 만납니다. 지구 최고의 천재로 생명공학의 신이라 불리는 창조주에게 수명 연장을 부탁하지만 기대와는 거리가 먼 태도에 분노해 결국 그의 목숨을 없앤 배티는 데커드와도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되는데요. 상대가 되지 않는 신체능력으로 적수를 압도하던 배티는 막상 데커드가 지붕에서 떨어질 위기에 놓이자 그를 구하고 자신의 짧은 생애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며 수명을 마칩니다. 생을 다하기 전, 배티는 비를 맞으며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그 모든 순간들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겠지. 빗속의 눈물처럼. 죽을 시간이야)"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죠. 이 대사는 룻거 하우어가 해당 장면 촬영 전 직접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룻거 하우어는 블레이드 러너의 시간적 배경인 2019년에 향년 75세로 네덜란드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간보다 강한 존재로 창조됐지만 끝내 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배티의 마지막은, 인간성이라는 것이 생물학적 특성이 아닌 기억과 감정의 총합이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이는 블레이드 러너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정체성과 존재, 감정의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양의 이미지처럼 온순해 보이지만 내면에 복잡하고 다층적인 감정을 품은 존재들, 그것이 인간이든 레플리칸트든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작은방 서랍장 옆 틈새 청소를 하다가 오래 열지 않았던 맨 아래 서랍을 보게 됐습니다. 제 보물창고더라고요. 필름 카메라, 초기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Digital Single-Lens Reflex) 카메라, 하이엔드급 카메라에다가 꼬꼬마 때 듣던 카세트 테이프 몇 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제 시선이 고정됐던 테이프는 1990년 발매한 강수지 1집이었죠. 당시 초·중·고등학교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강수지 씨의 데뷔곡 '보랏빛 향기'가 수록된 이 앨범의 인기는 2집까지 이어져 그를 한동안 국내 가요계 정상에 있게 했습니다. 아쉽게도 보랏빛 향기가 풍기는 은은한 충격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다른 곡은 떠오르질 않네요. 2집은 타이틀곡인 흩어진 나날들 외에도 시간 속의 향기, 하고 싶은 이야기, 잃어버린 표정 등 많은 노래를 아직까지 흥얼거릴 수 있는데 말이죠. 이후 색명이 제목에 들어간 노래가 또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보라색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색이었습니다. 하여튼 보라색과 관련한 다른 얘기로 이번 편 마무리하려고요. CSS(Cascading Style Sheet)라는 스타일 시트 언어가 있습니다. 자료 속성을 이용해 웹사이트 모양을 만드는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 등의 마크업 언어로 작성된 문서가 사이트에 표현되는 방법을 정한 건데요. 스타일 속성을 아래로 퍼뜨리는 모습이 폭포수를 연상케 해 붙은 명칭인데 CSS 색명 중 유채색 계열에 '레베카퍼플(RebeccaPurple)'이라는 색이 있습니다. 헥스 코드 '#663399' 그리고 10진 코드 '102, 51, 153'에 해당하는 이 색에는 역시나 레베카와 엮인 얘기가 있죠. 웹 디자인 개발자로 여러 권의 CSS 연관 서적도 펴낸 에릭 메이어(Eric Meyer)와 부인 캐서린 마이어 사이에는 세 명의 입양 자녀가 있었는데 둘째 딸 레베카 앨리슨 마이어가 201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것도 여섯 번째 생일에 뇌종양으로 말이죠. 레베카퍼플은 생전에 레베카가 좋아하던 색으로, 아이를 기리기 위해 'CSS Color Module Level 4' 목록에 이 색을 추가한 거고요. 원래는 베카퍼플(beccapurple)로 제안했지만, 레베카는 여섯 살이 되면 레베카로 불리고 싶다는 말을 종종했기에 이로 최종 결정됐는데요. 웹 기술 너머의 인간전인 면모와 공동체 정신을 보여준 셈이죠. 에릭 마이어는 레베카가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1년간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며 딸의 쾌유를 바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고통을 지켜본 많은 지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연을 알렸고 기업은 요청을 수락해 기존 색상목록에 새로운 보라색이 추가된 거죠. 이를 수락할 당시 임원 모두가 만장일치로 허락했다네요. 이제 아이의 이름은 색으로 존재합니다. 잊히지 않는 이름이 된 레베카. 보랏빛으로 남은 레베카….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떠난 많은 이들을 위한 각각의 색명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 A씨는 먹통이 된 휴대폰을 서비스센터에 맡긴 뒤 수리비 45만 원을 지불했다. 다행히도 휴대폰보험에 가입한 그는 보험가입금액인 25만 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17만5000원까지 보상 가능하다는 보험사 안내를 받았다. 이처럼 일상생활 필수품 휴대폰이 파손·고장 날 때 신속한 수리·교체가 필요해 휴대폰보험에 드는 사람이 많은데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휴대폰보험 가입자 수는 1000만 명, 연간 보험료가 약 5000억 원이었는데요. 최신 휴대폰일수록 수리 비용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도 상당해 현재는 시장 규모가 더 커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앞서 사례에서 A씨는 수리비의 절반도 보험료로 돌려받지 못했을까요?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휴대폰보험 약관은 손해액(수리비, 보험가입금액, 보험가액 중 가장 적은 금액)에서 피보험자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휴대폰보험에 가입 후 휴대폰을 분실 또는 파손 시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차감한 금액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즉 A씨가 부담하는 실제 수리비 45만 원과 보험계약의 보험가입금액 25만 원 중 적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이 25만 원에서 자기부담금 30%인 7만5000원을 공제한 17만5000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죠. 자기부담금 규모는 정률제(손해액의 일정 비율)나 정액제, 최소 금액 등 상품별로 다양한데요. 이미 보험금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계약 내용에 따라 보험가입금액이 줄어들거나 보상 횟수가 제한될 수도 있도 있습니다. 아울러 보험상품에 따라 파손 이외에 도난, 분실 등은 보상받지 못할 수 있으니 계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요. 또 휴대폰 보험은 보험사가 지정한 휴대폰 수리 및 교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또는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A/S 지정점이나 협력사 등 공식 수리센터에서 수리한 경우만 보상해 주는데요. 이 외 사설업체를 통한 수리비의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네요. 만약 휴대폰 분실 시에는 보험에 가입된 휴대폰 동종·동급 모델을 기준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기종으로 교체를 원한다면 단말기 가격 차액은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데요. 동일 기종이 단종된 경우 보험사 판단에 따라 유사한 성능을 가진 동급의 다른 기종을 현물로 제공합니다. 해외여행을 즐기던 중 휴대전화가 파손됐을 경우에는 여행자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휴대폰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여행자보험 속 휴대품 손해 특약이 들었다면 파손된 휴대폰 수리비와 관련한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휴대폰 소유자가 휴대폰보험과 여행자보험에 모두 가입했다면 중복 보상받을 수 없는데요. 원칙적으로 실제 지급한 수리비를 한도로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판매 중인 휴대폰보험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만약 삼성 갤럭시 유저라면 '삼성 케어플러스'가 있는데요. 이는 가장 최신 시리즈인 갤럭시 S25 울트라 기준 월 5900원입니다. 이 상품 특징은 파손 보상 무제한, 보상 한도 무제한인데요. 그러나 수리비의 25%는 이용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또 배터리 효율이 80% 미만일 경우 자기부담금 2만 원만 내면 교체 가능하고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보)의 휴대폰보험은 자기부담금 비율을 10%로 선택 가입해 액정 파손, 카메라·메인보드 고장과 같은 휴대폰 수리비를 최대 90%까지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데요.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5%, 2년 후에는 최대 12% 저렴해진다네요. 이 보험사는 아이폰 배터리 교체 보장(특약)도 신설했습니다. 월 보험료는 기종에 따라 1000원 미만인데요. 일례로 아이폰 프로 시리즈 유저가 해당 보장을 추가 가입하면 기존 휴대폰 보험료에 매월 900원의 보험료를 더해 배터리 교체까지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배터리 교체 보장은 보험 가입 후 1년이 지난 후부터 지원되며 보장 한도는 휴대폰보험과 동일하다네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이통사)도 별도 휴대폰보험을 판매하는데, 월 보험료는 각 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5000원대입니다. 통신사 보험의 경우 분실 시 최신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SKT는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다른 스마트기기까지 함께 보상해 줍니다. 여기 더해 금융사기 피해 보상, 온라인 거래 피싱 피해 보상과 같은 부가 서비스가 포함됐고요. 쿠팡에서도 유사한 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쿠팡을 통해 휴대폰 구매 시 롯데손해보험의 '쿠팡안심케어 휴대폰용 파손보험'를 함께 가입할 수 있는데요. 구매 후 최대 2년 내 총 보상금액 한도 내에 무제한 보장(휴대폰 파손케어 40·50·60은 2회 한도) 보장이 제공됩니다. 쿠팡에서 아이폰을 구매한다면 '쿠팡케어 위드 애플케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데요. 이 서비스 가입 고객은 최대 6년 동안 횟수 제한 없이 보장받을 수 있으며 배터리 효율이 80% 미만일 때 보증 기간 내 무상 교체할 수 있습니다. 보상 범위에 따라 4500~9800원에 가입 가능하고요. 이보다 더 많은 혜택과 애플 기기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면 에플케어플러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그제 오후 7시35분께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인 40대 남성 안 모 씨가 주한 중국대사관에 난입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죠. 경찰이 건조물 침입 미수 혐의를 들어 현행범으로 체포한 후 안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혐중 여론을 체감하라는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었던 행동'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중국대사관이 한국 정부에 우려와 유감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정국이 어수선한 마당에 이게 무슨 나라 망신스러운 소동인지 모르겠습니다.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행정동인 명동(明洞)에는 중국과 함께 그리스, 싱가포르, 우루과이, 칠레,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등 여러 나라의 대사관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명동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거대 쇼핑 번화가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를 벗어난 곳에 한자 표기는 다르지만 밝다는 의미로는 동일한 지역이 있습니다. 중국 길림성 용정시 용정 서남쪽 15㎞ 부근에 위치하며 1910∼1920년대 이 지역 한인들의 문화교육운동 중심지 역할을 하던 마을. 1899년 2월18일 김향덕의 안내를 받은 문치정 가문의 40명, 김하규 가문 63명, 김약연 가문 31명, 남위언 가문 7명까지 모두 142명이 이상향 건설을 목적 삼아 두만강 북쪽 지역 일대인 북간도 부걸라재(鵓鴿磖子·비둘기 바위)로 이주해 이곳을 명동촌(明東村·동방을 밝히는 마을)이라고 명명했죠. 이후 이들은 일대 토지를 사들여 교육 관련 경비를 충당할 학전(學田)을 마련하며 교육 기금을 조성하는 동시에 김약연 등은 1901년 '규암재(圭岩齋)', 남위언은 '오룡재(五龍齋)', 김하규는 '소암재(素岩齋)'라는 공부방을 만들어 배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학문을 전파했습니다. 1908년에는 여러 공부방을 뭉치고 만주에 설립된 한국 첫 신학문 민족교육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의 교사들을 초빙해 명동서숙(明東書塾)을 세웠는데 이곳은 명동학교, 명동중학 등으로 발전하며 이 지역 교육 중심지가 됐고요. 1900년에는 윤재옥 가문도 이곳으로 이주하며 새롭게 터를 꾸렸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의 증조부죠. 윤동주는 1917년 12월30일 명동촌에서 출생했고요. 김약연은 윤동주 모친 김용의 오빠입니다. 독립운동가 겸 수필가 송몽규, 사회·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명동학교에서 수학하던 윤동주는 학업에 더욱 정진하고자 1932년 시내로 거처를 옮긴 후 은진·숭실·광명학교(光明學校)를 거쳐 연희전문(延禧專門) 문과를 졸업했죠. 수학(受學)을 위해 일본 도시샤대학 유학을 떠난 윤동주는 1943년 7월, 이미 감시대상이던 송몽규와 '재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으로 붙잡혀 옥고를 치르다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순국했습니다. 1945년 오늘은 윤동주 님이 향년 27세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올해는 순국 80주기 되는 해죠. 1983년 철거됐던 그의 명동촌 생가는 해외한민족연구소가 나서 1995년에 본채, 별채 복원 후 2007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중점문화재보호단위로 지정됐습니다. 지금은 룽징시 인민정부의 복원사업에 따라 윤동주전람관을 건립한 것은 물론 명동촌 일대 개발로 생가 환경까지 더 개선됐다고 하네요. 다만 이 과정에서 중국은 윤동주 생가 입구 경계석에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는 문구를 새기는 등 국적을 왜곡하는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윤동주 님이 일본에서 생체실험이 거론될 만큼 가혹한 옥중 생활로 목숨을 잃은 것도 참기 힘든 판국에 사후에는 중국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먹칠을 하니 그제 있던 중국대사관 난입 시도 사건도 그렇고 이래저래 복장이 터질 지경이네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열 번째는 1983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모여 데모앨범을 내놓은 이래 언제까지든 거장의 명성을 공고히 할 스래시 메탈밴드 Megadeth(메가데스)의 앨범 'Peace Sells... But Who's Buying?'. 이제야 꺼내는 얘기지만 제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탓인지 전 소위 '명반'이라 일컫는 앨범을 다룰 때면 늘 조심스럽습니다.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명반으로 칭하는 작품들은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제 기준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어쩌다 있었거든요. 이 앨범도 그랬습니다. 이 당시 밴드 라인업의 다채로운 기교가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은 채 꽤 오랜 시간을 보냈죠. 정규 2집으로 1986년 7월 릴리즈한 이 앨범에는 총 재생시간 35분 36초의 8곡이 담겼는데 Metallica(메탈리카), Slayer(슬레이어), Anthrax(앤쓰랙스)와 함께 미국 스래시 메탈 'TOP 4' 밴드에 포함되는 이들의 명성에 의심을 품게 한 2집은 지금도 제가 가장 흥미롭게 듣는 작품 중 하나가 됐습니다. 팀을 상징하는 데이브 머스테인의 메탈리카 시절까지 돌아보지 않아도 멤버와 관련한 잡음이 많아 어떻게 보면 세션으로 꾸린 밴드처럼 비치기도 하는 메가데스였기에 제가 은근한 선입견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앨범을 함께 했던 가 사무엘슨과 크리스 폴란드도 심각한 마약 중독으로 결국 팀에서 이탈(호사다마인지 이후 메가데스 쌍두 기타의 표상 마티 프리드먼이 들어왔지만…)했으니까요. 2집에선 역시나 Dave Mustaine(데이브 머스테인)이 보컬과 기타를 맡았고 David Ellefson(데이빗 엘렙슨)이 베이스 및 백킹 보컬, Chris Poland(크리스 폴란드)가 기타, Gar Samuelson(가 사무엘슨)이 드럼을 담당했습니다. 어쨌거나 '가장 순수한 메탈을 추구한 음반'이라는 찬사까지 듣는 이 작품은 북미 내에서만 100만 장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등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두며 스래시 메탈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럼 각 수록곡들 살피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죠. 첫 곡 'Wake Up Dead'는 외도한 남편의 죽음을 얘기하는 노래로 본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알 수 있죠. 곡 전개가 돋보이는데 뒤틀릴 정도로 꼬아놓은 리프와 롤 스네어가 귀에 감깁니다. 이어지는 'The Conjuring'은 악마와의 거래를 담은 곡으로 각종 음악서적 관계자들에게 지적인 메탈밴드라는 헌사까지 받은 메가데스의 기술적인 면모를 새삼 느끼게 하죠. 리프 구성도 그렇지만 밴드 특유의 냉소가 가득합니다. 세 번째 곡 'Peace Sells'은 평화에 값을 매겨서 팔면 아무도 사지 않을 거라는 데이브 머스테인의 차가운 조소가 전반에 깔린 2집 타이틀로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곡이고요. 다음 곡 'Devils Island'는 지구에서 가장 영양이 없는 땅으로 알려진 프랑스령 기아나의 유배지 '악마섬'에 갇힌 사람의 얘기입니다. 변박이 확연하게 감지되는 곡으로 보컬의 냉철함이 곡 전체에 냉기를 불어넣습니다. 크리스 폴란드의 스타트 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다섯 번째 트랙 'Good Mourning/Black Friday'는 사이코 킬러를 다룹니다. 템포를 바꾸는 테크니컬한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곡이며 두 기타리스트 사이의 긴장감도 느낄 수 있죠. 개인적으로 'Peace Sells... But Who's Buying?’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기고 싶습니다. 여섯 번째 곡 'Bad Omen'은 소환한 악마가 소환자들의 영혼을 가져갔다는 내용처럼 혼을 건드릴 수준의 연주로 채운 곡이죠. 괴이한 전개로 몰다가 중반 이후 터지는 기타 솔로는 지금도 답답한 일이 있을 때 가끔 듣게 됩니다. 미신을 믿지 않는다는 제프 벡의 원곡을 커버한 7번 곡 'I Ain't Superstitious'는 재즈풍의 메가데스라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데이브 머스테인을 제외하고 재즈와 관련 있는 멤버들인지라 크리스 폴란드가 곡을 이끕니다. 마지막 곡 'My Last Words'에서는 러시안 룰렛을 다루는데 이 앨범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기타 솔로에 흐름을 넘기기 전까지 베이스의 비중이 비교적 큰 곡으로 앨범 전체를 아쉽지 않게 마무리해 줍니다. Wake Up Dead 3:41 The Conjuring 5:04 Peace Sells 4:04 Devil's Island 5:06 Good Mourning / Black Friday 6:42 Bad Omen 4:05 I Ain't Superstitious 2:46 My Last Words 4:48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7도 높아 여러 벌을 껴입게 되는 날이 적었는데요. 이번 달에도 큰 기온 변동이 예상된다며 기상청은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습니다. 이런 기상 이후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기후 공동연구진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이 제시한 '2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프랑스 보험협회가 내놓은 '제8차 연례 지표'를 보면 기후 변화는 사이버 공격과 함께 주요 위험 요인 공동 1위에 올랐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 비용은 1350억 달러(약 196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물론 인류가 감당해야 할 곧 닥칠 미래의 위험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겠지만요. 이 같이 급변하게 변하는 기후는 최근 코코아와 원두 선물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며 소비자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이를 대변하는 단어로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있습니다. 그린플레이션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신조어인데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기후 변화 때문에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이죠.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의 경우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작년 말 미터톤(metric t)당 1만252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코코아 가격 상승률은 178%였고요. 이달 5일 기준으로는 1만514달러에 거리를 마쳤습니다. 코코아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기상 악화와 병충해 확산에 현지 농민들이 코코아 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에 따르면 엘니뇨에 따른 폭우 피해와 병충해 확산 탓에 지난 2023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코트디부아르, 가나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27% 감소했다네요. 이런 상황에서 현지 정부에서 시행 중인 '고정 가격제'에 가격 급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자 결국 밭을 엎는 농민들이 생겼고요. 이 같은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제과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는데요.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빼빼로, 가나 초콜릿, 크런키 등 건빙과 26종의 가격은 평균 9.5% 올리기로 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추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죠. 빙그레도 커피, 코코아, 과채 농축액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다음 달부터 커피, 아이스크림 제품 20여 종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 1, 2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작년 폭우와 가뭄이 연이어 닥치며 원두 수확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브라질과 베트남은 세계 커피 생산의 39%, 16% 정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생산 환경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823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아라비카 원두와 양대 산맥인 로부스타 원두도 이날 기준 영국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t당 5734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71.9% 급등했습니다. 이처럼 치솟은 원두 가격은 당분간 내려오지 않을 전망인데요. 브라질 같은 경우 올해 원두 수출량을 전년보다 260만 자루 줄어든 4050만 자루로 예측했고요. 세계 5위 로부스타 생산국 인도도 올해 원두 수출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브로커 수크덴파이낸셜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의 현재 커피 재고가 기존 800만 자루에서 50만 자루로 줄었는데요. 이를 당장 해결할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커피 묘목의 경우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3~5년 이상 걸리며 기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죠. 결국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줄줄이 커피 음료 가격을 상향했는데요.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리기로 했는데, 론칭 이후 첫 인상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4일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 가격을 기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렸고요. 폴바셋과 할리스커피도 지난달부터 일부 커피 음료 가격을 200~400원씩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IE 산업] 지난 9월 신용카드 소비자 상담이 전년 동월 대비 212.5% 급증. 이는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고의 여파가 소비자 불안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 28일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전체 소비자 상담은 총 5만8650건으로 전월 5만4740건 대비 7.1%, 전년 동월 4만4272건 대비 32.5% 증가. 이 가운데 신용카드 관련 상담 증가율은 51.6%로 사과(148.5%)와 모바일게임서비스(51.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음. 상담 사례 중에는 "신청한 적 없는 카드 발급 전화를 받았다" "명의 도용이 의심된다"는 내용이 다수. 이에 소비자원은 이를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건 이후 확산된 불안감의 반영으로 해석. 개인정보 도용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의 카드사 문의 및 해지 요청이 증가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 한편, 품목별로는 사과 품질 불만 상담이 급증. 수확철을 맞아 거래가 늘면서 '광고와 달리 크기가 작거나 썩은 제품을 받았다'는 불만이 다수를 차지한 것. 반면 ▲신유형상품권(-31.2%) ▲상조서비스(-21.4%) ▲티셔츠(-12.6%) 상담은 감소. 이는 지난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APEC CEO 서밋 개최 오늘부터 31일까지 APEC 정상회의 주간에 대한상공회의소·KOTRA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APEC CEO 서밋, 부대행사, 수출·투자 연계행사 등 개최.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CEO 서밋은 정상회의와 더불어 APEC 양대 협력 플랫폼. APEC 정상과 글로벌 CEO 등 세계 리더가 한자리에서 인공지능(AI)·기후변화 등 시대 핵심 이슈를 논의하고 혁신 아이디어 및 실천적 해법 모색. 올해는 '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 삼아 모두 20개 세션 전개. 다미선교회 시한부종말론 사건 이장림 목사 등이 1992년 오늘, 세계 종말이 와 예수가 세상에 왔을 때 신도들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휴거(携擧) 종말론을 주장해 사회에 혼란을 야기한 다미선교회 시한부종말론 사건 발생.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같은 해 12월 4일 법원은 이장림에게 사기죄로 징역 2년 선고.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2만6000달러 몰수형 선고. 윤금이 피살 사건 1992년 10월 28일, 경기 동두천시 기지촌의 술
[IE 금융] 교보생명 편입을 앞둔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빌딩으로 사옥을 옮기며 '한 지붕 출발'을 알렸다. 28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이 저축은행은 전날인 27일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교보생명빌딩 1층에 대구지점을 새롭게 이전·오픈했다. 기존 달구벌대로 사옥에서 이동한 이번 이전은 고객 접근성과 금융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진행됐다. 또 내년 교보생명 계열사 편입을 앞둔 시점에서 상징적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전 오픈 기념식에는 SBI저축은행 김문석 대표와 크리스 부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교보생명 조규식 부사장, 교보문고 남성호 남부사업단장이 참석했다. 새 지점은 대구 최대 상권인 동성로 중심에 있어 유동인구 접근성이 높으며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연결됐다. 더불어 중구는 물론, 수성구·달서구와 같은 인근 생활권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이번 이전을 기념해 교보생명과의 첫 공동 마케팅으로 연 7.2% 정기적금 특판도 출시했다. 사이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이다입출금통장'을 개설한 뒤 교보문고에서 서적을 구매한 고객이 대상이며 가입 기간은 12개월, 월 납입 한도는 30만 원, 총 1000좌 한정으로 운영된다. 이벤트는 내달
[IE 금융] 금융당국이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담당 고위 임원이 상장사 공개매수와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28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합동대응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을 했다고 알렸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임원 A는 최근 약 2년 동안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를 주관했던 11개 종목의 공개매수 관련 중요 정보를 직장동료와 지인에게 전달했으며 해당 정보를 전달받은 이들은 공개매수 사실이 시장에 공표되기 전 해당 주식을 매수, 공표 후 주가가 상승하면 전량 매도하는 방식으로 20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편취했다.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와 같은 목적으로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기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증권시장 밖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통상 현재 주가보다 높게 책정되므로 공개매수 사실 발표 시 주가가 상승하는 '호재성 정보'로 인식되는 만큼, 자본시장법은 일반 투자자들에 공표되기 전까지 같은 정보를 주식매매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합동단의 매매 분석 및 자금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