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역대 최소인 230경기 만에 관중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올 시즌도 2025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년 1088만7705명의 관중이 입장해 단일 시즌 신기록을 세운 KBO리그는 이달 25일 기준 1018만606명을 넘어서며 기록 경신이 눈앞으로 올 시즌 12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이 같은 흥행의 중심에 선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인데요. 올해 신축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첫 시즌을 맞이한 한화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성적을 보이더니 지난 23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구단 사상 최초로 홈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이때 시즌 50번째 매진이었고요. 외국인 투수인 라이언 와이스와 코디 폰세의 구위도 그렇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트볼(직구)을 던지는 문동주 선수의 투구를 보면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질 정도죠.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직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선수가 있습니다. 돌직구를 보유한 돌부처 끝판대장 오승환 선수.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명실상부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금 은퇴 투어 경기를 치르고 있죠. 28일 두산전은 팀의 패배로 출전하지 못했고 이제 31일 대전 한화, 내달 10일 광주 KIA전에 이어 ▲11일 대구 SSG ▲18일 창원 NC ▲20일 잠실 LG ▲21일 수원 KT ▲26일 사직 롯데 ▲28일 고척 키움 ▲30일 대구 KIA전이 남았습니다. 현재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 중이니까 세이브를 하나 더 추가해 550세이브를 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아울러 제2의 인생도 진심으로 응원하고요. 이쯤에서 오승환 선수의 묵직한 직구만큼이나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록 밴드 한 팀이 떠오릅니다. 영원으로 너그럽게 보내는 이별 1994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결성된 3인조 록 밴드 Fastball(패스트볼)은 비틀즈의 멜로디와 얼터너티브 록을 결합한 음악 스타일로 주목받다가 1998년 5월 발매한 정규 2집 'All The Pain Money Can Buy' 앨범의 수록곡 'The Way'로 큰 인기를 끌었죠. 이 곡은 그해 빌보드 모던 록 트랙 차트에서 7주 연속 1위, 빌보드 핫 100 차트 5위까지 오르며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둬 1996년 데뷔 앨범 'Make Your Mama Proud'의 부진한 성과를 단번에 만회했습니다. 'The Way'는 텍사스 노부부 실종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하죠. 밴드에서 보컬, 베이스, 키보드, 기타를 맡으며 작사·작곡까지 하는 토니 스칼조(Tony Scalzo)가 비극적인 사건을 낭만적인 서사로 꾸며 노래를 만들었고요. 이 사건은 미국 텍사스 주 벨 카운티 소재 작은 마을인 셀라도(Salado)에 살던 재혼 부부 레이먼드 하워드와 렐라 하워드에게 닥친 일로 당시 이들은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이었습니다. 88세의 남편 레이먼드 하워드는 뇌수술 후유증 및 뇌졸중 병력이 있었고 83세의 부인 렐라 하워드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1997년 6월28일, 마을에서 15km 정도 떨어진 템플 시 연례 피들링 음악 축제(Temple Fiddling Festival)에 참석차 집을 떠난 부부가 귀가하지 않자 당일 오후 8시경 자녀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소식이 끊긴 이들은… 보름이 지난 7월13일, 경찰은 집에서 약 600㎞ 떨어진 아칸소 주 핫스프링스 계곡을 수색하던 중 차량 잔해와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브레이크 사용 흔적이 없던 것으로 미뤄 인지 능력 저하 탓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경찰 측의 추정이고요. 사건 기록을 보면 안타깝게도 경찰은 아칸소 주 파리스와 플레인뷰에서 전조등 미사용으로 두 차례 운전 제지 후 조사를 했으나 실종 신고가 전국 범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기 전이라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당 사건을 다룬 신문 기사를 접한 토니 스칼조는 부부의 사망을 '영원한 젊음', 가슴 시린 운명을 '영원한 여름(낙원)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풀이하는 등 영감에 따라 재해석했으나 고인들의 가족은 위안을 주는 추모곡이라며 감사함을 표했다고 하죠. 어찌 보면 일상 탈출을 염원하는 인간의 보편적 갈망을 노부부 실종 사건과 엮어 노래하며 듣는 이들에게 비극적 현실을 넘어선 삶의 태도를 제시한 토니 스칼조보다 부모를 잃은 자식들의 너그러움에 마음이 더 꽂힙니다. 노부부가 축제를 보려고 떠난 그 길, 그들을 추억하는 존재들은 그 길을 그리움으로 덮고 있을 테죠. 매년 8월30일인 세계 실종자의 날은 그렇게 떠나간 이들과 돌아오지 못한 마음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1981년 코스타리카에서 비밀리에 투옥되거나 강제 실종된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납치 문제에 대한 규명과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유래된 날로 국제연합(UN)이 2010년 오늘 제정했고요. 경우는 다르지만 요즘 안전 안내 문자를 보면 기상이나 교통 소식 외에는 노년층의 행적을 찾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들어 이 문자의 발송 빈도도 부쩍 늘어난 느낌이네요. 알 수 없는 길을 돌고 돌아 어두운 터널에 갇힌 우리 어르신들, 패스트볼처럼 빠르게 가족이 있는 편도로 진입하시길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며 'The Way'의 가사와 해석 보탭니다. (1절) They made up their minds and they started packing 그들은 마음을 정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죠. They left before the sun came up that day 그날 해가 뜨기도 전에 떠났죠. An exit to eternal summer slacking 영원히 여름날의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But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하지만 어디로 가는 걸까요? 길도 모르면서 They drank up the wine and they got to talking 그들은 포도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죠. They now had more important things to say 이제 중요한 얘기들이 많아졌거든요. And when the car broke down they started walking 자동차가 고장 나자 그들은 걷기 시작했죠.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그들은 길도 모르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후렴) Anyone could see the road that they walk on is paved in gold 누구에게나 보이죠. 그들이 걷는 길이 황금으로 포장돼 있다는 걸 And it's always summer, they'll never get cold 그 곳은 항상 여름이니까 절대 춥지 않을 거예요. They'll never get hungry They'll never get old and gray 절대 배고프지도 않고 늙어서 흰 머리가 생기지도 않겠죠. You can see their shadows wandering off somewhere 그들의 그림자가 보일 거예요. 어디론가 사라지는 They won't make it home But they really don't care 집에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죠. They wanted the highway they're happy there today, today 그들은 고속도로를 원했고 그들은 오늘 그곳에서 행복해요, 오늘 (2절) The children woke up and they couldn't find'em 자식들이 깨어났을 때 부모를 찾을 수가 없었죠. They Left before the sun came up that day 부모가 그날 해가 뜨기 전에 떠나버렸으니까요. They just drove off and left it all behind'em 그냥 차를 몰고 가버렸죠. 모든 걸 뒤로 하고 But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하지만 그들은 길도 모르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후렴)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이슈에디코의 매일 정보 시리즈 '오늘의 깜지'를 참고하면 1971년 오늘, 인천 중구 실미도에서 북한 침투작전 훈련 중 가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한 684부대원 24명이 무장 탈영해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교관, 기관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한 부대원들은 버스 탈취 후 인천을 경유해 서울까지 진입한 뒤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이 사망하는 총격전을 벌이다가 수류탄으로 자폭했고요. 생존자 4명은 군사재판 끝에 1972년 3월10일 사형됐는데 당시 정부는 북한 무장공비 침입으로 발표했다가 군 특수범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200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죠. 영화는 훈련병들의 개인적인 서사와 감정에 초점을 두고 제작한 만큼 영화 속 대사나 일부 설정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 주인공 강인찬 등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백동호 작가는 교도소에서 만난 한 재소자에게 영감을 받아 강인찬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실제 684부대에서 실미도 훈련병들은 이름 대신 공작원으로 통칭했고 신상 또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사 역시 마찬가지죠. 인물들의 심경과 영화 전개를 더욱 극적으로 몰아가고자 허구의 요소를 더한 겁니다. 안성기가 맡아 열연한 최재현 준위의 "날 쏘고 가라"는 대사는 영화의 비극적인 상황을 짧으면서도 강렬하게 담았죠.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비겁한 변명입니다!"는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 훈련병의 임무 완수를 위한 의지를 잘 대변했고요. 이처럼 감독을 비롯한 영화 제작 관계자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상징성을 부여한 대사를 만들어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던 관객들도 해당 사건이나 사고를 다시 접할 때 영화 대사의 여운이 남아 실제 발언처럼 착각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실제 발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거나 가상이지만 영화적 장치로 추가된 실화 바탕 우리 영화 속 명대사들 알아보면서 이번 편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살인의 추억, 2003) : "밥은 먹고 다니냐?" - 형사 박두만(송강호 扮) ·5·18 민주화운동(화려한 휴가, 2007) :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 - 택시기사 강민우(김상경 扮)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추격자, 2008) : "4885 너지?” -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扮) ·판사 석궁 테러 사건(부러진 화살, 2012) -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디 있어? 사기꾼 빼고" - 수학교수 김경호(안성기 扮). ·부림 사건(변호인, 2013) :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런 국가면 전 때려치우겠습니다!" -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扮)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카트, 2014) : “오늘, 우리는 해고됐습니다” - 대형마트 비정규직 직원들(염정아 등) ·일제강점기(암살, 2015) :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 의열단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扮) ;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 의열단장 김원봉(조승우 扮) ·일제강점기(밀정, 2016) :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 이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 扮) ; "밀정에게도 조국은 하나뿐이오…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거 아니겠소" -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扮). ·5·18 민주화운동(택시운전사, 2017) :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 너무 미안해서, 꼭 데리고 와야 돼" - 택시기사 김만섭(송강호 扮)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재심, 2017) - "내가 법정에서 증명해 줄게" - 변호사 이준영(정우 扮) ·12·12 군사반란(서울의 봄, 2023) :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扮)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과거 사용하던 방화(邦畫)라는 용어는 '나라 방(邦)'과 '그림 화(畫)'를 합친 한자어로 '자국에서 만든 영화'를 의미. 우리나라에서 '한국 영화'를 뜻하는데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옛 용어인 만큼 지금은 '국산 영화' 또는 '한국 영화'로 순화해 사용.
[악덕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열네 번째는 1996년 핀란드 남동부 카르훌라에서 토대를 세운 멜로딕 데스메탈(멜데스) 밴드 Omnium Gatherum(옴니엄 개더럼)의 'Grey Heavens'.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의 멜데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공격성과 과격함을 억누르며 프로그레시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흡수해 밴드만의 이미지를 갖췄습니다. 1997년 데모앨범 'Forbidden Decay' 이후 2003년 정규 1집 'Spirits and August Light'를 내놓고 2016년 7집 'Grey Heavens'를 거쳐 2021년 Origin까지 1~3년 간격으로 꾸준히 새 작품 발매 중인데요. 올해 말 10집 발매를 예고한 이 밴드는 1집 발매 이듬해 메이저 레이블 Nuclear Blast와 계약 후 다소 부침이 있었죠. 하지만 Candlelight Records로 옮긴 후 2008년 정규 4집 'The Redshift', Lifeforce Records에서의 2011년 5집 'New World Shadows' 등으로 팬층을 넓히는 동시에 더욱 공고한 위용을 뽐내게 됐습니다. 특히 'New World Shadows'는 핀란드 앨범 차트 5위에 오르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고, 이후에도 2013년 'Beyond', 그리고 오늘 소개할 'Grey Heavens' 등도 리스너들에게 호평을 받았죠. 밴드명 자체가 '잡다한 모임' '공개파티'라는 뜻이라서 그런지 라인업 변화가 잦은 편인데 밴드를 만든 마르쿠스 반할라(Markus Vanhala)가 역시나 'Grey Heavens'에서도 곡을 만들며 기타를 맡았고 아포 코이비스토(Aapo Koivisto)가 키보드를 담당했습니다. 또 보컬리스트는 유카 펠코넨(Jukka Pelkonen), 기타리스트 요나스 코토(Joonas Koto), 베이시스트 에르키 실베논넨(Erkki Silvennoinen), 드러머 야르모 피카(Jarmo Pikka)로 멤버를 꾸리며 모았던 에너지를 균등하게 뽑아냈네요. 수록곡 중 가장 인기가 많은 3번 트랙 'Frontiers'와 6번 'Foundation'까지 거친 후 힘을 살짝 더 분산시킨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인간 내면과 존재에 대한 탐구를 다룬 이 앨범의 철학적인 주제를 감안하면 이 역시 밴드의 노림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총 재생시간 56분 13초에 10곡을 담은 이 앨범의 표지 이미지에 대해 유카 팔코넨은 삶의 어둡고 밝은 면이 혼재된 상태인 양면성의 균형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고요. 대립보다는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는 언급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회색 바탕에 그린 두 개의 달은 '양면성', 중앙에 위치한 눈은 '관조와 이해', 달과 눈을 두른 둥근 원의 구도는 '존재의 순환'을 의미한다는 거죠. 이 설명을 듣고 앨범을 감상하면 앨범 표지의 회색을 달리 보게 됩니다. 회색은 흑과 백의 대조에서 파생된 중립의 단일색이 아니라 전체적인 순환에 맞춰 명암과 채도를 바꾸며 등불 뒤 그림자와 같은 토대를 구성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트랙 대부분이 밴드의 전작들과는 어느 정도 다를지언정 기존 멜데스 밴드의 스타일과는 크게 다르지 않기에 실망하는 팬들도 많지만 특성상 비판이 많이 따르는 장르를 지속하면서도 수작인 곡들을 매번 뽑아내는 만큼 차기 앨범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가 없네요. 수록곡 소개에 이르기까지 글이 좀 길었습니다. 그럼 이만 'Grey Heavens' 앨범에 실린 곡들 짧게 살피면서 이번 편 마감하겠습니다. 유튜브로 연결되는 곡은 'Foundation'입니다. 오프닝 곡 'The Pit'는 복잡다단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인간의 고뇌와 결단을 표현한 곡으로 멜데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7집에서 다룰 여러 회색 감정들을 예고하는 오프닝으로 손색이 없죠. 2번 트랙 'Skyline'은 일상의 성찰과 반성의 메시지로 보컬이 앞서 템포를 끊어주며 간결하고도 직관적인 리프를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이 앨범에서 주목도가 높은 세 번째 트랙 'Frontiers'는 초반 질주가 뇌리에 남는 곡으로 내면을 넘나드는 여정을 노래하며 신디사이저와 기타 솔로가 활약하죠. 수록곡 중 재생시간이 가장 긴 다음 곡 'Majesty and Silence'는 번잡한 인생에서 내면의 고요함을 찾는 과정을 어쿠스틱하게 펼쳐 보입니다. 긴 곡 길이만큼이나 다채로운 구성이지만 전체적인 감성은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채와 일치한다고나 할까요? 5번 트랙 'Rejuvenate'는 현실의 본질과 인식을 짚으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곡입니다. 박자에 변화를 주면서 각 악기 파트의 조화로 강렬한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어 손가락을 저절로 튕기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7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섯 번째 곡 'Foundation'은 역시나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인간의 내면을 다룹니다. 자유, 책임 등 인간사에서 마주하는 불변의 보편적 진리를 가사에 담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데스로 만들었죠. 반복을 통해 단단하게 탑을 쌓는 듯한 구성으로 기존 팬들은 이 곡을 들으며 밴드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인간 내면의 해방과 자유를 신디사이저와 기타 선율에 새겨 드라마틱하게 전개한 7번 곡 'The Great Liberation'이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라면 이어지는 8번 곡 'Ophidian Sunrise'는 앨범 후반부에 속도를 늦추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죠. 시작을 언급하며 여러 감정과 성찰을 위시해 인간 내면을 반영한 곡인데 차분하게 곡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 같은 구성에서 그루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홉 번째 트랙이자 연주곡인 'These Grey Heavens'는 곡 초반 어쿠스틱 기타와 신디사이저가 흐름을 이끌며 가벼운 변화로 밴드의 음악적 스타일을 들려주다가 마지막 곡 'Storm Front'에서 몽환적 절정에 다다르는데요. 신디사이저 멜로디로 시작해 강렬하고 서사적인 전개를 바탕 삼아 앨범의 철학적 여정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폭풍 전야의 고요와 긴장, 변화, 진실에 대한 의문을 차례대로 연결하며 성찰의 메시지를 말줄임표처럼 남기는데… 헤드폰을 정리하면서도 여운이 오래도록 맴돕니다. The Pit Skyline Frontiers 5:09 Majesty and Silence Rejuvenate! Foundation The Great Liberation Ophidian Sunrise These Grey Heavens Storm Front 4:34 4:30 5:09 8:36 5:28 5:49 5:15 6:13 4:25 6:13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이슈에디코'의 알짜 생활정보 시리즈 중 하나인 [적금 돋보기] 이번 편을 보니 우리은행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10만 좌 한도로 특별 금융상품을 판매하네요. 이 상품은 1인 1계좌 가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으로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습니다. 기본금리 연 2.0%에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에게는 4.15%포인트(p), 최근 6개월간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2.0%p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연 8.15% 금리를 받을 수 있고요. 특히 사회공헌형 금융상품으로 고객이 적금에 가입할 때마다 국가보훈부가 운영 중인 국민 기부 온라인 플랫폼 '모두의 보훈드림'에 우리은행이 좌당 815원씩 기부한답니다. 하나은행도 '대한민국만세 80주년 적금'을 내놨는데요.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최고 연 8.15%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며, 가입 시마다 815원을 독립 유공자 지원에 자동 기부합니다. 또 태극기 게양, 나라사랑 실천 서약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 금리가 붙고요. 보기엔 그저 훈훈하게만 느껴지는 금융상품이지만 사회 일각의 비판도 따릅니다.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역사적 기념일의 상업화, 애국심의 오용, 상품 판매 수익률과 사회적 기여의 불균형 때문이고요. 그래도 어쨌든 선의를 바탕에 둔 상품들인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왈가왈부 과해석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광복을 주제로 한 금융상품이 나오기까지 감히 상상도 못할 고초를 겪었을 대한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무한 존경과 감사를 보내도 모자랄 판국에, 그들의 은혜를 입은 후손들이 광복 특별 금융상품과 엮인 이해관계로 마찰을 빚는 건 보기 좋은 일이 아니죠. 두 눈 멀쩡히 뜨고도 인두겁의 악마들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다시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목숨 값처럼 활동자금을 모아 사투를 벌였을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막연하게 짐작해도 가슴이 저미는 걸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치밀한 압박과 감시를 뚫고 어떻게 활동자금을 마련했는지 혹시 아시나요? 편지로 전한 불굴의 의지, 답장에 실은 불변의 격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발행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와 국사편찬위원회의 우리역사넷, 공훈전자사료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내 콘텐츠 자료들을 참고하면 이들의 활동자금을 마련한 방법은 다방면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우선, 학교와 종교단체, 기업, 상점 등에서 은밀하게 자금을 모아 전달하는 한편 비밀모금 활동을 전개했고요. 만주, 상하이, 미주 지역 등지의 한인 동포들도 조직적인 모금 활동 등으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미주 지역에서 애국금 모금을 실시하는 동시에 인구세(人口稅) 형태의 독립공채를 발행했죠. 인구세는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한 세금으로 20세 이상 모든 한국인에게 1년에 금화 1원(해외는 1달러)을 걷었습니다. 또한 임시정부가 같은 해 국내 도, 군, 면 단위로 조직한 연통제(聯通制)라는 비밀 행정연락망을 통해 일제의 감시를 피하며 독립운동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금을 관리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거의 모든 독립운동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바치고 생활비를 아껴 독립운동을 이어갔다는 사실입니다. 활동자금과 관련한 사료 중에서는 1931년 12월24일, 중국 상하이의 김구 선생에게 의거자금을 요청한 이봉창 의사의 친필 편지가 유명하죠. 이 의사는 이 편지에서 '물품이 팔린다'라는 암호로 의거자금을 요청했고 나흘 뒤인 28일, 김구 선생이 100엔을 보내며 일왕 히로히토 저격 의거를 지원했습니다. 다음 해 1월8일, 도쿄 경시청 앞에서 히로히토에게 수류탄을 던져 암살하려던 이 의사의 계획은 결국 미수에 그쳤지만요. 아울러 이봉창 의사는 일본에서 상점 점원, 철공소 직공, 잡역부 등으로 일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모한 것은 물론, 김구 선생이 군자금을 모집하는 동안 조력자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한인애국단의 제1호 단원이자 의열투쟁가로 히로히토 암살에 실패해 체포된 후 사형 선고를 받고 1932년 10월10일 향년 30세에 순국한 이봉창 의사. 이 의사의 의거는 윤봉길 의사의 의거와 함께 광복 의지에 다시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자 대한의 독립운동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8월10일, 오늘은 이봉창 의사가 태어나신 날입니다. 1901년생이시니 만약 살아계신다면 오늘로 딱 125세가 되셨겠네요. 이봉창 의사가 방송국 광복 특집 프로그램에 최장수 독립운동가로 출연해 과거의 일화들을 회상하듯 풀어놓는 모습을 그리며, 이번 '이리저리뷰'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정말 무더운 여름, 시원한 휴가지가 절실해지는 요즘인데요. 저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9개 손해보험사(손보사)의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약 173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급증했는데요. 이 계약 건수는 지난 2021년 14만3000건, 2022년 59만6000건, 2023년 172만1000건, 지난해 272만7000건 등으로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300만 건 돌파도 거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여행자보험이 보편화되면서 최근 보험사는 관련 보장 항목을 점점 확대했는데요. 출국이 지연될 때 공항 내 라인지 시설 이용비나 동상 또는 일사병과 같은 기후 질환에 대한 병원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해외여행 중 빈집털이를 당할 경우 손해를 보장하는 특약도 있고요. 하지만 여행자보험에 들었다고 무작정 다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공개한 '주요 분쟁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사항'을 토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여행 중 인근 상점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면? 여행자보험에는 휴대품 손해 특약이 있지만, 보험사는 단순 분실은 보장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휴대폰을 도난당한 사실을 입증해야만 보상해 줍니다. 또 휴대폰이 파손됐을 경우 휴대폰보험과 여행자보험에 모두 가입했어도 중복 보상은 받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실제 지급한 수리비를 한도로 보험금을 비례 보상해 주거든요. 동호회에서 간 여행에서 스쿠버다이빙하던 중 다쳤다면? 동호회 활동을 목적으로 한 스쿠버다이빙, 수상보트, 행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등 위험한 레저 활동은 일반상해보험이나 여행자보험에 보장되지 않는데요. 이 같은 활동에서 보장을 받으려면 레저 전용 상해보험에 가입하거나 여행자보험에서 '레저특약'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수영장에서 아이가 뛰다가 다쳤다면? 수영장 업체가 가입한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청구해도 업체 직원 과실이 없다면 보상받기 힘든데요. 이는 업체가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했다거나, 시설물 관리 부주의와 같은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업체 측이 '구내치료비' 특약에 가입했다면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시설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치료비가 지급될 수 있다네요. 빌린 제트스키를 고장 냈어요. 이는 여행자보험은 물론, 일반 배상책임보험에서도 보상받기 힘듭니다. 렌털 장비는 타인의 물건이 아니라 본인이 관리하고 점유한 장비로 보기 때문인데요. 이럴 때는 렌털업체가 자체 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하거나 자신의 보험 특약 가운데 레저 장비 전용 보장 특약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산 지 10년이 넘은 에어컨 수리비도 보장되나요? 보험사는 제조일로부터 10년이 넘은 제품에 대해 고장 수리 비용 보장 특약으로 보상 처리해 주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특약 보험금은 수리비를 지출할 때만 지급되며 교환에 든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요.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여름철 휴가, 여행, 야외 활동을 하다 보면 사고가 증가해 보험 상품 수요가 커진다"며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소비자와 보험사 간 해석 차로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사전에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피부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과 온몸을 휘감은 끈적한 습기도 정동진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지난 1~3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 역대 최다 관객을 모았는데요. 5일 주최사 강릉씨네마떼끄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첫날 방문객은 1만1359명으로 지난해 총 영화제 기간 방문객 수인 1만4553명과 근접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이어 둘째 날 1만1901명, 마지막 날 4000여 명이 찾으면서 총 누적 관객 수 2만7256명을 기록, 3년 연속 최고 방문객 수를 경신했습니다. 대폭 삭감된 예산도, 기록적인 폭염도 정동진영화제의 열기를 막을 수 없던 셈이죠. 올해는 총 27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됐는데요. 저는 10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이틀째인 2일에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저는 더위에 매우 취약한 편임에도 이 영화제를 좋아하는데요. 극강의 더위에 지쳐 나가떨어질 때쯤 해가 지면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반딧불이와 함께 보는 야외 상영의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마시는 맥주도요. 올해 영화제는 '모두가 문턱 없이 즐기며, 기후위기 대응을 함께 실천하는 영화제'라는 모토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개막식과 GV(관객과의 대화)에는 문자 통역이 함께하며 농인 부모의 자녀로 구성된 모임 '코다피플'이 진행하는 수어통역도 별도 LED스크린으로 제공했는데요. 더불어 강릉관광개발공사가 휠체어 리프트 특장차량과 운전기사를 무료 후원해 전보다 장애인 및 이동약자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기존 수어 통역 제공 외에도 홍보 부스에 수어 안내 요원을 추가 배치했으며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화장실과 이동형 경사로, 진입판을 설치했고요.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위한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춘 친환경 실천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내일협동조합과 협력해 자원순환팀을 운영, 영화제 현장의 분리수거와 자원 재활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는데요. 정동진영화제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화 상영 전 올라와 "어제(첫날) 관객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오늘도 경신할 것 같아 준비한 보람이 있다"며 "강릉시에서 올해 지원 예산을 작년 1억2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삭감했음에도 지속 가능한 영화제, 문턱 없는 영화제를 위해 카카오뱅크가 힘을 써줬다"고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카카오뱅크는 이번 영화제에 유일한 민간 후원사로 참여해 5000만 원을 기부했는데요. 이 기부금은 수여 통영 안내용 LED 스크린, 무료 셔틀버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임시 화장실 및 경사로 등에 활용됐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입장할 때부터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입구에서 방문객에게 재사용이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키트'와 재활용할 수 있는 '조립형 종이 의자'를 나눠줬기 때문입니다. 제로웨이스트 키트는 샴푸바,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등 친환경 상품 4종으로 구성됐는데요. 종이의자의 경우 영화를 등을 기댈 수 있는 튼튼한 뒷받침과 음료나 맥주, 생수 등을 꼽을 수 있는 컵홀더가 있어 더욱 편리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구현됐습니다. 사흘간 각각 총 1000개를 제공했다네요.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Q. 이번 영화제의 유일한 민간 후원사로 참여하게 된 이유? A. 2500만 고객과 함께하는 카카오뱅크는 '모두의 은행'이라는 타이틀처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고객들께 혜택을 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일환으로 메세나(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도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문화 활동 지원을 추구하고 있다. 20년 넘게 무료로 영화를 상영 중인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특히 배리어프리처럼 장애인·비장애인 모두를 고려하는 영화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부분과 잘 부합해 올해 처음으로 민간 후원사로서 기부를 진행했다. Q. 현장에서 방문객에게 '종이의자'를 지원하게 된 까닭은? A. 정동진독립영화제는 관람객의 연령 제한 없이 진행되는 행사이므로 어르신을 포함한 모든 관객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조립형 종이의자를 제공하게 됐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지속 가능한 자원인 '종이'를 선택했으며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후렉스 인쇄 방식으로 제작했다. 종이의자는 다시 재사용이 가능해 관객들이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으며 현장에 남은 의자는 업체에서 수거해 재활용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6일 열렸던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에 금융사 중 유일한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밖에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친환경 마라톤과 같은 각종 문화예술 지원에 힘을 쓰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 은행의 메세나(문화·예술·체육) 부문 사회공헌활동액 규모는 1억9400만 원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300만 원, 토스뱅크 0원) 중 압도적인 금액입니다. 올해 정동진영화제에 방문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점은 기상이후로 인한 폭염이었는데요. 재작년, 지난해보다도 올해 유독 더위 탓에 움직이기 힘들어 "내년에는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는 14.5일로 평년보다 10.4일 많았는데, 구미, 청주, 대전, 서울 등 62개 지역 중 31개 지역에서는 한 달의 절반 이상 동안 폭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대관령에 1971년 관측 이래 처음 폭염이 관측됐고요.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가 지속되려면, 우리 각자의 작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그리고 내년에는 조금 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별빛 아래에서 영화를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오직 금요일만이 줄 수 있는 여유를 최대한 만끽하기 위해 OTT(Over-the-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한 곳을 골라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을 봤습니다. 1990년대, PC통신 정서가 가득한 영화 전체는 서툴러서 더욱 감성적이던 당시 청춘의 단면이 담겨 알고도 빠져드는 설렘을 느끼기에 충분했죠. 그때 우리나라 PC통신은 모뎀과 전화선을 통해 중앙 서버와 연결한 PC(Personal Computer, 개인용 컴퓨터)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익명의 개인들과 소통했습니다. 촬영한 피사체는 버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보관하기로 결정한 당시 PC통신 서비스업체 중 하나였던 유니텔의 설치 CD입니다. 업체들의 서비스가 대부분 문자 중심이었던지라 게시판, 채팅, 전자우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려졌죠. 흔히 동호회라 부르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익명성을 내세워 자유롭게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느린 속도와 비싼 이용료(전화요금), 동영상은커녕 이미지도 보기 힘든 문자 위주 서비스 등은 단점이었고요. 1994년 초고속 인터넷 상용화와 함께 쇠락을 시작한 PC통신 문화는 결국 여러 온라인 콘텐츠 문화의 시초가 된 채 사라졌습니다. '접속'의 주인공들인 라디오 PD 동현(한석규 扮)과 홈쇼핑 판매원 수현(전도연 扮)은 한 곡의 음악을 계기로 유니텔 채팅방에서 만나게 돼 결국 서로를 알아보고 행복한 결말을 맺지만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곡은 1964년 미국 뉴욕에서 결성한 록 밴드 'Velvet Underground(벨벳 언더그라운드)'가 1969년 발매한 정규 3집에 실린 'Pale Blue Eyes(창백한 푸른 눈동자)'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정작 널리 알려진 노래는 두 사람이 실제 마주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흐른 미국 재즈 가수 'Sarah Vaughan(사라 본)'의 'A Lover’s Concerto(연인의 협주곡)'로 하이라이트를 더욱 밝히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죠. 이 곡은 1965년, 역시 미국의 여성 팝그룹 'the Toys(더 토이즈)'가 '미뉴에트 G장조'를 팝 발라드 형식으로 각색해 처음 발표했습니다. 이후 사라 본 등 많은 뮤지션들이 여러 버전으로 리메이크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떨치게 됐고요. 바로크 시대 독일의 오르간 연주자 겸 작곡가 Christian Petzold(크리스티안 페촐트)가 작곡한 미뉴에트 G장조(Minuet in G major, BWV Anh. 114)는 1725년 Johann Sebastian Bach(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두 번째 아내 안나 막달레나에게 헌정한 음악노트에 수록됐습니다. 당시 원본에는 작곡자명이 표기되지 않아 대중은 한동안 바흐의 작품으로 알았지만, 20세기 중반 음악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실제 작곡자가 페촐트라는 사실을 밝혔죠. 그럼에도 여전히 ‘바흐의 미뉴에트’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오해가 퍼져 오리지널을 그림자로 덮은 사례는 더 찾을 수 있는데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Adagio in G minor)'는 1950년대 이탈리아 음악학자 Rem Giazotto(레모 지아자토)가 1945년경 독일 드레스덴 도서관에서 찾은 바로크 시대 전설적 작곡가 Tomaso Albinoni(토마소 알비노니)의 바소 콘티누오(베이스라인) 등의 조각 악보를 바탕으로 사실상 새롭게 작곡한 곡입니다. 곡을 내놓고 출판하며 알비노니의 음악을 바탕 삼아 재구성했다는 문구를 넣었는데 사람들이 멋대로 오해한 거라고 하죠. 여기 더해 Robert Schumann(로베르트 슈만)의 대표곡 중 하나인 'Carnaval(카니발)' 가운데 일부 악장이 Franz Liszt(프란츠 리스트)의 곡으로 오인된 채 무분별하게 퍼졌던 전례도 있습니다. 1990년대 온라인에서 MIDI(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파일이 유통될 때 어이없게도 리스트 명의로 잘못된 태그가 붙었던 거라고 하네요. 아울러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는 19세기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August Wilhelmj(아우구스트 빌헬미)가 바이올린의 G현 하나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하면서 붙인 곡명입니다. 원곡은 바흐의 '칸타타 BWV 1068' 제2악장 'Air'로 바이올린과 여러 악기가 협주하는 오케스트라용 악장이고요. 편곡명이 원곡명보다 더 많이 불리는 드문 경우이기도 하죠. 이와 함께 '토카타와 푸가 D단조(BWV 565)'는 바흐의 작품으로 분류되나 화성 전개, 대위법적 구조 등에서 그의 방식과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작품의 최초 필사본은 그의 자필이 아닌 바흐 사후에 만들어진 Johannes Ringk(요하네스 링크)의 필사본이 가장 오래된 자료라서 의문부호가 더욱 커졌죠. 이런 이유로 일부 학자들은 작곡자 미상이거나 바흐의 제자 Johann Ludwig Krebs(요한 루트비히 크렙스)의 곡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지만 지금도 바흐의 작품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실립니다. 쓴 대로, 만든 대로 전하고픈 원작자의 외침보다 본 대로, 들은 대로 퍼뜨리는 대중의 한마디가 더 무거운 세상이죠. 느리면 느린 대로 고지식하게 소통하던 한때의 과거가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이달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국민 104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비상계엄 조치 탓에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이 공포, 불안, 좌절감, 수치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를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는 게 판결 이유였죠.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윤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전일 항소했고 이 소식을 접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강하게 비판하며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 글을 올렸습니다. 요점을 추리면 '국민의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가 명백하니, 각 10만 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되며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전부 위헌 위법으로 본 법원의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또 '내란수괴가 사과는커녕 항소한 것은 염치와 양심까지 내다버린 처사인데 국민의힘은 이런 자를 어떻게 두둔할 수 있냐'는 질타도 있었고요. 가뜩이나 더운 날, 윤 씨가 법원의 배상 판결에 항소했다는 보도로 불쾌지수가 더 높아집니다. 그런데 문득 떠올리니 배상금액 10만 원에 왠지 기시감이 드네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를 막론하고 1인당 10만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은 여럿 있었습니다. 일부만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05년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났고, 대법원은 2009년 5월, 원고 31명에게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죠. 위자료 청구금액인 50만 원보다는 적지만 10만 원 기준이 판례로 자리 잡는 단초가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2년에는 KT에서 8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서울중앙지법이 피해자 2만8000여 명에게 1인당 10만 원씩 배상하라고 2014년에 판결했죠. 그러나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KT의 손을 들어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이어 2014년에는 1200여만 명이 넘는 고객 정보가 흘러나갔지만 KT는 실제 발생 피해가 없다면서 별도의 보상책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컸던 전례로 남았네요. 특히나 같은 해엔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습니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에서 해당 사고가 터졌고 검찰 수사 결과, 피해고객 추산치는 2000만 명, 유출된 고객정보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결제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 20종, 1억 건 이상으로 파악돼 전 국민의 숨이 멎을 정도의 불안감이 번졌었죠. 이에 법원은 소송과 엮인 피해 고객 1인당 10만 원씩의 위자료 배상 판결을 했고 각 카드사별로 같은 수준의 판결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2016년에는 인터파크에서 103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렸고 2017년에는 홈플러스가 경품 행사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판매한 사실이 발각돼 모두 원고 한 명당 10만 원씩의 법원 배상 판결이 뒤따랐고요. 모두 10만 원입니다. 물론 판결 이후 기업들의 항소, 상고로 상급법원들은 다른 판단을 한 경우가 많아 씁쓸함이 더 크지만요. 이처럼 10만 원이 사회·경제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 대한 배상의 기준 금액처럼 굳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판례는 유사 손해배상 소송의 기준으로 널리 참고하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소액 집단소송이나 정보 유출 사건 등에서 명백한 피해에도 개별 금전적 피해 증명이 어려운 경우, 법원은 1인당 10만 원씩 지급 명령 판결을 내렸고 이 금액이 '최저 위자료'로 상징성을 띠며 관습화한 것이죠.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다223214' 판결을 봐도 여러 사정을 따져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 판단해 정신적 손해를 입게 된 원고들에게 배상할 위자료를 10만 원으로 정했다는 판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배상과 관련해서도 피해 규모가 집단적·비물질적이라 실제 손해금액 산정이 어렵다면 국가 재정, 사회 여론, 행정비용 등을 감안해 물의를 인정하면서도 부담은 최소화하는 기준 금액을 10만 원에 맞춘 거고요. 이와 함께 규모가 큰 배상액은 국가나 기업 측에서 수긍하지 않고 항소, 상고를 남발할 여지가 큰 만큼 사법 효율성과 수용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절충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0만 원. 책임을 덜기 위한 절충점이라기엔 한없이 알량해 보이는 금액처럼 느껴지네요.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과 고통에는 기준도 없는데 위로금은 언제나 같은 액수입니다. 과연 10만 원어치 위로에는 진심이나 담겼을까요?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김수경의 영화·씨네필 관련 이모저모 이야기'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하 아하! 요즘에는 '아파트'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로제의 아파트냐, 윤수일의 아파트냐를 기준으로 세대를 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죠. 지난 1982년 가수 윤수일 씨는 당시 서울 강남에 들어서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이 노래를 작사, 작곡했는데요. 발매 2년 뒤 KBS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수상하며 대한민국을 강타한 히트곡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해 10월18일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는 브루노 마스와 'APT.'를 공개하며 빌보드차트를 휩쓸었죠. 이 노래는 우리나라 술자리에서 흔히 접하는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브루노 마스는 이 노래 덕분에 빚을 거의 다 갚았다며 로제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기도 했고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놈의 아파트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이 부지기수죠.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국내 최초 아파트는 1932년 일제 강점기 때 세워진 서울 충정로의 5층짜리 아파트인데요. 광복 이후 1959년 처음 우리 손으로 종암아파트를 세웠습니다. 이후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붐이 일었는데요. 당시 극장에서 상영하던 '대한뉴스'에서는 '우리는 건설한다'라는 고정 코너를 통해 전국의 건축 소식을 알렸다고 합니다. 현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파인: 촌뜨기들'에서도 이 당시 아파트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70년대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찾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보물선 도자기에 탐을 내는 대기업 회장의 부인 양정숙(배우 임수정)은 돈에 대해 뛰어난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 나옵니다. 보물찾기에 열중인 회장과 달리 그는 국내 최초 민간인 고층 대단지 여의도 아파트(시범아파트) 준공과 그곳 땅값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죠. 또 회장에게 도자기를 더 사는 대신 강남땅을 한 평이라도 더 사라는 조언도 하고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단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산과 부의 상징이 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내 소유의 집은 있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85%로 집계됐는데요. 이 가운데 대다수는 자산 증식이 어렵고 대출 부담이 커지더라도 내 집을 소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때문인지 국내 영화산업에서도 아파트를 둘러싼 욕망과 각종 문제를 소재로 많이 활용하는데요. 서론이 길었죠? 이번 '수영씨'에서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인 '84제곱미터'를 비롯해 현재 최근 상영했던 노이즈부터 백수아파트(2025년 작), 원정빌라(2024년 작),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년 작)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림)'을 통해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재건축 기대에 몸부림치는 이들이 집 값에 목을 매고 있는 모습은 앞서 언급한 영화 곳곳에 퍼졌는데요.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배우 강하늘 씨 주연의 84제곱미터. 생활밀착형 소재를 감각적인 스릴러로 보여주는 김태준 감독의 작품입니다. 평범한 30대 직장인 노우성(강하늘 扮)은 모아둔 적금과 미리 받은 퇴직금에 더해 무리한 대출과 어머니의 마늘밭까지 털어 내 집 마련에 성공하지만, 계속 떨어지는 집 값에 절망하게 되죠. 더군다나 대출 이자가 월급보다 높아지자 투잡까지 뛰게 되고요. 또 이 아파트에서 밤마다 울리는 층간소음 때문에 큰 일이 벌어지는데, 입주민들은 일단 집값 때문에 쉬쉬하는 상황입니다. 김선국 감독의 데뷔작 원정빌라는 재개발 이슈를 다뤘는데요. 주인공 주현(배우 이현우 扮)은 홀로 조카와 어머니를 모시면서 공인중개사직에 도전 중인 인물이죠. 동시에 열심히 일한 끝에 거주 중인 집을 사게 됩니다. 이후 빌라 주민들과 재개발을 통해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되고요. 영화 노이즈 속 부녀회장(배우 백주희 扮) 또한 이상한 소문 탓에 아파트 재건축 심사가 물거품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인물입니다. 영화 백수아파트의 주 배경인 백세아파트 역시 재개발을 앞둔 건물로 나오죠. 주택 '층간소음' 역시 우리나라에서 계속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심각한 문제인데요. 저 역시 이전 집에서 층간 및 벽간소음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트렌드모니터의 작년 통계를 보면 전국 공동주택 거주자 84.2%가 층간소음을 경험했답니다. 또 국민 10명 중 88%가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았고요.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3만3027건에 이르다고 하네요. 84제곱미터, 노이즈, 백수아파트, 원정빌라 모두 층간소음으로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84제곱미터의 노우성은 매일 새벽마다 어디선가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죠. 이 외에도 이 아파트 여러 주민이 각종 층간소음 때문에 불만을 품다 못해 큰 갈등을 일으키며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요. 영화 노이즈 주인공 주영(배우 이선빈 扮)은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을 견디지 못하다가 실종된 동생 주희(배우 한수아 扮)을 찾기 위해 아파트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데요. 주희와 마찬가지로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아랫집 주민(배우 류경수 扮)은 원인을 자매에게 돌리며 살인 협박을 시작합니다. 원정빌라의 전개 역시 층간소음에서 시작되죠. 윗집 주민 신혜(배우 문정희 扮)가 계속 층간소음을 일으키면서도 이를 방관하자 주현은 이를 참지 못하고 그의 우편함에 사이비 종교 전단지를 넣게 됩니다. 주현의 의도는 믿거나 말거나였지만, 전단지를 계기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혜는 빌라 주민에게 선교하게 되고요. 큰 남동생 두온(배우 이지훈 扮) 조카들을 대신 돌봐주는 백수 안거울(배우 경수진 扮)이 주인공인 백수아파트의 주된 줄거리도 층간소음인데요. 오지랖이 넓은 성격 탓에 동네 이곳저곳에서 불의를 참지 못한 채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자 두온은 참지 못하고 집에서 나가라고 통보합니다. 이에 재개발 지역에 있는 백세아파트로 이사한 그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층간소음 해결사로 활약하고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 이기주의를 잘 짚어주는 작품인데요. 요즘 아파트 입주민이 자신의 이익을 과도하게 지키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죠. 아파트 주민 만의 권리라며 택배차량의 진입을 막거나 인근 임대주택이나 복지시설 건축을 막는 집회를 여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또 브랜드, 평수, 가격, 위치에 따라 서열을 나누는 문제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내 뒷마당에는 안 돼) 현상의 한국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세계관은 큰 지진이 일어난 후의 대한민국입니다. 엄청난 지진 탓에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졌고 한강마저 말라버린 가운데 이상저온으로 추운 날이 이어지는 한국의 모습을 그렸는데요. 작품은 유일하게 멀쩡한 아파트인 '황궁아파트'을 주무대로 입주민과 외부인의 갈등을 첨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는 주민의 것. 주민 만이 살 수 있다'라는 황궁아파트 주민 수칙에서도 잘 나타나죠. 더불어 옆 고급단지였던 드림팰리스와 상황이 역전된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그동안 드림팰리스 주민들이 자신들을 배척했듯이, 철저하게 그들을 내쫓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참고로 성경을 모티프로 삼은 장면이 곳곳에 나타나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더라고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최근 여러 한국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아파트는 더 이상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욕망과 갈등, 신분의 경계가 집약된 상징으로 변모했습니다. 단순한 영화 속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끄는 주체로 등장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있는 거죠. 당신이 사는 곳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나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최근 여행이나 출장과 같은 이유로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요. 때문인지 해외에서 카드 도난이나 분실, 카드 부정 사용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출국자 수는 2022년 655만 명에서 지난해 2869만 명으로 약 세 배 늘었는데요. 이 기간 해외 체크·신용카드 사용액 역시 12조2000억 원에서 20조 원으로 여섯 배 뛰었습니다. 주로 여러 해외 관광명소에서는 소매치기범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요. 이들은 주위가 혼란한 틈을 타 여행객 가방을 훔친 뒤 신용카드로 고가품을 결제하거나 카드 속 IC칩을 탈취해 다른 카드에 탑재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사설 자동현금출금기(ATM)에 설치된 카드 복제로 실물 카드의 마그네틱선을 복제한 뒤 카드를 부정 사용하는 일도 빈번하다죠. 이렇다 보니 카드 도난 시 국내보다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정 사용 규모가 계속 증가세인데요. 2021년 5억3000만 원에서 작년 31억6000만 원까지 뛰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난해 해외에서의 건당 부정사용액은 131만8000원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해외여행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팁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출국 전에 '원화결제 차단서비스'를 반드시 신청해야 하는데요.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되면 이중 환전이 발생해 결제 금액의 3~8%에 달하는 추가 수수료가 붙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결제 시 반드시 현지 통화로 결제해 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간혹 가맹점에서 'KRW(원화)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띄워 유도해도 반드시 로컬 커런시(Local Currency)라고 통보해 현지 통화로 결제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야 하고요. 결제 후 영수증에 KRW라고 적혀있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들여야죠. 특히 몇몇 해외 현지 숙박 예약업체, 여행사, 항공사에서는 전자상거래 결제 시 DCC가 자동 설정된 곳도 있어 미리 체크해야 합니다.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도 부정거래를 방지하는 데 좋습니다. 이는 출국 전에 카드 사용 국가와 1회 사용 금액, 사용 기간을 미리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이 범위 내에서만 결제가 이뤄져 해외 부정거래를 차단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해외에서는 사설 ATM을 통한 카드 불법 복제가 성행 중이기에 함부로 ATM을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해외 노점상이나 주점에서 카드를 결제할 때 직원이 카드를 위·변조하기 위해 다른 장소로 가져간 사례도 있기에 직접 결제 과정을 지켜보는 게 좋고요. 가장 기본인 카드 뒷면 서명 역시 필수입니다. 금감원은 카드 뒷면에 서명이 누락됐거나 타인에게 카드를 양도한 사실이 확인되면 이용자도 일부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주의했습니다. 만약 해외에서 카드를 분실했다면 즉시 카드사에 신고해야 하는데요. 모바일 카드가 탑재된 휴대전화를 분실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카드사에 이를 알려야 합니다. 카드사는 카드 분실 또는 도난 신고 접수 시점으로부터 60일 전 이후에 발생한 부정 사용 금액을 보상할 책임이 있는데요. 고객은 현지 경찰에 신고한 다음 사건사고 사실 확인서 발급을 요청해 귀국 후 카드사에 이를 제출하면 됩니다. 카드를 도난당해 당장 사용할 돈이 없다면 체류 국가의 '긴급대체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요. 비자(Visa)나 JBC와 같은 국제 브랜드사는 근급대카드 발급이 가능합니다. 각 브랜드사 홈페이지에 국가별 긴급 서비스센터 연락처를 확인한 뒤 이를 알리면 가까운 현지 은행에서 1~3일 이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이달 18일 역대 최소인 230경기 만에 관중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올 시즌도 2025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년 1088만7705명의 관중이 입장해 단일 시즌 신기록을 세운 KBO리그는 이달 25일 기준 1018만606명을 넘어서며 기록 경신이 눈앞으로 올 시즌 12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이 같은 흥행의 중심에 선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인데요. 올해 신축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첫 시즌을 맞이한 한화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성적을 보이더니 지난 23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구단 사상 최초로 홈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이때 시즌 50번째 매진이었고요. 외국인 투수인 라이언 와이스와 코디 폰세의 구위도 그렇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트볼(직구)을 던지는 문동주 선수의 투구를 보면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질 정도죠.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직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선수가 있습니다. 돌직구를 보유한 돌부처 끝판대장 오승환 선수.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명실상부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금 은퇴 투어 경기를 치르고 있죠. 28일 두산
과거와 현재의 오늘 벌어졌던 '깜'빡 놓치고 지나칠 뻔한 이슈들과 엮인 다양한 '지'식들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제물포 조약 체결 1882년 8월30일(고종 19년 음력 7월17일) 임오군란 사후 처리를 위해 조선과 일본 제국 간 밀약으로 불평등 조약인 제물포 조약 체결. 일본에서 외채를 빌려 일본에 배상금을 갚고 일본군의 조선 주둔 계기가 되는 조약 문서에 조인하며 조선 강탈의 미끼를 제공한 사건. 이 조약과 엮인 일부 조선 사절은 일본의 융숭한 대접과 계략으로 친일 성향을 갖게 돼 향후 갑신정변 발발. 세계 최초 폭탄 투하 공습 1914년 오늘, 제1차 세계 대전 중 독일 공군기가 프랑스 파리에 폭탄 투하. 같은 해 7월28일 전쟁 발발 후 한 달여를 넘긴 시점에서 나온 세계 첫 공습. 전 세계 경제를 두 편으로 나누는 거대 강대국 동맹끼리 맞붙은 전쟁은 1918년 11월11일까지 이어져 900만 명 이상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으며 독일의 항복으로 종전. 세계 실종자의 날 세계 실종자의 날은 가족이나 법정대리인이 알지 못하는 장소에서 수감된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국제연합(UN)이 2010년 오늘 제정. 1981년 코스타리카에서 비밀리에 투옥되거나 강
[IE 금융] 작년 북한 국내총생산(GDP) 3.7% 성장하며 지난 2016년(3.9%)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 29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4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GDP는 전년 3.1%보다 0.6%포인트(p) 상승. 북한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부터 1% 내외의 성장세를 이어가다 2015년 마이너스로 꺾였다. 이후 이듬해 3.9%까지 반등했지만, 2017년(-3.5%), 2018년(-4.1%) 다시 내림세를 기록. 또 2019년 0.4% 성장했지만, 2020~2022년 하락, 2023년 상승세를 반복했다. 지난해 성장 배경에 대해 한은은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비롯해 북·러 경제 협력 확대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 지난해 성장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설업(12.3%)과 광업(8.8%), 제조업(7.0%)이 성장세를 견인.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 건설이 늘면서 2000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시현. 광업은 석탄·금속·비금속 생산이 모두 증가하며 지난 2000년(13.5%) 이후 최고 성장률을 경신. 제조업의 경우 경공업이 뒷걸음질했지만, 1차 금속제품과 기
[IE 문화] 금주 [나들이 가GO이슈] 중 무작위 선정 행사는 이달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경기 시흥시 거북섬 수변 일원(정왕동 2726-4)에서 '시화호 거북섬의 푸른 꿈, 기적을 넘어 미래로'를 기치 삼아 열리는 '전국해양스포츠제전'. 과거 시화호는 심각한 수질 오염 탓에 '죽음의 호수'라고 불렸으나 수질 개선 노력과 함께 거북섬 해양레저복합단지 조성 덕에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수도권의 새 명소로 탈바꿈. 이번 해양스포츠제전은 이러한 시화호의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 대회가 열리는 거북섬 상권은 아직 공실이 많아 이번 대회를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도 도모. 같은 기간 '거북섬 상가박람회'도 전개해 임대인과 임차인을 연결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구상. 관람료 무료로 선수 및 시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종목과 문화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이번 행사는 30일 오후 7시 거북섬 해안 데크에서의 개회식, 9월2일 오후 5시 같은 장소 폐회식 외에도 여러 공연과 이벤트 운영. 경기 정식 종목은 요트, 카누, 수중·핀수영, 철인 3종 경기이며 번외 종목은 드래곤보트, 고무보트, 플라이보드 등. 부대 및 체험 행사는 바나나보트, 플라이피